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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복 前 주멕시코대사의 멕시코 이야기

몬테 왕언니 2012. 8. 15. 08:57

2011년 08월 05일 (금) 18:04:53 에너지타임즈 webmaster@energytimes.kr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태평양 연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국경 너머 멕시코에 바하 깔리포르니아 수르(Baja California Sur)주가 있다. 1970년대 미국 최고의 록밴드였던 이글스가 부른 노래 ‘호텔 캘리포니아’의 실제 배경이 된 호텔이 있다고 해서 관광객들에게 시나브로 알려진 곳이다.

지난 6월15일 이 곳에서 한국과 멕시코간 자원협력의 첫 결실인 볼레오 동광 개발을 위한 역사적인 첫 삽을 떳다. 한국광물자원공사 콘소시엄이 투자 계약을 체결한 지 3년여 만에 본격적으로 개발에 나서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이곳 광산에서 향후 20여년에 걸쳐 매년 11,400톤이 넘는 구리를 가져오게 된다.

멕시코는 대항해 시대 이후 세계 은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였던 주요 광물 생산국이다. 지금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은을 생산하고 있으며 남한의 20배에 달하는 면적에서 동, 아연, 형석, 연, 몰리브덴 등 생산량이 세계 10위권에 드는 광물이 열다섯 가지나 된다.

이렇다 보니 멕시코 정부의 광물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 유치 관심은 매우 높아 광물업무를 에너지부가 아닌 투자 및 교역을 담당하는 경제부가 관장하고 있다.

작년 멕시코의 광물 수출은 155억 달러로 10년 만에 세 배나 성장하며 자동차, 석유에 이어 세 번째 수출 품목이 되었다. 또한, 외국인 투자 역시 44억 달러를 기록하며 중남미에서 두 번째, 세계에서 여섯 번째의 광물 투자유치국으로 자리 메김 하였다.

우리나라의 대멕시코 광물투자는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최근 멕시코 중부 할리스코주를 중심으로 몇몇 우리 기업이 광업권을 매입하는 등 앞으로 활발한 참여가 기대된다. 현재 멕시코 국토의 25% 밖에 광물탐사가 완료되지 않았다고 하니 우리기업의 진출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한편, 멕시코는 202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의 20%까지 감축한다는 목표로 세우고 전력생산의 35%를 원자력 및 청정에너지로 대체할 계획이다. 11,592km에 달하는 해안선과 풍부한 일조량을 가진 지리적 이점을 배경으로 풍력, 지열, 바이오 에너지 등 100여개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우리 중소기업이 멕시코 중북부 꼬아우일라주에서 거대한 풍력발전용 타워를 제작하고 있으며 서부 해안 라사로 까르데나스 항구 인근에서는 바이오 연료용 자트로파를 재배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이 농장에서 재배·추출된 바이오 연료를 활용하여 멕시코 최초로 Interjet사에서 항공기 시범 비행이 이루어지기도 하였다.

에너지 플랜트 및 인프라 분야에 있어서도 우리기업의 실질적인 성과가 눈에 띈다.

작년 7월 이명박 대통령께서 멕시코에 다녀간 직후 멕시코 전력청이 발주한 ‘노르떼도스 가스복합 화력발전소사업’ 입찰에서 한국전력 콘소시엄이 스페인, 일본 등의 경쟁사를 물리치고 사업권을 따내는 쾌거를 이뤄냈다.

우리기업이 중남미 지역 입찰에서 발전소 수주에 성공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까다로운 스페인어 입찰제안서 작성과 파이낸싱의 어려움, 경쟁사의 시장 선점이라는 난관을 뚫고 얻어진 성과라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멕시코 서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만사니요 항에서는 한국가스공사가 주관하는 가스터미널 사업이 3년간의 공사를 마무리하고 올 9월 시운전을 앞두고 있다. 멕시코 깔데론 대통령께서 현장을 두 번이나 방문하며 공사를 독려할 만큼 멕시코 정부의 관심이 높은 사업이다. 우리기업이 직접 운영하게 될 동 터미널에서는 내년부터 연 380만톤의 천연가스를 압축처리하여 인근 발전소 등에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에너지 인프라 분야 사업에 참여한 한국 기업들에 대한 현지의 평판은 매우 좋다. PEMEX(멕시코 국영석유회사)가 한국 등 4개 국가 기업을 대상으로 2005년도에 동시에 발주한 “미나띠뜰란 정유시설 현대화 사업”은 한국기업 만이 2007년 말에 제대로 공사를 완료했을 뿐 아직도 나머지 3개 국가 기업의 공사는 진행 중이다.

이러한 활동 덕분에 PEMEX 등 멕시코 국영공사들은 한국과 같은 FTA 비체결국에 대해 공공입찰 참여를 제한하고 있는 회사방침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있는 한국 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배려하고 있다.

최근 중남미 붐을 타고 한국에서 많은 손님들이 멕시코를 찾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국토해양부 사절단이 멕시코의 인프라 투자사업 참여 방안을 모색차 방문하였다. 그리고, 4월에는 지식경제부 사절단이 방문하여 5년 만에 양국간 자원협력위원회를 개최 하였다. 동 계기에 양국은 희귀금속 공동탐사 등 자원협력을 강화하고 원전 인력양성사업과 에너지 절약 사업을 구체화하는 등 양국간 에너지?자원 협력 분위기가 한껏 고조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호텔에는 연중 어느 때나 방이 있으니 핑계를 대고 오라’는 이글스의 노랫말처럼 멕시코에는 광물과 에너지 플랜트, 신재생에너지 등 자원?에너지시장에서 우리기업들이 얼마든지 핑계를 대고 찾아 올 수 있는 사업거리가 많다.

최근 양국간 우호적인 분위기를 십분 활용하여 우리기업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에 참여하여 내년에 수교 50주년을 맞는 양국관계가 더욱 심화되기를 임지 대사로서 소망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