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15세 파티 (낀세녜라)에 다녀왔어요.

몬테 왕언니 2016. 3. 26. 05:14

오늘은 15세 생일에 대해 이야기를 할께요.

멕시코말로 La Fiesta de quince añosFiesta de quinceañera라고 부르며 과거엔 집에서 곱게 키우던 딸을 사교계에 소개하고 결혼상대자를 찾는 의미가 컸어요.

지금도 그 전통을 그대로 이어와 삶에서 손꼽히는 성대한 파티로 자리잡고 있어요.

카톨릭행사와 맞닿은 것으로 아이가 태어나면 유아영세로 파티를 하고 (한국의 백일이나 돌잔치처럼 이해하면 됩니다), 조금 크면 성경공부를 시켜 입문하는 Primera comunion이란 파티를 하고 (이건 가족에 따라 가볍게 지나가기도 하고 대대적으로 파티를 열기도 합니다. 대개 초등학교시절에 이루어져요) 15세가 되면 낀세녜라파티를 정말 성대하게 합니다. 그다음의 큰 파티는 당연히 결혼식입니다.


친구네가 이란성 딸 쌍둥이를 낳았고 그때부터 15세파티를 위한 저금을 시작했습니다.

드디어 낀세녜라!!    



딸래미들 이름은 안드레아와 다니엘라 입니다.

성당미사는 저녁 5시, 파티는 7시부터입니다.

미사는 기본이 1시간이고 사진찍고 이동시간 계산해 두시간정도 간격이 있어요.

미사는 말도 못 알아듣고 앉았다 일어났다 성구외우고 기도하고 .. 제가 가급적 피하는 행사입니다. 바로 파티장으로 갔어요. 

 


낮에 사진찍고 성당에서 파티장까지의 이동용 의전으로 리무진을 빌리기도 하고 이렇게 일가친척 차중에서 가장 좋은차를 이쁘게 꾸며 사용하기도 합니다.

  


파티장 입구에는 반드시 뭔가 장식이 있어서 반겨줍니다.

문화인거 같은데 잘 사는 집들도 대문 딱 들어서면 이런 테이블이 있고 멋진 장식이 놓여있어 손님을 반깁니다.



두 15세 아가씨들의 사진이 걸려있네요.




이런 파티에 초대를 받으면 선물을 뭘로 해줘야 하나 많이들 고민하는데, 그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선물내용이 많이 좌우됩니다.

또한 파티장소에 따라서도 선물금액이 좀 달라지고요.

그냥 친구관계에서 이런 멋진 장소에 초대를 받았다면....

우선 하객으로서의 예의는 정중하게 제대로 입어줘서 그날의 사진과 파티장 물을 흐리지 않고 오히려 빛내줘야 합니다.

남자들 양복이나 턱시도 입어주고, 여자들 멋진 드레스로 차려입고 옵니다.

롱드레스나 쇼트드레스를 입어주면 되며 선물은 두사람이 호텔파티에 참석해 식사하는 가격을 기준해서 대략 100불에서 200불 사이로 준비하면 된답니다.

그런데 오늘은 쌍둥이라 파티는 한번 참석인데 선물가격은 두배가 들었네요 ㅎㅎ



입구에서 쌍둥이들과 기념사진 찍고 축하해주고 선물전달 해 줬어요.



하객들의 축하인사를 적도록 방명록도 두사람의 사진을 넣어 두개 나란히 놓여있네요.

애들 이름적고 한글로 축하해!! 써줍니다.



곳곳에 사진찍을 이쁜 세팅을 해놓아 카메라맨들이 쫒아다니며 사진을 찍어줍니다.

테이블에서도 찍어주고요.

나중에 프린트해서 하나씩 무료로 나눠주기도 하고 (주최자가 하객들 사진을 계약에 포함시킨 경우) 아님 돈받고 판매합니다. (가격은 장당 50-250페소로 사이즈나 세팅따라 다양)

그래서 우린 항상 친구들끼리 옆에서 핸폰으로 사진을 찍어 무료로 보관합니다 ㅎ

 



파티장 안으로 들어오니 둘러리들이 앉을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고 생일케이크가 있네요.

주최자가 하객들을 지정된 테이블로 안내해 앉혀줍니다.

친분이나 사회적 관계를 고려해 끼리끼리 앉도록 배치된답니다.






