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한 성격 드러내 놓고 말았답니다. ㅋ

몬테 왕언니 2011. 4. 13. 03:49

4월의 둘째 주를 시작하는 월요일...

 

여행 일정이 다가오니 그 전에 할 일들이 머리 속에 리스트되면서 은근히 스트레스를 받나 봅니다.

잠에서 깨면서 부터 온몸이 아픈 듯...퍼득 정기검진을 해봐야지 싶더라구요.

대소변검사도 하고 내장검사도 할까 했더니 요즘은 피를 분리해서 액을 뽑아 검사하면 다 된다면서 아주 굵은 바늘을 팔에 꽂고는 5개나 되는 병에 피를 받아내는데 기분이 좀 그렇더라구요.ㅋㅋ

기본검사인 혈당, 헤모글로빈, 백혈구등은 물론이고 갑상선, 간염 A형과 B형 (요금도 비싸고 측정도 각각), 여성홀몬 발란스, 뱃속의 균상태등등 내 나이에 필요한 건 다 하자고 했어요. 

이번 주 중에 결과 나오면 부인과 가서 암검사 받고, 그럼 올 한 해도 안심하고 잘 살겠다 싶네요. 

 

한국은 국민의료보험만 있어도 정기적으로 각종 검사를 해주는데, 멕시코는 내가 몰라서 그런가?

IMSS의 국민의료보험도 있고 비싼 사보험도 있지만 무료 정기검진을 받지 못했고, 가끔 생각나면 동네 종합병원가서 한번씩 생각나는대로 검사하곤 하는데....좀 확인해 봐야겠다 생각됩니다.

멕시코는 서비스 개념이 정말 독특해서 절대로 저절로 되는 것이 없고 꼭 내가 기를 쓰고 해달라고 매달려야 해주는 시스템이거든요.

 

생각난 김에 오늘은 몇가지 숙제를 해결하자 마음먹고 몬떼레이로 갔는데....

12시 정각에 도착, 우선 여행 회원권의 불합리한 조항을 따져 정리하려고 담당자를 찾았더니 선약이 있다며 40분만 기다려 달래네요. 내가 약속을 안 잡고 간지라 흔쾌히 알겠다 하고 1시간 후에 오겠다고 했지요.

그리고는 TELCEL 서비스 센터를 가서 핸드폰 재가입을 시작했습니다.

넉넉 잡아 1시간이면 되겠다 싶었는데....

멕시코의 업무처리 속도는 상상을 초월하기 때문에, 내 핸폰 계약내역 파악과 어떤 스마트 폰을 어떻게 공급해 줄 것인가를 검토하는 동안 1시간이 지났으며, 내 담당자가 1시부터 3시까지 휴식시간이라면서 옆사람에게 서류를 넘기고 사라집니다.

아주 어린 얼굴의 청년이 내 업무를 받아 처리하는데 신입사원인지 하나 하나의 과정을 몰라서 계속 물어보면서 헤매는 꼴이 아....이건 또 1시간이상 걸리겠다 싶고, 좀 기다리라고 하길래, 회원권 사무실로 갔더니 아직도 미팅중이라며 다시 30-40분 기다려 달래길래 2시쯤 돌아오겠다고 했지요.

슬슬 열 받기 시작하지만, 핸폰 일이 남은지라 다시 TELCEL 사무실로 갔더니 여전히 이 젊은 친구의 업무 속도가 아무리 마음을 비우고 바라보고 있어도 속이 터질만큼 답답합니다.

영수증발행을 못해 애먹고, 겨우 영수증받아 돈내고 갖다 주니 이번에는 프린터가 말썽이라며 쩔쩔매고는 결국 2시가 넘길래, 그냥 천천히 해라, 나 잠시 볼일 보고 오겠다 하고 나왔습니다.

마음 비우자....천천히 기다리자...다짐하고는 다시 회원권 사무실로 갔더니 곧 미팅하자며 잠시만 기다리래요. 

 

2시부터 10분 지나고, 또 10분 지나고...속에서 자꾸만 열이 올라오고 뭐 이런 것들이 있어 싶고....대 고객서비스를 이렇게 해서야 되나 싶고...마음을 가라앉힐려고 애 쓰는데도 초조함이 밀고 올라와서는 결국 막 큰소리로 짜증을 내고 말았답니다. 그제서야 다들 미친여자 보듯 하면서도 관심을 갖고 담당자에게 데려다 주네요.

담당자는 계속 미팅중이고 너무도 태연한 얼굴로 앞 고객의 일이 끝나질 않아서 그렇다면서 마지막으로 3시에 우리 미팅을 하자고 약속합니다. 거기서 좀 소리치고 막 뭐라고 하긴 했지만 더이상 난리쳐봐야 나만 손해다 싶어서 밖으로 나왔습니다.

마음을 가라 앉히려고....달콤한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기운도 나므로...

내가 좋아하는 커다란 쵸코렛 아이스크림 Magnum을 사서 먹었더니 역시 기분이 좀 좋아집니다.

Telcel에 가니 드디어 내 핸폰이 준비되서 받았고, 3시에 회원권 사무실에 가서 미팅을 했습니다.

회원권 회사의 문제해결법은 고객으로부터 돈을 더 받아 내는 구조라  만불만 (!) 내면 다 해결된다며, 언뜻 듣기엔 나한테 이득이 되는 듯한 제시만 하는데, 냉정하게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받을 건 다 받고, 내 돈은 10년이나 20년 후엔 사라지는 제안이더라구요.

결국 3시간이나 기다려서 문제해결 대안없이 2005년에 갱신된 회원권 카드를 받았고, 4월말 샌프란시스코에 호텔 예약을 시도해 주겠다는 약속 (못 지킬 것이 뻔한!! ) 만 받고 나왔습니다. 

회원권도 갱신당시 당연히 집으로 배송되는게 맞는데, 그걸 이제서야 내가 직접 사무실가서 받아야 했다는 것도 기가 막히네요. 난 그 회원권이 갱신된 줄도 모르고 무심했어요. ㅋㅋ 

 

집에 와서 오늘 일을 이야기하니 멕시칸들은 그런 경우에 참 관대하며 시간에 대해 느긋하다고 하네요.

나처럼 한 성격 팍 드러내고 신경질 부리고 큰소리 내면서 따지는 경우가 드물며 다들 나를 이상한 동양여자로 기억할 거라고 하네요.

갱년기 장애로 인한 참을성 부족인지 괜히 혼자 더웠다 추웠다하고 짜증도 쉽게 내는 내 모습을 반성하고 있답니다. 원래 성격 좋은 편은 아니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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