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과일나무들을 심으면서

몬테 왕언니 2009. 3. 11. 14:26

오늘은 과일나무를 심었답니다.

2-3년후엔 마당가득히 과일이 주렁주렁 달려 따먹을 수 있을거란 기대로....

미래를 심었답니다.

 

라임(Limon)나무, 자두나무 및 후추나무는 이미 작년에 심었고, 오늘 심은 나무는 배꼽오렌지나무 (Naranja ombrigona: 오렌지가 크고 오똑하니 마치 배꼽달린 모습인데 맛이 달고 즙이 풍부함), 귤나무, 배나무, 살구나무에요.

에구구....곡괭이질과 삽질로 구멍을 크게 파고 안의 나쁜 흙을 거둬낸 후에.....거름흙 준비해 둔 것을 버켓으로 퍼다 넣고, 나무를 심고는 물주는 일이 왜 그렇게 힘들던지...

헉헉 숨도 차고....땀은 머리속에서부터 얼굴로 비오듯 쏟아지고....손가락은 마디마다 뻑뻑할 정도로 아프고...

그래도 다 심고나니 참 자랑스럽고 대견합니다.

 

처음 정원을 꾸밀 때는 관리하기 편하라고 꽃도 안 심고, 그저 잎푸른 정원수만 심었어요.

측백나무 2그루, 미니 대나무 여러그루를 벽에 가지런히 심고, 소나무과의 키작고 옆으로 퍼지는 나무 여러그루, 담장대신 잎푸른 나무를 여러그루 둘러심고...정말 잎만 바라보는 나무들이 수십그루 있답니다.

그런데 살다보니 너무 단조롭고....이쁜 꽃이 보고 싶더라구요...

하나씩 꽃을 사다 심다가는, 조금씩 씨뿌려 싹내서 꽃을 많이 키우게 되었답니다.

작년부터 꽃을 보인 접시꽃은 아직도 화려하게 붉은 접시꽃을 매일 선보이고, 몇년째 키우는 국화는 새로 잎이 나더니 또 노랑, 하양으로 꽃이 피고있고, 선인장류의 붉은 꽃이 피는 화초는 정원을 불태우듯 가득 피었고, 베고니아, 페뚜니아, 가르데니아 (치자꽃), 제라니움, 보라색과 노란색의 팬지꽃, 그외 이름을 미처 못외우는 많은 꽃들이 마치 경쟁하듯 화려한 자태를 보입니다.

  

작은 텃밭에는 야채도 가꾸어 먹는데...토마토도 몇개 빨갛게 익혀 물주면서 따먹는 재미도 생겼고...고추, 깻잎, 마늘, 토마토, 방울토마토, 오이, 가지, 꽈리, 쑥갓, 호박등등 온갖 먹거리를 키우고 있답니다.

향이 진한 허브를 심으면 향을 맡으면서 심신이 맑아진다고 하길래....또 음식할 때도 넣을 수 있어서...박하, 토미요, 예르바 브에나, 알바카, 오레가노, 로즈마리, 카모밀라, 바실등도 가지런히 키우고 있어요.

 

정원에 직접 씨를 뿌리면....뭐가 뭔지도 모르게 되고...물주는 걸 잊거나 바빠 못주면 싹이 잘 안나오고, 어린 싹이 나와도 강한 햇살에 타버려서 쉽게 죽어요. 그래서 팰릿을 사다가 물에 불린 후 씨를 심고 투명뚜껑을 덮어 온실처럼 싹을 내니 90%이상 성공적이고, 작은 화분에 하나씩 옮겨 창가에 놓고 어느정도 자랄 때까지 키워 정원으로 옮기니 타죽지도 않고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줍니다.  덕분에 50개가 넘는 화분안에 각가지 야채와 꽃이 자라고 있답니다.

 

서울토박이인 내가 이만치 정원일에 도사가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겁니다. ^^

자연과 더불어 살다보니 그 아름다움을 배워서 그런가....정원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꽃과 나무와 벗하면서 지내는 순간이 참 평화롭고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내년 여름에는 배가 주렁주렁 달리고...자두와 살구도 많이 달릴 겁니다.

리몬은 꽃이 하얗게 많이 피더니 깨알만한 리몬이 나무 가득 맺히고 있어요. 몇달 자라면 백개쯤의 리몬이 잘 여물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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