좌석에 앉으니 답례품으로 부채가 하나씩 놓여있고 각종 탄산수와 밤빼로와 삐냐콜라다가 서빙되며 밥은 이따가 10시 넘어줄테니 그동안 먹으라고 크래커와 치즈, 과일이 놓여있네요. 위스키가 각 테이블에 한병씩 나오고, 본인이 마시고 싶은 술이 따로 있으면 가지고 가서 마시면 되고요.

떼낄라나 맥주는 따로 웨이터에게 주문하면 가져다 줍니다.




8시반쯤 되니 손님이 대충 다 좌석을 차지한 듯 싶자 부모가 딸 둘의 손을 잡고 입장합니다.

월츠음악이 나오고 아빠와 남동생이 두 딸의 파트너가 되어 첫 댄스를 엽니다.

집안 남자들이 하나씩 (이경우는 둘씩) 나와서 소녀들과 춤을 춥니다.

식구가 많으면 이 춤의 절차도 한참 진행된답니다.



그다음엔 둘러리들이 줄줄 늘어서서 군무를 추는데 오늘은 둘러리 소녀들이 미니드레스를 입었네요. 보통은 롱드레스를 같은 색으로 천을 끊어다가 맞춰입거든요.


그다음에는 비디오로 15년의 삶을 보여줍니다.

아기때부터 성장하며 즐거웠던 추억들이 담긴 사진으로 편집하고 따로 춤이나 노래로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보여줍니다.

즉 오늘 이 파티를 위해 지난 5-6개월간 뮤직비디오 만드느라 춤, 노래연습하고 촬영하고,  사진을 다 뒤져 고르고, 둘러리를 정하고 함께 춤을 연습하며 보낸 거에요.

15세 소녀에겐 인생에 있어서 본인이 주인공이 되어 준비하는 첫번째 가장 큰 행사가 되는 거지요.



그러는 동안에 시간이 어느새 밤 10시가 넘었고 식사가 나옵니다.

음악도 조용한 연주곡으로 바뀌고 조명도 좀 밝아져서 하객들이 식사하며 대화가 가능해집니다. 보통 3가지코스로 스프와 메인과 후식입니다.

통잡곡으로 만든 빵속을 긁어내 스프를 담은 것으로 빵은 긁어먹어도 좋고 뜯어먹어도 좋습니다. 



양쪽에 닭요리를 서로 다른 소스를 뿌려 색을 이쁘게 냈고 가운데는 야채와 감자입니다.

맛이 깔끔하니 잘 선택한 음식이네요.


후식은 보통 2가지 종류를 남자와 여자에게 서빙해 부부가 바꿔먹도록 하는데 오늘은 아이스크림으로 통일해서 줍니다. 역시 고급 아이스크림이라 맛있고 과자도 맛납니다.



식후에 다시 시작된 둘러리들과의 댄스입니다.

남자아이들이 멋지게 춤을 추는데... 얘들은 친구들일 수도 있지만 보통은 참벨란이라고 부르는15세 파티만 쫒아다니며 춤을 춰주는 그룹이 있어요.


남자들만의 춤이 끝나자 쌍둥이 자매가 옷을 갈아입고 나와서 같이 멋지게 춤을 춥니다.

디스코, 로큰롤 등을 연습해서 신나게 추면서 이날의 주인공답게 공연을 마칩니다.

모여서 사진을 찍고 박수갈채를 받고 추억을 만듭니다.



하객들이 춤을 출 차례입니다. 

밥도 잘 먹었고 소화도 시킬겸 쌍쌍이 신나게 춤을 춥니다.

15세 파티답게 테크노뮤직이 많이 나와 우리같이 나이먹은 사람들 귀에는 영 아니지만 애들은 신났다고 춤을 춥니다. ㅎ

파티 플래너가 중간중간 가면, 풍선, 반짝이불 등을 나눠주며 파티의 흥을 돋구고 악단도 중간에 한두팀이 더 와서 교체를 해주면서 새벽까지 춤추며 논답니다.

체력이 많이 필요한 파티라 우린 적당히 빠져나와 집으로 왔지만 여전히 시간은 새벽 1-2시가 기본입니다.


파티 초대받으면 대략 6시쯤 집에서 밥챙겨먹고 가는 거 잊지 마세요 ㅎㅎ

결혼식이고 낀세녜라고 파티마다 식사는 10-11시에 주는지라 점심만 먹고 저녁주겠지 하고 그냥 가면 배고파서 파티고 뭐고 초조해지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