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한국에 다녀왔답니다.

몬테 왕언니 2011. 5. 25. 11:49

일가친척들도 만나고 부모님 생신도 차려드리고 모교행사에도 참여할 겸 한국을 다녀왔답니다.

워낙 먼길이라 샌프란시스코에 들러 마침 교환교수로 버클리대학에 와있는 동창가족과 함께 즐거운 주말을 보냈는데 요즘 캘리포니아의 재정이 워낙 안 좋다는 말이 실감나듯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의 모습이 매우 가슴아플 정도였어요.

자주는 아니라도 가끔 들르게 되는 샌프란시스코라 몇년새 재정곤란으로 손대지 못한 모습이 여기저기 보이더라구요.

 

작년에 가고 올해 또 가는 한국이다보니 바쁜 친구들에게 연락하기도 그렇고 가족과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데 집중했답니다.

어머니 모시고 함평 나비축제에 다녀왔는데 함평의 모평원이라는 수백년 된 종가집 한옥에서 한옥체험을 했고 함평시내의 유명한 육고기 사시미도 맛보고 생고기 비빔밥도 먹어보고 꽃과 나비가 후드러지게 어울린 나비축제장 구경도 하고 입장권에 딸린 3천원짜리 쿠폰 바람에 아이스크림, 오징어등도 사먹고 즐거웠지요.

돌아오는 길에는 담양에 들러 대나무축제에도 참가했고, 한복입고 창을 부르는 마을축제 마당에서 흥겹게 즐기면서 막걸리를 마셨답니다. 정읍가서 무려 36가지나 되는 반찬과 메인요리 4가지를 곁들인 한정식에 질릴 정도로 먹었지요.

 

생신날엔 일가친척들과 한정식으로 식사를 한 뒤 분당의 율동공원에 가서 한나절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소프트 야구놀이를 하다가 주변 사람들을 맞추는 바람에 연신 사과하기에 바빴고, 축구하다가도 가족들과 주변 사람에게 공을 맞춰 결국 베드민턴과 족구장에서의 족구로 만족해야 했지요.

애들과 함께 같이 노느라고 다들 신났지만 오빠들이 다음날 아침에 못 일어날까봐 좀 걱정되더라구요. ㅋ~

너무나도 즐거운 시간을 다함께 보냈답니다.

 

한가하게 지내다 올 생각으로 쇼핑도 안하고 지인들에게 연락도 안했건만 좀 지나니 어떻게들 알았는지 다들 얼굴 한번 보자고 하는 바람에 결국 매일 피곤해서 지칠만큼 스케줄이 꽉 차게 되더라구요. ^^

 

모교행사에 가서는 정말 너무나도 오랫만에 만난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교수님들 모시고 저녁식사하면서 세월을 건너뛴 듯한 느낌까지 들었답니다. 2차가서 맥주마시면서 지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앞으로는 더욱 자주 만나자는 의견이 모아졌지요. 매번 내가 한국 방문할 때마다 서로 연락해서 모여준 친구들이지만 이번엔 학교행사로 모인지라 졸업후 처음 만나는 친구들도 많이 와서 정말 반가왔지요.

노천극장에 새겨진 내 이름을 보면서 사진도 한장 찍었는데, 내가 죽어도 남아있을 내이름을 보면서 역시 기부금을 잘 냈다고 생각됩니다.

 

한국 갈 때 선물로 가방을 채워갔고 그래서 돌아올 때는 짐이 확 줄어 가볍게 올 생각이었는데, 이것저것 물건이 또 생기더니 더 많은 짐이 되대요. 이미 책과 한국영화 DVD등은 우체국소포로 40kg이나 만들어서 따로 부쳤음에도 불구하고요. 어떻하면 짐을 덜 갖고 다닐까 노력하는데도 항상 짐이 많으니 대책이 없네요.

항공편 연결이 좀 매끄럽지 않아서 너무 힘들게 돌아왔더니 당분간은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데, 내년엔 부모님 팔순이라고 잔치한다고 하고 베트남의 친구가 놀러오라 초대해서 그곳도 가야 하니 또 한국에 가야지요. ^^ 

 

매일 18-20도의 쾌적한 기온에서 지내다 멕시코로 돌아오니 몬떼레이지역의 매일 기온이 40도를 넘나들고 밤에 방안의 기온이 35도나 되네요. 습기도 많고요. 원래 이지역은 건조해서 뜨겁지 무덥지는 않았는데 요즘은 이상기후로 2-3년째 무덥기까지 하니 참 버티기가 힘드네요.

그래도 아침마다 강아지 데리고 동네를 몇바퀴 돌면서 걷기 운동하고 팔뚝살 뺀다고 기계에서 흔듭니다.

한국가서 보니까 아줌마들이 다들 오동통하고 멕시코의 내또래 아줌마들은 거대한 것이 동서양을 불문하고 나이살은 어쩔 수가 없지 싶어요. 친구들이 보내준 사진 속의 내 모습도 얼굴의 주름뿐만 아니라 팔뚝 살과 뱃살이 도드라져 보이니 이제부터라도 운동을 착실히 해서 건강관리 및 몸매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합니다.

 

무엇보다 한국음식을 먹다 멕시코오니까 모든 음식이 느끼하고 짜서 도저히 입맛에 안 맞습니다.

첫날과 이튿날은 도저히 못 먹겠더니 그새 또 적응했다고 오늘은 대충 다 맛있네요.

그러니 우리가 일상적으로 먹는 멕시코 음식이 얼마나 짜고 기름기가 많은지를 충분히 알 수 있고, 웰빙식, 자연식의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느낍니다.

식생활도 신경쓰고 운동도 하면서 건강한 멕시코생활이 되도록 해야겠다는 것이 이번 한국여행에서의 결론이랍니다. ^^  내년엔 애들도 함께 데려갔으면 좋겠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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