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날씨가 추워졌네요.

몬테 왕언니 2011. 1. 12. 08:14

비가 내리고 하루종일 흐린 좀 추운 날입니다.

 

아침 일찍 밭에서 캐온 야채를 파는 트럭을 찾아 싱싱한 야채를 싼값에 사왔습니다.

빨간 달랑무 Rabano 가 한묶음에 8페소씩이라 3묶음을 사다 열무김치를 담갔습니다. 붉은 물이 나와 색이 좀 이상할 거지만 무의 붉은 껍질에 영양소가 많으므로 다 깎아내지 않고 그냥 담갔지요.

 

연말연시의 연이은 파티로 매일 과음하고 기름진 음식으로 과식을 한 탓인지 남편의 몸에 이상이 와서 나름대로 인터넷을 찾아보더니 결론이 몸에 독소가 퍼져서 그런거라면서 이제부터 음식관리를 해야 한다고 하네요.

시금치녹즙, 당근즙, 두유에 꿀을 타서 먹으면 해독작용이 된다고 하길래 당근을 사다 걸죽한 즙을 내서 줬고 덕분에 나도 커다란 컵으로 한잔 마셨더니 쾌변으로 이어져 당근즙이 좋긴 좋은가보다 생각되네요. ㅋㅋ

당분간 술, 고기, 생선등을 피해야 한다니까 식사준비가 쉽지 않겠지만 덕분에 나도 웰빙하지요. ^^

 

구입한 당근이 막 밭에서 뽑아온지라 당근잎이 너무나도 무성하고 싱싱해서 뭐할게 없나 인터넷을 뒤져보니 당근잎으로 파전처럼 전을 부쳐먹으면 맛있다고 해서 오늘 저녁은 당근잎 부치미를 해먹을 생각입니다. 당근뿐만 아니라 당근잎에도 영양소가 풍부해서 챙겨 먹어야 할 야채중의 하나네요.

 

연말휴가동안 집을 비워야 해서 우리집 강아지 브루스를 아는 집에 맡겼는데, 돌아올 때 큰형과 같이 와서 요즘 우리집에 강아지가 두마리입니다.

한배에서 태어난 장남인 브루노 Bruno인데 몸집이 더 크고 털이 까맣고 짧고 굵은 것이 같은 형제라는 것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안 닮았으며 성격도 많이 달라서 비교가 됩니다.

브루스는 연약하고 또 혼자 컸고 하루종일 나랑 같이 생활하는 것에 익숙해서 혼자 놔두면 짖고 낑낑대며 울기까지 하는데 브루노는 부모, 형제, 친척들과 같이 자라서 독립적이고 장난꾸러기이며 호기심도 많아요.

어제는 정원문의 작은 틈새로 어떻게 빠졌나갔는지 갑자기 사라져서 두시간쯤 내가 혼비백산해서 사방으로 찾아 헤맸답니다. 연못에 빠졌나 싶어 연못도 뒤지고, 정원의 구석구석 다 뒤져봐도 없어 결국 길로 나가 브루노!! 를 외치면서 찾아보고 보이는 사람마다 물어보고 했는데도 없어 정말 앞이 다 캄캄하더라구요.

세번째 다시 길로 나가 브루노를 외치는데 언덕길에서 까만 개가 터덜터덜 걸어내려오고...다시 보니 브루노였어요. 얼마나 반갑고 막혔던 숨이 제대로 쉬어 지던지....

브루노가 미용도 전혀 안되어 있고 색도 좀 검고 아무리봐도 순종 요크셔같지 않고 잡견처럼 보이는데, 아마 그래서 다른 사람이 잡견인줄 알고 안 데려간 거 같아요. 얼마나 다행이던지....

브루스였으면 당장 데려갔을 거에요. 브루스는 엄마닮아 털색도 곱고 얼굴생김도 다르거든요.

브루노가 우리집이 낯설고 또 길까지 잃어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을까 생각하니 너무 가엾어서 가만히 끌어안아 줬답니다. 물론 집밖으로 나간 것은 볼기를 3대 때려줬구요. ^^

정원문의 틈을 다 막아놓았는데...오늘은 비가 오고 추워서 두녀석을 집안에 놔두고, 내 스웨터를 잘라 만든 분홍색 옷을 둘다 세트로 입혀줬답니다. 둘 다 얼마나 귀여운지...^^ 다만 두녀석이 되다보니 집안에서 개냄새가 나서 그게 좀 걸리네요. 하나일 때도 약간 냄새는 났지만 이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잘 때도 둘이 같은 침대에서 서로 기대고 자는 모습이 정말 귀엽고, 밥도 경쟁하면서 먹어서 더 잘 먹어요.

사람이나 강아지나 역시 형제가 있어야 좋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낍니다.

 

이번주 내내 춥다고 하네요.

한국은 이상한파로 매일 영하 15도이하로 떨어져 정말 추운데, 이곳은 아무리 추워도 기온은 영상이지요.

영상 4-6도에서 비가 좀 내리면 다들 추워서 털목도리, 장갑, 모자등으로 중무장하고도 감기에 걸려 고생한답니다. 실내난방이 없다보니 집안은 대형 냉장고가 되고 스스로의 체온에 의지해야 하므로 아주 춥게 느껴지지요. 우리집도 벽난로나 가스난로가 없어서 온풍기를 틀어 약간의 온기를 좀 주고는 자켓으로 버티고 있어요.

전기요금이 부담스러워 온풍기도 오래 못 켠답니다. ^^

전기장판을 안 쓰고 겨울을 난지 몇년째인데 올해는 아무래도 전기장판을 꺼내야지 싶네요.

동백꽃이 날씨가 너무 따뜻해서인지 꽃몽우리를 달고는 한달이 지나도 피지를 않는데, 이번주의 추위가 지나면 다음주엔 꽃이 피지 않을까 기대되네요.

텃밭에 가득 싹이 돋은 깻잎과 열무가 좀 걱정되지만 영상의 기온이라 잘 버터주겠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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