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텃밭

몬테 왕언니 2011. 10. 6. 07:06

 

몇년전에 과달라하라에 사는 분이 야채씨를 여러봉지 챙겨서 보내줬는데 다른 씨앗을 먼저 뿌렸던 터라 잘 보관해두고는 깜빡 잊고 있다가 얼마전에 생각이 나서 뒷정원에 씨를 뿌렸습니다.

 

 

여전히 엉터리 농부라 귀동냥한 것과 나름 쌓인 경험을 활용해서 고랑을 파고 둔턱을 만들어 무, 배추, 상추씨를 뿌리고는 매일 고랑마다 물을 충분히 주었어요.

그리고는 씨앗 뿌렸다고 전했더니 그게 언제적 이야기냐고 싹이 안나올거라고 해서 은근히 속상했는데 무는 2-3일후에 싹이 트고, 그뒤에 상추싹이 나왔는데도 배추싹은 안나와서 너무 오래되서 씨앗이 죽었나보다 했어요.

한 열흘 지나니 파릇파릇 배추싹이 나와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답니다.

 

매일 물을 주면서 잡풀도 뽑고 본잎 나오기 시작한 무에 흙을 다독여 높여주고 상추는 너무 다닥다닥 잔뜩 나오길래 솎아내고 있답니다.

포기 사이가 20cm가 될 때까지 솎아서 비빔밥이나 겉절이를 해먹으라고 조언을 하네요.  주변의 뿌리가 들리지 않도록 뿌리를 손가락으로 누르고 뽑고 잎을 뜯어 먹을 때는 겉에서부터 큰잎부터 뜯어야 한대요.

 

 

배추를 싸게 5통을 사왔을 때 정원의 미나리와 부추를 뜯어다가 양념속으로 해넣었는데 유난히 김치가 맛있게 되어 역시 미나리와 부추덕을 보는구나 했어요.

어느새 부추는 다 자라서 또 한 소쿠리 뜯어먹어야 할 것 같은데 식구가 적은지라 먼저 만든 부추전도 냉동실에 있고 때맞춰 먹기가 벅찰 정도네요.

나만 하루 두번 식사를 하고 남편은 하루 한번, 아들녀석은 거의 집에 없다시피하니 음식을 해도 항상 남아 걱정이네요.

 

 

미나리도 무성해지고...깻잎도 혼자 화초처럼 자라고 꽃피고 하네요.

여름내내 많이 따먹은 포도나무가 어느새 또 두송이의 포도를 열고는 보랏빛으로 물들이고 있습니다. 송이가 제법 실한 것이 다 익으면 두번은 포도로 풍성하게 먹을 것 같아서 바라봅니다.

 

 

할로윈 준비로 앞정원에 주황색의 대형호박을 2개 장식해놓았고, 창에도 주황색 호박등을 달았고, 이쁜 허수아비 아가씨도 집안에 세워놓았답니다.  사탕봉지를 120개쯤 골고루 사탕을 담아 포장해놓았고 미국가서 할로윈에 입을 옷과 가면도 사왔으니 이제 할로윈이 오기만 하면 되네요. ^^ 

씨뿌려 키운 메리골드 (금잔화)도 때맞춰 꽃을 피우네요. 오늘 아침에 운동하러 나가면서 보니 주황색의 향이 나는 꽃이 세송이가 이쁘게 피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