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정보와 뉴스

멕시코의 망년회

몬테 왕언니 2011. 12. 15. 09:31

멕시코에서는 매년 12월 31일 밤에 망년회 겸 새해맞이 파티를 합니다.

집이나 레스토랑이나 호텔의 파티행사에 참여하거나 방법은 다양하지만 주로 나오는 음식은 바깔라오 Bacalao - 염장대구를 물에 불려 소금기를 빼고 토마토소스, 올리브유와 올리브열매, 하얀고추와 감자를 넣어 익힌 요리, 속을 채워넣은 칠면조구이, Pierna de puerco - 돼지 뒷다리를 한개 큼지막하게 사다가 사이사이에 칼자국을 내서 견과류와 건포도등을 박아넣고는 맵지않은 고추양념을 걸죽하게 해서 오븐에 구운 요리, 하얀색 크림으로 만든 스파게티, 사과와 건포도등의 과일을 연유에 버무린 달콤한 샐러드...

 

음식메뉴는 바뀔 수 있어도 절대로 안 빠지는 것이 자정을 알리는 신호와 동시에 먹는 12알의 포도입니다. 포도 1개가 한달을 의미한다고 해서 12알의 포도를 먹으면서 새해의 열두달의 복을 비는 거에요. 

 

그런데 오늘 글을 읽다보니 재미있는 사실을 알게 됬어요.

원래 이 행사는 스페인에서 유래된 것으로 한사람당 12알의 포도를 준비해서 제야의 종소리에 맞춰 준비한 포도를 먹으며 소원을 비는데 마침 종소리도 12번을 울리기 때문에 종소리가 한 번 울릴 때마다 포도 한 알을 먹고 소원을 한 가지씩 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행사가....^^ 아주 유서깊은 전통에서 내려온 것이 아니고요~~ ^^

1960년대 스페인 정부가 "포도 사먹기 운동"을 하면서 유래된 거래요. 당시 포도 수요가 급감해서 어려움을 겪는 농가를 돕기 위해 벌였던 캠페인이라고 하네요.

정말일까요?

1960년대면 스페인과 멕시코는 서로 독립국이므로 그 행사가 멕시코에 와서 정착되어 전통행사가 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스페인 정복시절부터 내려왔다면 모를까...또는 멕시코에서 생긴 유래라면 모를까...지금부터 50년쯤 전에 스페인 정부가 시행한 포도 사먹기 운동이 어떻게 해서 멕시코의 연말의 소원빌기 포도의 전통이 됬을까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

 

프랑스에서는 12월 31일 밤 샹제리제 거리에서 대형 퍼레이드가 열리고 수많은 인파가 몰려 카운트다운을 함께 하는데 자정이 된 순간 주변사람과 볼에 키스를 하는 전통이 있대요. 처음 본 사람일지라도 이때는 서로의 볼에 키스를 하면서 한해가 잘 풀리기를 기원하는데 첫 키스 상대자가 잘 이루어진다는 미신이 있어서 젊은이들은 마음에 드는 사람 옆에 서기 위해 노력한다고 하네요. ^^ 

 

이태리에서는 송년파티란 3-4시간에 거쳐 엄청난 음식을 먹는 거래요.

보통 점심은 굶고 옷도 넉넉한 걸로 입고서는 그해의 최후의 만찬에 임하는데 다들 배가 터질 듯하게 먹는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자정이 되면 모두 거리로 나가 폭죽과 샴펭니을 터트리면서 새해를 맞이 한대요.

 

독일에선 가족들끼리 모여 오래된 흑백영화를 보며 조용히 한해를 마무리하고 점괘패키지로 신년의 점을 쳐본다고 하네요. 전에 동생이 독일에 살 때 연말에 놀러간 적이 있는데.....너무 황당했어요. 12월 24일, 25일, 26일이 다 휴일이라 문을 여는 곳이 전혀 없는 거에요. 동생댁이 독일생활이 처음인지라 그런 상황을 모르고 시장을 안 봐온 터라 아이들 먹을 우유조차 살 데가 없어 애를 태우다가 마침 주유소옆의 작은 편의점이 있길래 거기서 급한 물건을 샀던 기억이 납니다. 

온세상이 눈으로 덮히고 흐린 하늘과 음침한 추위로 거리도 조용하고, 가게들도 다 문닫고 정말 갈 곳도, 흥겨운 거리의 분위기도 없는 너무나도 조용한 연말이었어요.

물론 집안은 밝고 따뜻하고 이쁘고...가족끼리 앉아서 TV보고 대화하고 맥주와 와인 마시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엔 딱 알맞았지만 말에요.

 

연말이 다가오니까......이런 글도 연말 분위기에 적당하겠다 싶어서 적어 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