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멕시코 한의사

몬테 왕언니 2010. 8. 22. 06:26

오십견으로 의심되는...처음엔 장시간 컴퓨터사용으로 인한 왼쪽 어깨 통증으로 시작되었고, 간헐적으로 아프다 말다 해서 맛사지를 받는 걸로 대충 풀고 냅뒀어요.

 

그런데 서서히 통증이 퍼지더니 언제부터인가 아침에 일어나면 어깨가 아프고, 팔을 들어 올리기 불편하고, 운전하다가도 팔을 창에 얹으면 나도 모르게 아~ 소리칠만치 아파졌어요.

 

인터넷을 찾아보니 오십견이라는 것이 내 증상과 비슷하고, 발생하는 연령대도 그렇고...오십견인가 보다 싶어아침에 팔운동, 어깨운동을 해서 좀 풀기도 하고, 맛사지사에게 어깨와 윗등을 집중적으로 뭉친 근육을 풀라고 하면서 지내는데....

 

아프다 말다하는 간격이 서서히 아픈 날이 더 많아지고, 이젠 매일 아침 통증으로 깰 정도라....1kg짜리 작은 아령을 들고 어깨운동을 할려면 아아아~ 하는 소리가 저절로 터져나오니 안되겠다 싶어 우니 UANL 대학병원의 스포츠의학 전문의에게 진찰을 받을까 심각하게 고민할 즈음....

 

몬떼레이로 눈썹문신을 하러 갔는데, 문신사가 14년동안이나 같은 자세로 하루 6-8시간을 문신하다보니 어깨와 등이 너무 아파서 한방치료를 받고 있는데 효과를 본다길래 정보를 달래서 보니 마침 집에서 가까운 곳이네요. 여의사이고, 의과 졸업후 한방을 배워서 치료한다니 비록 한국의 한의사만치 조예가 깊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정식 의사에 한방을 곁들인거라 위험하지는 않겠다 싶어서 갔습니다.

 

증세를 듣고 등을 만져 보더니 목부터 허리까지 근육이 뭉치고 부었다면서 3번 치료를 권하네요.

1회용 침을 꽂고 전자장치를 연결해 진동시키는 전자침인데 30분간 치료하대요.

이런저런 이야기를 서로 물어보는데....멕시코 여의사는 동양인인 내 이야기가 궁금해서 이것저것 묻고, 나는 한방치료를 하게된 계기와 경력이 궁금해서 묻는거지요. ^^

6년간 의과대학을 마치고, 1년간 인턴생활을 한 뒤, 피부과 전문의 레지던트과정 5년을 할려고 하는데 마침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등뼈에 철판을 삽입해야 했고, 그래서 전문의는 포기하고 일반의로 남았다고 하네요.

중국 베이징 대학의 한의사팀이 우니 대학에 와서 1년반짜리 한방코스를 열었고 그걸 공부해서 4년간 다른 병원에서 근무하다가 결혼후 개원해서 2년째 원장으로 치료중이라고 하네요.

 

남편도 치료맛사지를 배워 맛사지사가 되었고, 침치료후 남편의 치료맛사지를 병행해서 효과를 보게 한다고 하는데, 침시술은 200페소 (한화 19천원정도)이고 1시간반의 치료맛사지는 300페소 (한화 28천원), 발 지압은 1시간에 100페소 (9천원)이에요.

 

전자침을 맞고 20분정도 무료서비스의 등맛사지를 받고 집에 와서는 힘든 일도 말고 목욕도 말래서 그냥 누워 TV보고 책보다가 잠들었는데.....침맞은 효과라 그런가 어깨와 팔이 많이 아프더라구요.

다음날 1시간 반동안 치료맛사지를 받았고, 자석을 등에 붙여줬는데, 그 밤에 어깨와 팔이 정말 많이 아파서 이거 덧나는 거 아냐 싶었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니 너무나도 부드럽네요.

 

정말 3회 치료해서 (5일간격) 낫는다면 귀한 선물도 가져다 줄 마음이에요.

옆으로 자는 버릇때문에 어깨가 눌려 아픈가보다 하고 똑바로 누워 잘려고 거의 1년째 노력중인데...

처음엔 밤새도록 잠을 못 이루고 신경썼는데...이제 겨우 똑바로 누워서 잠이 들 수는 있네요.

밤새 그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해서 아침에 보면 또 옆으로 누워 어깨를 온몸의 체중으로 누르고 자고 있답니다. T.T

 

눈썹문신은...^^ 몇년 전에 문신을 배운 친구딸이 해줘서 받았는데 세월 지나니 흐려지고 또 당시 만든 모양이 좀 마음에 안들었기에 새로 했지요. 

이번에는 14년 전문가에게서...600페소 (5만8천원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원래 내 눈썹이 이뻤는데 괜히 손대서 이 고생이네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선명한 눈썹이 보기에 더 좋지요.

2-3년마다 흐려져서 새로 해야 하는 것이 눈썹문신이에요. 

검은색으로 하면 지워지면서 퍼렇게 되서 아주 흉하기 때문에 진한 밤색으로 하는데, 이 경우 흐려지면 붉은 색을 보이거나 주황색이 되므로 살짝 녹색을 한방울 섞어주면 된대요.

검은 색에 쥐색을 섞어주면 퍼렇게 되는 것은 막는데 대신 청회색이 되서 역시 보기 싫어지구요.

남자들은 그러게 왜 문신은 해서 그 고생이냐고 타박이지만....

세치때문에 시작하는 머리염색이나 마찬가지로, 눈썹이 빠지고 윤곽이 흐려지는 얼굴을 그냥 내버려 두기도 쉽지는 않지요. ^^

 

멕시코는 문신의 천국이에요.

눈썹, 윗 속눈썹의 검은 라인 + 아이보리나 복숭아색 덧라인, 아래 속눈썹의 검은 라인, 붉은 입술라인, 입술전체 붉은 문신은 기본코스일 정도로 많이들 해서 아줌마들이 모여 점심식사라도 할려고 보면 하나쯤 또는 두세가지의 문신 안 한 사람이 없답니다. 덕분에 저렴한 가격에 실력있는 문신사들이 많이 있답니다.

 

가끔 나자신을 위해 업그레이드를 해야겠다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하루종일 정원손질하고, 식사준비하고, 집안정리하고, 신발도 윤나게 닦아놓고, 많은 수의 DVD를 하나씩 닦아서 제자리에 가지런히 정리해놓고, 선반의 먼지털어내고 그러면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다가....

여기저기 아픈 곳도 무심히 놔둔 채 한두해 보냈고, 미장원가는 것도 잊어서 6개월전인지 1년전인지 기억에 없고, 거울에 비친 눈썹의 흐려진 문신을 보면서 새로 해야지 하면서 또 한두해 지났다는 것이 갑자기 바보스럽고 이러면 안되는대 싶어서 마음먹고 자기투자를 하는 중이랍니다. ^^

 

마침 식구들이 각자 자기 할 일에 바빠서 나만 남겨둔 몇일간이라 만사 제쳐놓고 움직이는 중이에요. ^^

내일은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길이만 자를까? 아님 전체를 층을 줘서 분위기를 확 바꿔볼까 고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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