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봄맞이 집단장

몬테 왕언니 2009. 3. 6. 03:59

매년 봄마다 나름대로 집단장을 한다고 정리정돈등 대청소를 하는데, 올해는 맘먹고 배관수리도 하고, 칠도 하기로 했어요.

몇년된 칠이 색도 낡았고, 여기저기 비새서 얼룩진 곳도 있고, 어딘가 터진 수도관때문에 벽에 물이 차고...나이먹어 낡아가는 내모습처럼 집도 구질거리는 것 같아 우울해서 상큼하게 꾸미기로 했답니다.

 

온수가 새서 1년을 찬물로만 지낸터라 의심가는 벽마다 구멍을 뚫으니 물이 한바가지씩 쏟아지는데, 더 열어보면 파이프가 멀쩡하고...이렇게 여러곳의 벽을 깨서는 파이프 용접을 했더니 1년넘게 묵은 체증이 쑥 내려간 듯 시원하대요.  깨진 벽마다 시멘트바르고 타일붙이고 칠했답니다.

 

2층의 하수라인이 새서 1층벽을 얼룩지게 하길래 역시 벽을 깨고 수리했고, 하수도의 악취역류도 U트랩을 추가로 달아 해결, 아주 시원합니다. 

 

정원의 수도파이프 새는 것도 수리하고, 밖에 노출된 파이프는 벽안으로 숨겨넣고, 수도도 한개 더 달았어요.

먼곳의 수도로부터 호스를 끌고 다니지 않으니 얼마나 편한지...정원 구석구석 물주기가 좋네요.

 

   

 정원의 양쪽에 바베큐설비가 한개씩 있는데, 숯불구이용에 까만색 그라나이트(대리석같은 매끈한 돌판)을 깔고 바닥에도 쵸콜렛색 타일을 깔아 업그레이드 했고, 가스불용에는 싱크대를 새로 달고, 까만색 그라나이트로 마감했답니다. 

 

대문앞 통로에도 돌무늬 타일을 붙여 깔끔해졌어요. 아들녀석은 난 이무늬가 아주 싫어~김빼는 소리를 했지만 난 좋기만 하대요. 내친김에 통로양쪽의 정원에다가 꽃도 새로 심었답니다.

헤라니오(제라늄)을 빨간색과 살구색으로 심었고, 우엘레데 노체라는 밤에 향을 내는 작은 나무도 심었어요.

 

지붕이 새서 천정을 얼룩얼룩 심란하게 하는 것도 새로 방수작업을 하고 천정을 싹 칠하니 깔끔합니다.

조인트부분은 아스팔트와 알루미늄이 부착된 방수테잎을 미국 홈디폿에서 사다가 붙였고, 깐떼라와의 조인트도 콘크리트마무리를 했고, 깐떼라 방수액도 발라줬습니다. 깐떼라 방수액은 Sikaguard 70이란 건데 20리터가 홈디폿에서 1400페소나 하대요. 한번 발라주면 3년은 방수가 된다니까 믿어봐야지요. ^^

 

안방 벽에 물이 새서 비만 오면 눈물흘리듯 줄줄 습기가 차는 문제도 외벽을 디스크로 도려내서 Sika Latex와 방수시멘트를 섞어 바르고 내부 벽의 손상된 부분도 수리했어요. 이제 물 새는 문제가 없음 좋겠네요.

중국 직송된 참 대나무로 바닥을 깔았는데, 맨 발바닥의 감촉도 좋고, 베게놓고 업드려서 딩굴어보니 너무 좋네요.  고급스럽고, 색상좋고, 정말 잘 했다는 생각입니다. 

 

페인트 칠로 정원의 나무들이 전부 하얀 점박이가 되었어요. ^^

롤러로 문지르면 페인트가 아주 작은 안개처럼 퍼져 바람에 날려 페인트공의 머리와 몸에 하얀 점을 만들고, 나무들도, 풀들도 하얀 점박이가 된답니다.

창마다 하얗게 무늬진 점을 철판으로 일일이 문질러 지우고...정원의 덱(Deck) 위에 점도 지우고, 또 지우고...

팔이 아프고, 손가락이 아프지만 예쁘게 꾸밀려는 일념으로 몇시간씩 매달립니다. ^^

 

담장도 수리하고, 새로 칠했어요.

멕시코는 담장은 안쪽만 칠하고 외부는 집건물만 칠해요.

난 그게 참 싫고 맘에 걸려서...바깥쪽 담도 블럭이 안보이도록 시멘트를 바르고 칠도 했어요.

 

  

또한 많은 가구들을 직접 나무사다가 만들었는데, 배우면서 만든 솜씨라 초창기 제작된 가구들은 칠도 벗겨지고 마무리작업도 거칠어서 5번의 샌딩과 3겹의 바니슁과 2겹의 마감재로 칠했더니 새가구가 생긴 듯 좋아요.

친구가 이사가면서 주고간 6인용 식탁세트도 새로 칠해놓으니 사진처럼 됬답니다. 너무 이쁘고 고급스러워졌지요? 

파라과이에서 멕시코까지 건너온 역사적인 식탁세트가 우리집에서 새단장을 했어요.^^

친구가 보면 기뻐할거에요~ 아이들 공부용 책상으로 사용할 거에요.

 

매일 작업자들과 같이 일하는게 너무 바쁘고 고달픈데 생각보다 일이 느리네요.

칠한다고 액자등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내려오면....몇년간 손이 안닿아 청소를 못했으니까 얼른 닦아야 하고, 쓸데없는 못도 다 빼고, 구석에 흠집난 것도 때우고, 나사빠진 것도 채워놓고...구석구석 집을 손질합니다.

멋지게 집을 새로 꾸민다는 생각에 신나게 일을 하는데, 에구구....토요일 오후가 되면서 몸살이 나고 일요일엔 침대에서 나오기가 싫답니다. ^^

 

차고에 에어컨도 달고...^^ 차 3대공간의 차고인데, 파티공간으로 쓰겠다는 용의주도한 남편의 계획하에 ^^ 스피커와 노래방기계를 설치할 건데,  친구가 29인치 TV와 DVD PLAYER를 가져다줘서 목표점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 있답니다. ^^ (뜻이 있음 길이 생긴다는 말이 정말 맞는거 같아요~~)  

우리집 차고는 내 차를 구입하면서 짓기 시작한 건데, 4년이 넘은 지금까지 한번도 차를 넣어본 적이 없어요. ^^ 계속 창고 또는 파티공간으로만 사용되고 있어요. ^^ 차는 계속 길가에 주차하고~~

 

대문에도 칠을 했는데, 스프레이식이라 집안에 하얗게 분무되서 아주 골치아픈 중이에요.

까만 가죽소파는 어떻게 닦아야 할지 난감하고...피아노는 팔이 빠지도록 천으로 닦았는데도 아직도 자국이 보이고.... 그래서...우선 작업자들이 공사마치기만 기다리기로 했답니다.

나중에 하나씩 하나씩 천으로 문지르고, 기름먹여 닦아놓을려고요. 1달동안 매일 가구 두세개씩 닦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봄맞이 집단장이 여름맞아야 마무리될 거 같네요. ^^

 

옥상으로 올라가는 철계단도 벽에 붙였고, 자전거를 걸도록 벽걸이도 부착하고, 사다리용 앵글도 설치하고..

그동안 살면서 아쉬웠던 것들을 한번에 다 해결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한 봄맞이 대공사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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