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호박과 수박, 그리고 은행나무

몬테 왕언니 2008. 11. 4. 03:19

몇일전에 정원에서 올해의 내 첫수확이라고 기뻐하면서 호박을 따다가 잘게 썰어 볶음밥을 참 맛있게 잘 해 먹었고...

첫수확의 기쁨을 사진찍어 글로 올렸는데....

두번째 호박이 넝쿨에 매달려 있는 사진도 올렸고...

기왕 키우는 건데 호박이 맘껏 커지도록 냅둬야지 느긋하게 기다리는데....

자꾸 호박이 호박같지 않고 좀 수상한 거에요.

몇일 의심의 눈초리고 지켜보니 자꾸 더 이상한 거에요.

크기도 엄청 커지고 있어서 아....멕시코에선 호박도 무딴떼 (돌연변이) 가 되는구나 하면서 계속 의아해하면서 봤는데

이젠 무늬도 너무나도 수박같은 거에요.

 

이제서야 아~~그래서 잎이 호박처럼 안 생기고 손가락달린 잎처럼 생겼구나.... 아~~그래서 꽃도 오이나 수세미처럼 작았구나....

아~~그래서 먼저번에 호박이라고 사진올렸을 때 다른 사람들이 무슨 호박이 무늬가 수박같애? 했구나

하나씩 의문이 풀어지는 겁니다.

 

즉!!! 수박이에요~~~

내가 피클용 오이씨도 한봉지 사다 심었고, 호박전 붙여먹으려고 진초록색의 길쭉한 호박 (주끼니)도 한봉지 사다 심었는데 하나도 안 나오고 누가 먹다버린 수박씨가 혼자 싹이 터서 덩굴을 무성하게 만들고 작은 수박을 하나 열었는데 그걸 무식한 내가 호박인 줄 알고 따다가 맛있게 먹은 거에요.

뭐....수박도 어리니까 호박이랑 맛이 똑같더라구요.

맛있게 먹었으니까 상관없지만 생각할 수록 웃음이 나네요.

그래서 무늬가 진한 줄무늬였구나....그래서 썰을때 약간 더 단단한 느낌이었구나....

이제서야 모든 의심스러운 점이 다 풀리네요. ^^

 

지금 커다랗게 자라고 있는 사진의 수박은 더 자랄거 같아서 너무 무거워 못견딜거 같아서 끈으로 망태기를 엮어 나무에 묶었답니다.

첨에 호박인줄 알고 따먹었던 크기의 세번째 수박이 한옆에서 자라고 있고 네번째와 다섯번째도 조그맣게 자라고 있답니다.

내일은 농약상에 가서 질소영양제라도 사다가 뿌려줘야지 싶네요.

저렇게 열매를 주렁주렁 매달고 있으려니 힘들텐데 영양 보충 시켜줄 필요가 있지 싶어서요.

 

 

옆의 사진은 제가 키우고 있는 은행나무랍니다.

잘 안자라서 걱정인데, 시들거나 죽지 않고 잘 버티고 있네요.

친구네 엄마가 한국에서 방문하시면서 은행을 껍질채 많이 가져오셨대요.

�찌로 까먹다가 잘 안까지거나 쭉쟁이들을 정원에 버렸는데 거기서 은행나무가 몇개 나왔대요.

멕시코에선 은행나무를 본적이 없는터라 신기해서 하나 얻어왔어요.

암나무인지 숫나무인지 모르지만 잘 자라서 멕시코의 최초(?)의 은행나무가 되어 주길 바라는데.....

 

정원을 가꾸다보면 이렇게 나무 하나, 풀 하나, 꽃 하나에도 재미있는 사연과 추억이 생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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