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동백나무 Camelia

몬테 왕언니 2010. 9. 12. 02:52

여전히 정원가꾸기를 열심히 하면서 살고 있답니다.

작년에 심은 자두나무 Ciruela 는 이상하게 잎이 나오기만 하면 바로 해충이 먹어치우고 거미줄같은 것이 엉겨있어 제대로 크지를 못하더라구요.

나는 처음부터 좀 큰 나무를 심어 바로 자두를 따먹고 싶었는데, 판매하는 묘목이 정말 작고 가늘면서 가격은 5천원정도? 인터넷에 보니 자두나무는 자주 방역을 해줘야 한다고 나왔지만 이정도인 줄은 모르고 심었지요.

벌레도 잡아도 보고, 비눗물을 나무잎에 발라도 주고, 벌레스프레이도 뿌려도 보고, 때맞춰 비료도 주고, 영양흙도 얹어주고, 물도 충분히 주는 등 나름대로 돌보는데도 어느새 또 앙상한 빈가지만 남고 시들대서.... 한동안 바라보다가 계속 이렇게 속상하고 힘들 바에는 미안하지만 그냥 뽑아버려야겠다 생각했어요.

뭘 심을까 하다가, 지난 겨울내내 붉은 동백꽃에 매료되었던 나를 비롯한 식구들의 모습이 생각나 그 자리에 동백나무나 하나 더 심어야지 싶어 벼르다가 어제 화원에 갔더니 하얀꽃이 피는 동백나무밖에 없대서...그래, 뭐 붉은 꽃이 있으니 하얀 꽃도 있음 좋지 하고 만오천원주고 묘목을 사다가 심었습니다.

 

 동백은 겨울에 피며, 꽃말은 누구보다도 그대를 사랑합니다 래요. ^^  뜻도 참 이쁘지요? 

꽃은 항상 활짝 핀 상태에서 톡하고 송이채 떨어지기 때문에 그걸 보는 나는 안타깝고 아쉬운데, 떠나는 뒷모습이 아름다운 나무라고 부르네요. 보는 관점이 다른 거 같아요. ^^ 

한국,중국,일본이 원산인  늘푸른 넓은잎 키작은나무라고 설명이 나오는데 멕시코에서도 아주 흔한 나무이고, 까멜리아 Camelia 라는 아주 이쁜 이름으로 불려요.

뒤마의 소설이자 베르디 오페라인 "라 트라비아타(La Traviata)"에, 여주인공의 이름이 까멜리아스 Camelias이며 번갈아 들고 나오는 흰 꽃과 붉은 꽃이 바로 동백꽃이래요. 

동백꽃은 동박새라는 새가 수분을 해준다는데, 그 새는 동백나무의 꿀을 먹다가 열매를 맺으면 그 열매를 먹고 산대요. 새가 나무에 앉는 모습을 본 적은 없지만, 내 동백나무에도 열매가 맺히긴 합니다.

원래 동백은 추위와 건조에 약하다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멕시코에선 아주 잘 자랍니다.

흙 표면이 마르면 바로 물을 주어야 하며, 꺾꽂이로 번식시킬 수 있다고 하니 나중에 가지를 꺾어 화분에 꽂아 몇그루 더 만들어볼까 생각도 해봅니다. 

올 겨울엔 빨간 동백과 하얀 동백을 즐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마냥 즐겁네요.

 

삽으로 열심히 자두나무를 캐냈더니 뿌리도 참 작고 나무도 앙상한데, 살아있는 생명을 뽑아버리긴 너무 마음이 아프길래, 일단 정원 한켠에 옮겨 심었어요. 그대로 뿌리내리고 자라주면 다행이지 싶네요.

 

어깨 아파서 침맞으러 다니면서도 혼자 삽질하고 무거운 나무묘목 들어날르고...알레지성 피부라 잔듸에 무릎대고 앉아 일했더니 금새 다리가 벌겋게 부어오르고 가려워 지대요...밤에 잘려고 누우니 어깨도 아프고 다리의 붉은 얼룩도 보이고...내가 또 무슨 짓을 한건가 싶어 피식 웃음이 나오지만, 그래도 정원을 돌봤다는 성취감에 만족스럽게, 또 곤하게 잠이 들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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