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먹고 차 한잔 하는데 우체부가 휘파람까지 불면서 문을 두드립니다.
속으로 웃음이 납니다.
우체국 직원들에게 새해 선물로 양말을 줬더니 저렇게 신나하며 배달을 하나 싶어서요.
멕시코에서 양말공장을 하는 후배에게 원가로 양말을 공급받아 너댓켤레씩 포장해 일가족을 포함해 주변에 선물을 했는데 다들 참 좋아해서 덩달아 저도 신납니다.
배달된 것중 하나는 내친구 김성회가 보내준 책입니다.
안에는 특별한 저자사인을 곁들여서 비싼 항공우편료까지 부담하며 보내왔네요.
연말선물로 이미 한권을 보냈지만 분실되어 다시 보내기까지 하여 내손에 도착한 책.
너무나도 신납니다.
한국의 설날저녁에 받은 선물입니다.
친구, 선배, 후배들이 책을 참으로 많이 쓰고 내가 사볼 틈도 없이 서로 선물을 해줘서 아쉬움없이 좋은 책만 골라 읽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우리같은 이공계 사람들은 박사나 교수로 어려운 전문책은 써도 문과친구들처럼 읽기 좋은 책은 못 쓰는데 멕시코에 오래 살면서도 문과 동문들과 꾸준히 연락이 되고 덕분에 책 넉넉히 읽으며 살 수 있으니 내가 참 복많은 사람이다 새삼 느낍니다.
지난 세월동안 우리집에 배달된 책박스가 제법 많고 다 읽은 책은 한글 책 구하기 힘든 사람들이나 한인교회 독서실에 보내기도 했지만 저자가 싸인한 책들은 남겨둡니다.
작년말 내 생일에 선물주고 싶어하는 이에게 1년간 월간지 두개를 보내라 했으니 올해도 간간히 책을 받을 설레임을 간직합니다.
멕시코는 제 3국이라 운송비가 책값의 몇배...
다달이 월간지를 받기엔 아까와 석달에 한번씩만 내게 보내달라고 했어요.
책을 읽는 즐거움도 크지만, 우체부아저씨를 기다리는 설레임이 더 즐겁게 느껴져요.
작년에도 많은 친구들의 배려로 받은 탁상달력, 다이어리, 책, 수제비누, 동문신문 등등
그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사하고 그들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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