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결혼식 이야기를 드디어 합니다. ㅎ

몬테 왕언니 2016. 3. 4. 10:48

하객의 입장에서, 결혼식은 초대장을 받는 걸로 시작합니다.

드레스코드가 나오니 잘 봐야하고 보통 포멀 - 남자는 턱시도나 정장, 여자는 어깨파진 롱드레스로 검정색인데 요즘은 여성 드레스 색을 맘대로 입네요. 젊은 여자들은 짧은 드레스를 입기도 하는데 기본이 롱이에요.




몇시에 어느 성당에서 혼배성사, 어느 연회장에서 파티,  선물은 어느 백화점 몇번을 찾아 고르라고 안내합니다.

혼배성사는 1시간정도로 저녁 7시나 8시에 진행되며 파티는 8-9시경 시작해요.

선물고르러 백화점가보면 비싼 물건들만 남아있어 돈봉투로 대신합니다.

부부의 저녁포함 파티비용이라 생각해 100불 정도 넣어요.

물론 어떤 관계냐에 따라서 액수가 바뀌며 거래선인 경우는 한국과 같다고 보면 돼요.



파티장에 도착하면 보통 발렛파킹이며 50페소정도 달라고 합니다.

입구에 이쁜 장식과 기념사진 찍어주는 곳도 있어요.



리셉션담당이 있어 지정테이블로 안내를 해줍니다.

그냥 들어가 아무데나 앉는게 아닙니다.

입구에서 카메라맨이 사진을 찍어주고 나중에 인화해서 답례품으로 나눠주니 꼭 포즈취해서 사진찍으세요.



좌석배치보면 세심한 배려로 서로 친한 5쌍의 커플이 파티를 즐길 수 있도록 합니다.

술은 맥주, 양주, 떼낄라, 칵테일 -주로 밤삐로 (아래 사진의 붉은 음료) 와 삐냐 꼴라다 - 이 무제한 제공되며 콜라 사이다 미네랄워터 등이 있어요.

 


신랑신부의 왈츠가 시작되고, 양가 부모가 신랑신부와 돌아가며 춤을 추고



친구들, 가족들, 친지들 사진촬영이 있고




결혼식날 드레스가 중요한 이유는 하객들이 파티를 빛내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다들 레드카펫 행사인듯 차려입고 화려함을 자랑하며 신랑신부의 사진과 비디오가 아름답게 공헌합니다.



잔잔한 음악이 연주되면서 식사가 제공됩니다.

이때가 보통 10시 반정도, 늦으면 11시이니 결혼식 초대받으면 미리 6시쯤 꼭 저녁을 먹어둬야 합니다.

그전에 술안주로 크래커등을 주지만 그거 허겁지겁 줏어먹음 스타일 구기거든요. ㅎ



먼저 빵과 스프가 나옵니다.



그리곤 메인요리, 보통 익힌 야채와 닭요리 또는 소고기요리가 제공된답니다.



후식은 두가지가 제공되어 부부가 바꿔 먹을 수 있게 해줍니다.

이때 딱 커피가 생각나는데 거의 대부분이 커피 안 줍니다. ㅠ.ㅠ



그리고나면 음악이 바뀌면서 하객들도 같이 춤을 추는 시간이 됩니다.



결혼식 파티는 보통 2시간짜리 악단이 4팀이 교대 또는 4시간짜리 두팀으로 생음악만 8시간인 셈이지요. 

악단 교체시는 음원을 틀어 하객들이 계속 춤을 추게 하며 악단은 마리아치, 반다, 클래식, 팝송, 디스코, 록등 장르가 다양해요.



파티 플래너는 계속해서 각종 소품을 나눠줘서 흥겨움을 더해 줍니다.



이 미키마우스 로보트를 보더니 다들 뭐라 하면서 알던데...

얘들에게 유명한 악단인가 봅니다. 악단은 시간당 6000-12000페소정도라고 하네요.

이 결혼식은 같은 악단이 4시간을 연속해서 진행하고 교체하더라구요.



음악과 춤이 진행되다가 중간에 신부가 부케를 던지는 행사가 있고, 무대중앙에 신랑을 의자위에 세워놓고 친구들이 붙잡고 하객들은 기차놀이하듯 줄지어 지나가며 신랑을 쓰러트리는 행사를 하다가 결국 쓰러지면 신랑 신발을 벗기고 장례행진곡에 맞춰 장례를 치룹니다.

결혼은 연애의 무덤이고 남자의 자유가 죽는 날이라는 의미입니다.


그뒤에 신부를 의자위에 올려 신랑이 치마속에 손을 넣어 다리밴드를 벗겨 내립니다.

그 밴드를 신랑 친구들에게 던지고 그걸 받는 친구가 다음 번에 결혼을 한다고 해요.

일종의 부케던지기의 남성버젼입니다.



그외 신혼여행비를 찬조받는 경우는 신랑신부가 통을 돌고 하객들 사이를 누비며 돈을 걷기도 하고, 옷에다 옷핀으로 돈을 꽂아 달라고 하기도 합니다.

신혼여행비 찬조에 대비해 200페소짜리 한장은 따로 준비해 갖고 있을 필요가 있어요. 




놀다보면 술도 취하고 새벽 4-5시에 허기가 집니다.

이때 따꼬를 주기도 하고 아님 아예 해장국으로 메누도 (내장탕)을 주기도 해요.

아침까지 계속 파티가 이어지는데 난 그렇게 끝까지 버티지는 못하고 보통 2-3시쯤 집으로 간답니다. 그보다 일찍 빠져나오면 좀 실례가 되는 듯한 분위기라 (마치 밥만 먹고 빠져나오는거 같아서... ㅎㅎ) 열심히 춤도 추고 풍선도 흔들고 기차놀이도 하고 단체춤도 추다보면 대략 그정도 시간이 된답니다. (이땐 이미 발도 아프고 무릎도 아픈 상태~~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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