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년전에 Costco에서 만4천페소를 주고 필립스 Plasma 42" TV를 샀어요.
안방에 놔두고 잠자기 전에 영화나 아침뉴스를 보는 걸로 사용했는데 집을 자주 비워서 그다지 많이 사용한 것은 아니지만 세월로는 2년 6개월이 지났고 어느날 켰더니 삑~~~~하는 아주 커다란 소리가 나고 화면이 안나오대요.
코스코에 연락했더니 자기네는 보증책임기한이 지났으므로 필립스로 직접 전화를 해서 서비스받으라고 설명하대요.
필립스 전화번호는 인터넷을 뒤지고, 여기저기 물어봐서 겨우 찾아내 전화했더니 첫번째 대답이 1년이 지났으니 무료서비스기간이 아니라 비용부담을 해야 한다는 것, 서비스센터는 몬떼레이에 딱 한군데 있으니까 그곳에 연락하라고 하네요.
필립스 몬떼레이에서는 우리집이 좀 변두리라 출장서비스가 불가능하니 직접 들고 오라면서, 체크하는데 드는 비용이 270페소이고, 수리하는 서비스료가 1300페소이며, 부품비는 별도라는 설명부터 친절히 (?) 하대요.
끙끙대고 TV를 차에 싣고 서비스센터를 찾아가서 맡기고 돈 270페소를 내고 온지 1주일 뒤, 뭐뭐뭐를 교체해야 한다면서 4500페소가 들어갈거래요.
기가 막혀서 2년 반 만에 그 부품들이 다 소모되는 것이 맞냐? 원래 TV 수명이 얼마냐? 등등 물어봤더니 한다는 말이 플라즈마는 원래 수명이 5년이내로 짧다고....부품들은 대충 2-3년주기로 교체해야 한대요.
브라운관 TV는 20년을 봐도 잘만 나오는데.....왜 플라즈마는 이렇게 수명이 짧지??
투덜대면서도 별다른 도리가 없으니 고쳐달라고 할 수 밖에 없었어요.
우리 집의 모든 식구들, 친척들에게 물어봐도 다들 비슷비슷한 무지를 지닌지라 플라즈마는 원래 그런가봐...그니까 앞으로는 그거 사지 말자라는 결론만 내렸을 뿐....
전에 삼성에서 샀던 62" TV도 2-3년주기로 뭔가가 계속 고장나서 돈먹고 속썪고 하다가 결국 포기하고 버리면서 내가 운이 없어서 그런가보다 생각했는데 필립스도 역마찬가지니 이건 플라즈마의 단점인가보다 하면서....
그런데 3월달에 맡긴 그 TV가 아직도 수리가 안됬다는 거....
이유는 부품이 없대요....타업체에다 주문하면 되긴 하는데 가격이 7천페소로 뛴대요. ㅠ.ㅠ
TV도 안 돌려주고, 고쳐도 안 주고.....필립스 몬떼레이는 절대로 나한테 전화를 먼저 안하고 버티고 있고...
나도 몇번 전화하다가 지쳐서 그냥 포기하기로 했답니다. 그래, 너 그거 가져라!! 하고.
멕시코에서 살면서 A/S를 몇번 신청해 봤는데, 한국같은 나라가 없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간절히 듭니다.
전화하면 네! 고객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하는 경쾌한 응답부터 시작해서 엄청난 속도로, 뭐든 손쉽게 해결해주고, 비용도 저렴해서 정말 살맛 나게 합니다. 약간 지연되면 계속해서 고객님, 죄송합니다. 하지요.
멕시코는...^^ 우선 A/S를 신청할려면 그 연락처를 찾아내는 것이 큰 일이고, 집으로 서비스요원을 방문하게 하는데 몇날 몇일이 걸려요. 약속한 날 안오는 것도 빈번하고, 무슨 핑게가 꼭 있어서 몇번 독촉해야만 겨우 방문이 이루어지고, 방문비를 따로 받고, 문제를 검토하는 비용 (revision fee)도 따로 받지요.
또 우리처럼 좀 변두리에 살면 아예 방문도 안해줘서 내가 물건을 끌고 서비스센터로 찾아가야 해요.
그후 결과가 나오면 다시 한번 기절합니다.
예를 들면 1500페소 주고 산 전자렌지가 고장났는데, 부품교체비가 1800페소라고 하고...
내 TV처럼 미국가면 42인치 플라스마를 400불이나 500불이면 구매가 가능한데 부품비가 4500페소 또는 7천페소라고 하니 차라리 새걸 사는 것이 낫지요.
전에 속을 무지하게 썪였던 삼성의 62인치 스크린 TV의 경우도 2-3년주기로 고장날 때마다 4800페소의 부품비를 달랬고..두번까지 손보다가 세번째는 너무 신경질나서 버렸답니다. 줏어간 사람말에 의하면 부품비가 6천페소나 나와서 자기도 버렸다고 하대요. 몸체는 너무 새거이고, 실제로 시청한 시간도 별로 안되는 정말 괜찮은 TV가 돈만 먹어치우는 기계가 되어 버리니 대책없이 버릴 수 밖에 없는 거지요.
LG나 삼성에서 서비스센터를 운영하는데 이용해보면 다른 메이커보다는 그래도 낫지만 각 지역의 멕시코업체에 맡기는 방식이라 그 역시도 그 멕시코업체의 영업방침에 따라 서비스가 결정지어지더라구요.
본사에 전화해서 연결하면 서비스가 확 달라지는 걸 보면서 과연 몇사람이나 이렇게 해서 서비스를 받을까? 왜 보편적으로 제대로 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없는지 안타깝더라구요.
글을 쓰다보니 길어졌는데....이럴 때 정말 한국이 그립답니다. ^^
그리고 앞으로 절대로 스크린과 플라즈마 TV는 안 산다고 맹세했답니다!!
(내 생각과는 상관없이 이미 이들 품종은 단종됬거나 일부 메이커만 한정생산하는 상황이대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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