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매일 사고치는 이야기~~

몬테 왕언니 2010. 6. 27. 00:31

여름은 제가 집에서 하루종일 살림만 하는 때지요~~

그래서 블러그도 여름에 글을 많이 올리게 되지요. ^^

이쁜 강아지도 옆에 있고, 밀린 책도 많이 읽고, 여름철 건강식도 많이 만들어 먹으면서 집을 업그레이드 하는 중이에요. ^^

그런데 연일 사고를 치고 있네요~~ ㅋㅋㅋ

 

그 첫번째는 비단시트!!

중국에서 큰맘 먹고 사온 비단솜과 비단 시트 ^^

지난 겨울에 사용하면서 그 가볍고 부드러운 비단의 감촉에 매료되었답니다.

솜을 잘 관리 안하면 비단솜은 저절로 녹아 줄어드는 특성이 있다고 어디 인터넷에서 읽은 터라....

솜을 빼서 햇볕에 널어놓고는 큐션커버랑 이불커버는 손세탁해서...

직사광선보다는 유리창을 통한 햇살이 더 좋겠다 싶어 낡은 빨래걸이에 걸었더니....

건조대가 그동안 녹슬어 있는 걸 몰라 커버의 여기저기 붉은 녹이 묻었더라구요.

얼마나 속상하던지... ㅜ.ㅜ

안쪽이라 다행이라고 위로하면서 잘 접어뒀어요.

 

 두번째는 수도관!!!

지난 겨울이 추워서 얼어죽은 후추나무자리에 나무를 심으려고 아들에게 구멍을 파게 했는데....

파다보니 콘크리트빔이 지나가는 자리라 옆으로 넓혀서 깊게 파라고 했어요.

거기가 수도관과 전기관 자리라는 걸 깜빡하고는...ㅜ.ㅜ

아뿔사~~

갑자기 물이 뿜어나오는데...그때서야 생각이 나대요...ㅠ.ㅠ.

부랴부랴 수도계량기를 닫고는 배관공을 찾으니 개똥도 약에 쓸려면 없다더니 다들 바쁘다는 답만 듣고...

에이, 그럼 내가 직접 한다~~

 

동파이프 부품과 간이용접기를 사다가 시도했지요. ^^

파이프를 잘라내고..두개의 니플에 잘라낸 파이프를 끼우고...

그런데 파이프가 약간 찌그러져 잘 안 들어가길래 망치로 펴고 겨우 겨우 우겨넣어서 땜질을 하는데....

 

그동안 서당개 3년을 한지라 배관공이 하던 과정을 그대로 따라서, 샌드페이퍼로 파이프는 겉을 잘 밀어내고, 니플은 속을 잘 밀어서 용접용 그리스 발라 망치로 톡톡 때려 끼운 뒤에 용접을 하는데....

왜 불길은 그리도 거세고 무서운지...

왜 조금만 하면 납선이 줄줄 녹아내리기만 하는지....

불길을 낮추면 홀딱 꺼지고...

조금 높이면 다 태우고...

고생고생해서 겨우 두개의 니플과 파이프조각을 이었는데...

바로 옆의 사진처럼 완죤히 거지발싸게처럼 용접을 했답니다.

 

막상 수도관의 양옆에 끼울려고 보니 한쪽은 어떻게 들어가는데 다른 한쪽은 살짝 찌그러져서 안 들어가는 거에요.

하루저녁과 다음날 아침까지 낑낑대고 별 수를 다 부려봤지만 내 재주로는 어림도 없구나를 깨닫고 결국 배관공의 부인에게 전화해서 사정사정했답니다.

이 더운 여름에 집에 물없이 어떻게 사냐고... 제발 좀 도와달라고....

그 아줌마, 착하기도 하지. ^^ 남편이 바쁘니까 사위에게 연락해서는 곧 갈거라고 걱정말라고 전화주시네요.

배관공이 와서 금방 깔끔하게 이어붙이 수도관. 

옆에 달라붙어서 관찰한 결과, 왜 내가 제대로 못했는지 원인분석이 나왔답니다.

첫째, 배관은 확실히 원형인 부분까지 잘라야 한다.

둘째, 원형배관은 쇠톱이 아닌 원형돌리기 기구로 잘라야 형태손상이 없다.

세째, 절대로 미리 용접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수도관에 이어넣어야 한다.

네째, 용접시 납선에 가열하는 것이 아니라 동파이프를 충분히 가열한 뒤 그열을 이용해서 납선을 댄다.

다섯째, 용접할 부분만 그리스를 발라둬야 납선이 그리스를 따라 돌면서 바닥까지 용접된다.

 

10분동안 금새 수도관을 수리하고는 100페소를 받아갔습니다.

내가 혼자 해볼려고 들어간 재료비가 163페소이고, 고생한 시간은 3시간이상인데...ㅜ.ㅜ

다행이도 집안에 다시 수도물이 공급됩니다. ^^

정원의 몇군데에 큰나무를 더 심어서 그늘을 만들어야지 생각했는데 수도관 사건때문에 다 포기합니다.ㅋㅋ

 

그냥 조용히 소파에 누워서 티비나 보던가 마루바닥에 딩굴면서 책이나 읽기로 합니다.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