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떼레이, 살띠요, 몽클로바, 또레온

멕시코 북부지방의 파티~

몬테 왕언니 2008. 11. 4. 05:18

몬떼레이 Monterrey 는 멕시코의 북부도시중 가장 경제력도 크고, 누에보 레온 Nuevo Leon 의 주도이며, 카우보이 문화 Cultura de Cowboy, 란체로 문화 Ranchero, 노르떼냐 문화 Nortena 의 산실입니다.

음악도 노르떼냐 풍으로 리듬이 단조롭게 딴. 따. 딴. 따. 반복되고, 노래부르는 목소리도 로맨틱하거나 부드럽거나 세련된 것이 아닌 귀에 거슬릴 정도로 타령조의 가성으로 질질 끌면서 불러댑니다. 춤도 당연히 부츠신고 청바지입고 카우보이 모자쓰고 카우보이 셔츠입고는 2스텝으로 겅둥겅둥 뛰다시피 하면서 춥니다.

노르떼뇨식 파티는 대개 카우보이 복장에, 말타고 경주하고 재주피우고 소를 따라잡고 밧줄로 로데오 Rodeo 해서 소를 잡는 묘기등을 보여주며, 마리아치 mariachi 의 음악에 맞춰 말이 춤을 춥니다. 그래서 다들 랭글러 청바지, 수놓은 굵은 벨트, 타조나 악어가죽 부츠와 모자를 집에 갖고 있어요.

 

 

통을 여러개 놓고 말이 지그재그로 통에 닿지 않고 잘 돌은 후 다시 원점으로 최고속도로 돌아오는 경기를 하는 모습.

말을 얼마나 잘 다루며, 얼마만치 속도를 낼수 있는가를 겨루는데 여자들도 참 잘하대요. 난 말이 무섭던데....ㅜ.ㅜ

 

    

      

아이들도 카우보이 복장을 다 갖고 있답니다. 부츠까지 완벽하게~~

 

    

    

남자들이 보여주는 달리는 소의 꼬리를 손으로 잡아 한바퀴 돌려 소를 쓰러뜨리는 묘기.   

 

소는 땅바닥에 딩굴고..불쌍한 소...ㅡ.ㅡ

 

 

 파티는 보통 란초 Rancho: 커다란 농장으로 양, 염소, 말, 소등 각종 동물도 키우고 오렌지, 레몬, 아구아까떼등 각종 과실도 키우는 곳에서 열리는데, 공간이 넓고 말묘기등을 볼 수 있도록 계단식 관람석과 경기장등이 다 갖춰 있답니다.

한편에선 말묘기를 구경하고, 한편에선 줄서서 따꼬 알 빠스똘과 또스따다에 감자와 콩갈은 것과 살사를 얹어 먹고, 통돼지를 아따우로 구워낸 고기를 먹으면서....

노르떼뇨 밴드단과 마리아치는 신나는 음악을 계속 연주하지요.

밤삐로 (떼낄라와 비우다를 섞어 피같이 보인다해서 뱀파이어라는 명칭이 붙음), 삐냐 꼴라다 (럼, 파인애플쥬스, 우유를 섞은 달콤한 술), 맥주와 탄산수가 무제한 공급됩니다. 

 

  

    

카우보이들이 말위에 나란이 앉아서 마리아치의 음악이 시작되기를 기다리고, 마리아치의 음악에 맞춰 말이 한마리씩 춤을 춥니다.

세상에~~ 어쩜 말들이 나보다도 더 스텝을 잘 맞추고 춤을 잘 추는 거에요......

이렇게 3-4시간 웃고 즐기면서 한나절을 잘 보내고는 이제 다른 란초로 자리를 옮겨서 본격적인 춤과 음식을 먹기로 합니다.

이번 파티는 생일잔치였는데 초대장이 부부당 500페소씩에 판매되었답니다. 무슨 생일파티에 돈을 받냐구요? ^^ 몬떼레이의 문화가 그래요. 돈을 모아 파티를 아주 멋지고 성대하게 하는거에요. 대신 하루종일 정말 신나고 즐겁게 놀다 갈 수 있으므로 서로 win-win이에요.

  

 마침 이번 파티에는 마림바 Marimba 악단을 불렀네요.

마림바는 멕시코남부의 치아빠스와 과테말라, 온두라스, 니까라구아, 콜롬비아, 꼬스따 리까등에서 사용하는 일종의 실로폰같은 건데 원래는 아프리카에서 온거래요.

음이 맑고 깨끗해서 듣기 좋고, 연주도 여러개의 채로 화음을 넣어 아름다와요. 옆에서 드럼등으로 반주도 들어가고요.

저녁식사내내 마림바의 음악을 즐기고는 계속되는 위스키와 떼낄라와 레드와인과 맥주를 마시면서.....

실외의 밤공기와 달빛과 음악에 어우려지는데, 갑자기 나타난 10인조의 마리아치~~  

하얀 옷이 너무도 이쁘더라구요.

남자들은 노래를 목청껏 따라부르고, 쌍쌍이 춤을 추면서 즐거워 합니다.

마리아치는 보통 1시간이나 2시간정도 왔다가 갑니다. (시간당 비용이 좀 비싸서...^^)

그뒤엔 노르떼뇨 밴드뮤직....딴따 딴따.....부츠굽을 두드리면서 춤추다가...

다시 꿈비아 Cumbia.....단손 Danson....에구~ 단손은 너무 어려워서 하마터면 돌다가 넘어질 뻔...^^

단손은 아주 오래된 음악으로 움직이다 멈추다 하는 동작이 어려운 춤입니다.

폴카 Polka 음악에 맞춰 뛰고 스텝주고 하다보니 정말 숨차고 다리근육 땡기고 이젠 나이생각해야지 싶대요....^^

각종 춤을 신나게 추면서 즐겁게 밤이 깊어가는데....

테이블에 앉아서 춤추는 각자 커플들을 바라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대요.

20대에 결혼해서 저렇게 늙을 때까지 오랜 세월, 서로 파트너해서 같이 춤을 추면서 살다보면 상대의 움직임이 저절로 알게되고 참 좋구나 하고요.  아마 그래서 멕시코의 많은 부부들이 사이좋게 행복하게 잘 사는 거 같아요...^^

전 그 다음날 아침에 마구 섞어먹은 술때문에 머리 아팠고....부츠신고 춤을 많이 춰서 엉덩이랑 다리근육이 땡겨서 애먹었답니다...^^

그래도 재미있게 잘 지낸 하루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