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엄마의 맘

몬테 왕언니 2016. 3. 18. 15:22

아이들이 자라고 학교를 마치고 사회생활을 합니다.

어릴 때는 대학졸업만 하면 내걱정은 사라질 거 같았는데 여전히 챙기게 됩니다.

아이들 아파트에 종종 방문해 치워주고 잔소리하다가 이러다가 서로 사이만 나빠지겠다 싶어서 발걸음을 안합니다.

대신 전화해 밖에서 만나고 아파트 앞에 가도 안으로 안 들어갑니다.

눈에 보이면 잔소리하게 되는 엄마역활을 못 벗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건축을 하는 큰 아이를 쫒아다니며 잔소리했는데 어느날 보니 부쩍 커서는 집설계를 맡겨도 거뜬히 해내고 제법 일을 잘 합니다.

그래도 항상 걱정되서 여전히 챙기긴 하지만 잔소리를 줄이니 친구처럼 더 관계가 좋아지네요.

 

둘째는 여행사를 다닙니다.

차분하게 잘 하리라 믿으면서도 자리잡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나 찾게됩니다.

일하느라 바빠 잘 챙겨먹지 못할까 걱정되어 음식만들어 보내고 여전히 잔소리를 합니다.

 

막내는 올해 졸업입니다.

한국이나 중국 그리고 일본으로 연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동양문화에 관심도 보이고 국제무역전공이니 한해쯤 동양의 세나라를 맛보게 할까 고민중입니다.

중국보내놓고 애보러 간다는 핑게로 중국가서 한동안 놀다올까 싶기도 하고요.

 

한동안은 너무 일찍 여친에 깊이 빠져 결혼하는건 아닌가.. 저러다가 덜컥 손주데려옴 어쩌나..  걱정시키더니 이젠 세녀석이 다 싱글생활을 즐기는지라 언제 여친이 생기고 결혼하나 또 혼자 근심입니다.

 

엄마눈엔 자식이 머리가 허옇고 손주봐도 그저 내자식이고 맘이 안놓인다더니 딱 내가 바로 그 엄마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크면 더 자유로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노파심입니다.

이래서 삶은 반복되는거고 혼자 잘나 세월 비껴가지 못하는거지 싶네요.

문득 할머니 생각도 나고 엄마 생각도 납니다.

가슴속에 따뜻함이 흐름을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