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생일이랍니다.
항상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파티사이에 낑겨서는 빛도 못보고 제대로 챙김도 못받고 넘어가는 생일이라 그동안 불평도 꽤 하면서 보냈답니다.
오늘도 공항옆에 호텔에서 새벽부터 일어나 짐챙기고 새벽밥먹고 비행기타고는 여행지로 도착해 겨우 호텔방에 짐푸는 걸로 하루의 반이 후다닥 지났네요.
공항에서 비행기탑승을 기다리는 잠시 틈을 내서는 다들 다가와서 끌어안고 볼에 키스를 해주면서 생일 축하한다고 합니다.
생일상도 없고, 선물도 없고...또 이렇게 생일을 맞네 하다가 생각해보니....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있는 시간에 생일이 있어 온가족의 축하인사를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운인가에 감사하게 되네요.
생일 때 모든 가족 멤버가 다 모여 축하의 포옹을 해주는 것이 현대사회의 구조상 얼마나 힘들 일인지는 우리 모두 잘 알잖아요?
애들이 커서 더욱 그 소중함을 크게 느낍니다. 학기중에는 각자 학교근처에서 자취해서 얼굴보기도 힘든데 이렇게 다들 모이는 연말에 생일이니 정말 정말 좋네요.
내가 원래 특별히 기념일이나 생일을 챙기는 편이 아니라 좀 무심히 넘어가는데....^^ 그저께까지도 곧 내 생일이야 하고 수다도 떨었건만 어제부터 이동하고 짐챙기고 좀 복잡하다보니 까맣게 잊고는 오늘 생일축하한다니까 순간적으로 내일인데...하는 생각이 들고 얼떨떨해서는 지 생일도 헷갈린다는 소리를 들었네요.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축하인사도 그냥 생일축하가 아니라 오래도록 잘 살라고 하네요. ㅋㅋ
다들 바닷가와 수영장으로 놀러갔고....남자들은 골프치러 갔고....난 호텔로비에서 인터넷을 하는 한가함....
곧 나도 바닷가에 가서 누워 책을 읽을 겁니다.
너무나도 한가롭고 즐겁고 걱정없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지라 무엇보다 축복받은 생일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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