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음식

정원에서 나온 무청으로 담근 김치

몬테 왕언니 2010. 10. 29. 08:35

멕시코에 살면.....

한국과 달라서 한국에선 흔히 보는 야채를 구경하기가 참 어려워요.

멕시코시티처럼 한국사람이 많이 사는 곳에는 한국슈퍼도 있고 한인타운이 형성되서 좀 편하지만 지방도시로 갈수록 한국식과는 거리가 멀어지지요.

그러나 지방이 좋은 점은 땅이 흔하고 집 정원에서도 씨만 뿌리고 물주며 가꾸는 정성만 좀 있으면 일년내내 싱싱한 야채를 직접 키워 먹을 수 있다는 겁니다.

작년에 아는 분이 키운 어린애 머리만한 무를 얻어다가 아주 잘 먹었는데, 씨까지 나눠 주셔서 잘 키워 먹고 있답니다.

 무는 햇볕 강한 곳에서 자라야 크게 잘 된다고 해서 대문앞쪽 정원이 햇살이 훨씬 강해 몇군데로 나눠 심었어요. 무와 무사이의 간격도 넓어야 한다길래 이구석 저구석 몇알씩 씨를 뿌려 싹이 나오고 제법 실하게 잎도 나고 무가 햐얗게 위로 솟아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아주 기분좋았는데....

어느날 시장다녀오느라고 외출했다 오니 정원사 둘이서 곳곳의 무를 다 뽑고 잘라버렸더라구요.

멕시코 애들의 눈에는 그게 잡초로 보였나 봅니다. 너무 아까와서 버린 쓰레기속에서 잘라진 새끼무를 찾아다가 국에 잘라 넣어 먹으면서 속상함을 겨우 달랬답니다.

그리고는 안전하게 뒷정원의 내텃밭에 씨를 다시 뿌렸고, 그렇게 가꿔진 모습이 위의 사진이에요. 

무청이 너무 무성하고도 싱싱하게 자랐길래 솎아낼 겸 따다가 겉저리를 만들기로 합니다.

사진의 하얀색의 배처럼 보이는 것은 히까마 Jicama 를 껍질벗겨 놓은 것입니다. 히까마는 과일처럼 깎아서 리몬, 소금, 고추가루를 뿌려서 먹기도 하는데, 저는 무 대용으로 많이 사용해요. 식감은 무와 배의 중간으로 부드럽고 물기가 많고 시원하답니다. 무엇보다 가격 싸고, 언제 어디서나 구할 수 있다는 점이 재일 매력적이구요. ^^ 무청을 씻어 적당한 크기로 썰고, 히까마도 적당한 크기로 썰고 마늘 다져넣고, 멸치액젖 넣고 고추가루 뿌려서 버물버물...^^ 워낙 무청이 부드러워서 소금에 저리지도 않고 직접 무쳤어요.

 

별로 집어 넣은 것도 없이 뚝딱 만들었는데 제법 맛있네요. ^^

해외생활이라 이런 것도 새롭고 맛있다는 거, 하나의 좋은 점이지요? ^^ 

무가 커다랗게 잘 자라면 그땐 그걸로 동치미도 담그고, 깍두기도 담가야지 하면서 매일 물주며 바라보고 흙도 돋아 덮어준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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