사는 이야기

삐나의 출산

몬테 왕언니 2017. 1. 18. 00:39

삐나가 출산을 했어요.

우린 미나가 먼저 출산할 줄 알고 기다리는데 산에 올라간 삐나가 아기를 낳는 바람에 별장지기 1이 아기와 삐나를 안고 집으로 데려와야 했어요.


먼저 우리집 염소가족을 소개해야겠네요.

다큰 암염소 찬차와 꼬맹이 미미를 입양해서 조금 키우다가 난쟁이종인 숫염소 몬을 데려왔어요.

찬차와 미미는 마치 자매처럼 서로 챙기며 지냈고 둘 다 밤색이에요.

몬은 하얀색에 밤색얼룩인데 바로 찬차와 미미와 신방을 차렸고 둘다 임신해 배가 불러왔지요.

어느날...

별장지기 2가 방심하는 사이 찬차와 미미가 사라졌는데 찬차는 돌아왔고 미미는 끝내 못 찾았어요.

몸집이 작은 미미를 누가 잡아먹으려고 데려간 거 같기도 하고, 그 별장지기가 새끼가진 염소라 키워 새끼를 낳게 하려고 데려간 것 같기도 했지만 증거없는 의심은 안하는게 맞는지라 속상했지만 덮었어요.

찬차를 잘 보살펴 출산일을 기다리는데 또 별장지기 2가 당번인 밤에 새끼를 낳았고...

그렇게 태어난 애가 삐나에요.

그런데 원래 찬차가 다산종이라 한마리만 낳을리가 없는데...

아무래도 새끼를 가로챈거 같다고 별장지기 1이 말하지만 역시 의심하기 싫어 덮고 삐나를 잘 키웠답니다. (그뒤 별장지기 2는 짤랐어요... 게으르고 좀 그래서...)


수유하는 동안은 찬차가 몬에게 곁을 안줘서 힘들어하는 몬을 위해 하얀 얼룩염소 미나를 새로 데려와 신방을 차려줬어요.

바로 임신했길래 산달을 기다리는데 어느새 보니 삐나도 배가 불러오는 거에요.

(삐나는 몬의 딸이지만.... 동물의 세계에선 그냥 암수만 존재한다고 그러네요 ㅠ)

또한 찬차도 배가 불러오고요.

몬은 역시 대단한 숫염소입니다. 하하

그렇게해서 숫염소 몬과 암염소 찬차, 삐나, 미나를 데리고 있지요.

우린 미나의 출산을 기다리고 있는데 삐나가 먼저 출산을 했어요.

 

(갓태어난 네그로를 핥아 닦아주고 말려주고 있는 엄마 삐나)

 

첫아기는 딸이고 검은색에 흰반점있는 너무도 이쁜 애에요.

이름은 나나, 엄마가 핥아 말려주니 바로 일어나 초유를 빨고 졸다 또 초유를 먹네요.

그래... 튼튼하게 잘 자라다오~~

 

한시간쯤 지나니 삐나가 다시 산통을 하고 까만 아들이 나왔어요.

나나보다 몸집이 더 크네요

아름은 검둥이 네그로라고 짓고 이미 팔려갈 운명임에 좀 맘이 짠하지만 키우는 동안 더 잘 해주자 합니다. 


 (한시간쯤 먼저 태어난 나나는 엄마가 잘 닦아준 덕에... 그리고 우리가 타월로 더 말려준 덕에 어느새 뽀송뽀송한 모습이고 네그로는 아직도 양수가 가득한 모습입니다)



(엄마 삐나가 계속 핥아 말려주는 사이 네그로가 일어서서 엄마젖을 찾고 있고, 뽀송해진 나나는 엄마젖을 잘도 빨고 있어요. 사진에는 나나가 더 크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네그로가 더 크답니다.)


병아리와 오리가 새로 들어왔어요.

다 큰 애들은 여러 한국엄마들의 밥상으로 간지라 이제 다시 병아리를 키워 두달뒤 다시 식탁이 풍부해 질거에요.

낮엔 풀이나 벌레잡아먹고 밤엔 염소우리에서 자는 애들이라 잘 크지는 않지만 유난히 살이 쫄깃하고 맛있다고 인기에요.

서울내기인 내가 이런 농장을 갖고 주변에 동물을 식재료로 공급해줄 수 있을거란 건 상상도 못해본거지만 너무 재미나네요. 


 

염소는 태주머니가 각 새끼마다 따로 있어서 먼저 한개의 주머니를 내보내 터트려 엄마가 물기를 다 핥아주고나면 다시 다른 주머니를 내보내 같은 과정을 반복한다는 신기한 사실을 배웁니다. 조그만 애들이 나오자마자 바로 걷는 모습도 신기하고 바로 젖을 빠는 것도 신기하고 밤색의 삐나가 검은색 얼룩염소를 낳은 것도 신기합니다.

조상중 누군가가 검은색이었겠지만 엄마 아빠와는 전혀 다른 새끼를 낳으니 신기해요.

온통 신기한 것 투성이의 하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