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Semana Santa 기간동안에는 학교가 2주간 방학을 해서 금요일오후부터 치면 17일동안이나 놀 수가 있습니다.
우린 애들도 다 컸지만 일가친척이 다함께 여행하고 만날 수 있는 시기인지라 일찌감치 준비를 해서 금요일 아침에 출발했습니다.
시댁이 있는 곳까진 1200km, 중간에 주유하고 간단히 요기만 하면서 논스톱으로 달려 11시간만에 도착했지요.
원래 계획은 17일간 일가친척들과 함께 지낼 생각이었는데 중간에 일이 생겨 휴가를 접고 출장길에 올랐고, 마침 그곳에서 가까운 곳에 친구가 살고 있는지라 시간을 내서 찾아가 점심식사를 했습니다.
몇년만에 얼굴보고 기분좋은 곳에서 식사하며 참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헤어지는 길에 단호박 4개를 싸줍니다.
집으로 오는 길에 다른 친구네 들러 2박을 하고 온지라 천연식을 즐기는 그집에 귀한 단호박을 2개 나눠주니 너무 좋아합니다. 그래서 내게 남은 호박이 2개입니다.
중간에 출장가서 일했지만 어쨌든 집에는 원래 예정했던 17일을 꽉 채우고 돌아왔네요. ^^*
가방내려 빨래거리 추려내고 여행길에서 구입한 시골감자 한푸대는 그동안 열심히 먹었어도 제법 많이 남아 감자볶음을 해서 저녁으로 준비하고, 싹이 난 감자는 큼직하게 저며내서 접시에 물부어 담아놓았습니다. 내일 아침에 정원에 심어 감자농사를 지어볼 생각입니다.
단호박을 수세미로 박박 닦아 반을 갈라 씨를 빼내고 중탕기에 쪘더니 너무나도 고소하고 달콤한게 마치 삶은 밤을 먹는 느낌입니다.
껍질이 몸에 더 좋다해서 껍질까지 다 먹었는데 부드러운 것이 전혀 부담없었어요.
숫가락으로 속을 긁어내며 보니 호박씨가 참으로 실하고 좋아서 이걸 추려 볶아 먹을까? 정원에 심어 호박농사를 지을까? 잠시 고민하다가 밤에 정원에 심고 물을 주었습니다.
호박이 주렁주렁 달리면 참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만은 뜨거운 여름에 타죽지 않고 버텨줄까 걱정되긴 하네요. 우리동네 기후가 워낙 뜨겁기만 한지라 쉽지 않을거 같거든요.
여행하면서 몇년간 얼굴을 못 본 친구네 부부 2쌍을 만나서 너무 반갑고 기분좋았고 새로운 사람들을 사귈 기회도 갖게 되서 좋았고 여행후 농사까지 짓게 되서 기대감을 갖게 되니 더 좋네요. 당분간 정원에 물주고 들여다보는게 일이 될거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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