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큰아이 생일

몬테 왕언니 2011. 10. 11. 06:51

오늘이 큰아이의 생일입니다.

아침부터 사방에서 전화가 오고, 학교가면서 오늘밤엔 안들어온다고 하네요.

친구들과 생일축하 술파티를 할 모양입니다.

인근에 모여 사는 친척들과는 일요일 오후에 다같이 몬떼레이의 쇼밍몰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배우인 휴 잭맨이 나오는 영화 "real steel"을 보고, Helado Sultana의 아이스크림도 먹고, Piter Piper Pizza가서 피자랑 콜라 마시면서  el Globe의 케잌을 사다가 촛불도 불고 소원도 빌면서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아이들이 나이가 많아지니까 이젠 식구들과의 생일잔치보다는 친구들끼리의 술파티를 더 즐기는데, 한편으론 섭섭하다가도 내가 대학다닐 때 생각하니 너무 당연한 것이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막내녀석이 큰형 선물로 청바지를 선물했고, 나랑 애아빠도 청바지와 헐리 모자 두개를 선물했지요.

살은 안쪘지만 나이먹음에 따라 은근히 굵어지는 뼈대때문에 꽃다지모양으로 작게 입던 옷들이 이젠 다 안 맞고 특히 청바지는 다 새로 사야 할 상황인지라 선물로 받은 청바지가 무척 좋은듯 바로 입고 나갑니다.

원하는 스타일을 저렴한 가격으로 사다줄려고 일부러 다녀온 미국행의 보람을 느낍니다.

 

매일밤을 새다시피 하면서 야행성 동물로 살아가는 녀석을 보면서 그렇게 불규칙하게 먹고 불규칙하게 생활하면 건강해친다고 잔소를 해대다가도 사실 저 나이때 안 그러면 또 언제 저러냐 싶어 그래, 좋을 때다, 맘껏 즐겨라 하는 마음이 됩니다.

노파심에 잔소리하는 거지 나도 저시절도 다시 돌아가서 체력이 바닥날 때까지 실컨 놀고 즐기고 싶을 정도지요.

 

둘째녀석은 생일이 꼭 학기시작할 때여서 미국에서 혼자 지내고 제대로 축하도 못해준지 몇년째인데 본인은 별거 없다는 듯 무심합니다.

친구들과 특별히 축하파티를 하는 것도 아닌 듯 하고....

 

그리고보니 나이먹으면서 생일에 대해 점점 무심해지고 잊어버리기도 하면서 살아진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익숙해져서 그럴까요? 하도 여러번 생일을 지내다보니 무심해지나 봅니다.

젊은 날의 생일은 친구들과의 이벤트였고, 연인과의 이벤트였던 기억이 나고...

결혼해서 애낳고 부터의 생일은 잊혀지고 말았지 싶네요.

그러다가 더 나이들면 자식들이 챙겨줘서 생일을 기억하는 거고요.

 

20대의 아이들 생일은 부모가 챙겨줄 것이 아니라...친구들과 연인들의 생일파티라는 것이라는 걸 잊지 말아야겟어요. ^^

선물만 챙겨주면 되지 싶네요. ^^

멕시코에 사니까 흰밥에 까만 미역국, 수수팥떡 이런 것과는 상관없이 생일케잌에 촛불 꽂아주고 생일축하 노래를 불러주는 것이구요.

까만 콩밥에 하얀 배추된장국을 아침식사로 먹었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