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친구네와 함께 보낸 주말~~

몬테 왕언니 2011. 10. 25. 08:46

별다른 일없이 일상이 반복되다보니 글을 자주 안 쓰게 되고 한꺼번에 몰아쓰네요. ^^

 

뒷마당에 뿌린 꽃씨와 마늘, 상추, 배추, 무씨는 싹이 잘 나와서 조금씩 잘 자라고 있고 매일 물주면서 벌레도 잡고 흙도 덮어주면서 들여다보고 뜯어먹을 정도까지 자라기만 기다리고 있답니다. ^^

상추 솎아서 비빔밥 해먹어야 하면서 입맛 다시는 중인데....부추는 잘라먹기가 바쁘게 무성하게 자라서 저걸 잘라 또 뭘해먹지 고민하며 바라본답니다. 미나리도 또 수북하게 자랐구요~~

 

작년에 단감을 맛나게 먹고는 그 씨를 화분에 심은 것이 싹이 나서 제법 자랐는데, 책을 읽다보니 감은 씨로 키우면 고욤나무가 될 뿐 감나무가 안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인터넷을 더 찾아보니 고욤나무는 지주나무이고 감가지를 접붙여야 한대요. 이러나 저러나 결국 씨로 감나무키워서 감을 먹어보겠다던 내 알찬 희망이 깨진 순간이었어요.

그리고나니 두 화분의 새끼 감나무를 보면서 저걸 뽑아버려? 그냥 키워? 갈등을 하게 되네요.  

 

씨뿌려 키운 메리골드 (금잔화)가 세그루 키가 껑충해서 자꾸 쓰러지길래 기둥을 세워줬더니 아주 탐스럽게 붉은 황금색으로 꽃을 잔뜩 피워서 저를 기쁘게 합니다.

가을 햇살이 비추어서 그런가 석류열매도 불타듯 빨갛게 열매색을 물들이네요.

막바지 포도 두송이가 오늘 먹을까? 내일 먹을까? 거의 다 익어 보랏빛을 나날이 진하게 돋굽니다.

 

토요일엔 산루이스포토시에 사는 친구네가 놀러왔어요. 부부만 오는 줄 알고 가볍게 생각했다가 한참 사춘기의 남자애들 셋을 데리고 와서 점심으로 잉글리쉬 머핀에 햄, 에그를 넣고 버섯 발사믹소스구이와 야채버터찜을 해서 먹이고 오후내내 맥주마시다가 저녁엔 숯불에 립아이 구워먹었지요. 마침 크리스마스 흑맥주인 Nochebuena가 나왔길래 사왔는데 역시 맛이 좋았고..다음날 두통은 심했음...ㅋㅋ

덥지 않을 정도로 기분좋은 밤공기속에서 맥주, 와인, 위스키를 취향것 마시면서...밤 9시쯤 되니까 한동네 친구커플이 더 와서 새벽녘까지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취기를 깊였답니다.

 

 

일요일 아침에 다들 전날의 전흔이 남은 모습으로 커피 한잔으로 머리를 좀 깨게 한 뒤, 내가 아침만든 얇게 구운 소고기를 살사 베르데에 끓인 Bistek en salsa verde, 양파를 볶다 갈은 콩을 넣은 Frijoles refrito, 또르띠야에 치즈넣어 구운 Quesadilla를 먹었지요. 한국여자에게서 가장 멕시코적인 아침식사를 했다고 다들 웃으면서...

사실은 해장국같은 걸 끓여볼까도 생각했는데....ㅋㅋ 그랬다가 우리 아들을 포함한 젊은 애들이 싫다고 하면 낭패스러울 것 같아서 그냥 멕시코음식으로 메뉴를 정했지요.

애들도 밤늦게까지 맥주마시고 담배도 많이 피우지라 숙취의 흔적이 있더라구요...ㅎ멕시코에선 남자애들이 대략 15세가 되면 비공식적으로 술, 담배를 자유롭게 하고 18세가 되면 공식적으로 즐깁니다. 대부분의 부모가 그걸 인정하는 분위기에서 나만 유난스럽게 그걸 뭐라고 하면 안티가 되고 사회적 비적응자가 되겠길래 그냥 넘어갑니다. 우리 아들은 만 22세가 넘었어도 우리앞에서는 조심하는 편인데...ㅎㅎ

암튼 우리아들, 남의 아들 할 것 없이 다들 제법 마셨더라구요...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몬떼레이 구경을 시켜줘야 하겠기에 제철소를 공원으로 만든 Parque fundidora가서 좀 걷고 음료마시고 갤러리아에서 사진전도 좀 보고 배타고 paseo de santa lucia도 보고...그리고보니 내가 배를 타본지도 어느새 2년이나 지난 거에요. 구경시킨다는 명목으로 내가 더 즐기면서 산따 루시아 강변 양쪽에 흐드러지게 색색으로 핀 꽃도 구경했고 마끄로 플라사, 누에보레온 주립박물관 앞 광장의 꽃구경도 실컨 했네요.

 

점심식사로는 그 유명한 El Rey del Cabrito에서 몬떼레이의 대표적인 음식인 새끼양고기와 콩국 (Frijol al Charro)를 소개했고, 산뻬드로 지역의 부티나는 대저택단지를 드라이브하면서 구경시키고 라사로 까르데나스 길의 미국식 체인음식점들과 호텔과 아파트 및 대형건물의 모습을 보여주고는 바예 오리엔떼 쇼핑센터에 데려가 역시 몬떼레이의 명물인 아이스크림집 Helado Sulatana에서 커다란 아이스크림을 한개씩 먹고는 쇼핑센터 약간 구경하다가 집으로 왔답니다.

 

 

다들 어제밤의 피곤과 공원에서 많이 걸은지라 한두시간 정원에서 이야기하다가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지요. 나도 종아리가 캥기는 것이 꽤나 걸었지 싶더라구요. ^^

 

이렇게 가끔씩 친구나 지인이 방문해 주면 참 좋아요.

구경시킨다는 핑게대고 내가 더 많이 구경을 하게 되서 말이지요.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1년 죽음의 날  (0) 2011.11.03
10월의 마지막 주말~  (0) 2011.10.29
2011년 SPI Bikefest 에 다녀와서  (0) 2011.10.19
큰아이 생일  (0) 2011.10.11
텃밭  (0) 201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