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여운 손녀딸 삐나가 지난 4월 4일 새벽에 태어났어요.
동물사료점에 가서 염소젖이 잘 나오는 먹이를 찾으니 알팔파를 주라해서 대형 알파파더미를 실어왔고 찬차가 아작아작 잘 씹어먹습니다.
주말내내 엄마염소 찬차가 설사하고 아프다고 해서 걱정되어 억지로 차에 올려서 동물병원에 데려갔는데 괜찮다는 젊은 의사샘 말씀에 안도합니다.
주사맞고 약먹고 한시간쯤 지나니 옥수수 사료를 먹네요.
젖 잘나오라고 주기 시작한 알팔파때문에 배가 적응하느라 그런거라며 5일간 주사맞추면서 계속 옥수수사료와 알팔파를 섞어 주라고 하네요.
며칠전 산고를 겪고 수유중인데 설사까지 하니 뼈가 다 보일정도라 안타깝습니다.
아기키우는 엄마는 사람이고 동물이고 다 힘들지 싶내요.
찬차야, 어서 낫고 잘 먹고 다시 튼튼해져라~~
삐나는 털색은 엄마닮았는데 골격은 아빠를 닮아 팔다리가 굵고 짧고 무지 귀엽습니다.
태어나자마자 걷고 알아서 젖을 먹는 모습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장난스러워서 버켓안에 들어가 있기도 하고 엄마젖을 수시로 빱니다.
한낮엔 엄마 찬차가 혼자 나가 자유롭게 풀을 뜯어먹으라고 아침에 젖을 짜 우유병에 담아 두었다가 낮에 삐나에게 줍니다.
방심하면 어느새 뿔로 들이받는 아빠 염소 몬!!
다리가 짧고 굵고 몸은 통통한 종자로 일반 염소보다 몸값도 비싸고 선호하는 아름다운 염소에요.
몬은 찬차가 해산직후이고 수유중인걸 전혀 감안 안하고 그저 올라타려고만 합니다.
찬차를 위해 몬에게 첩을 들이려고 윗동네 염소아저씨에게 암염소를 두마리 구해달라 부탁합니다.
절대로 몬을 위해서가 아닙니다.
두첩 마다 안할 몬은 또 이쁜 아기염소가 태어나도록 하겠지요? ㅎ
삐나를 보면서 아기염소를 많이 갖고 싶어졌습니다.
염소는 아들이면 한달만 키워 식용으로 팔고 딸이면 계속 키워 새끼를 낳게 합니다.
가격차이도 암컷이 두세배 더 비쌉니다.
암염소는 새끼도 낳고 젖으로 염소치즈도 만들게 해주는 생산적인 존재이기 때문이에요.
무심히 돌아보니 나무에 아보카도가 주렁주렁 달렸고 7-8월에 따먹을 생각으로 입맛부터 다십니다.
그런데 왜 우리집 뒷마당의 아보카도는 잘 자라지도 않고 열매도 안 맺는지 이상하네요.
뒷마당에 물을 주다보니 망고가 손톱만한 크기로 많이 매달렸는데 역시 8월은 되어야 따 먹지 싶네요. 나무둥지에 붉은색을 묶어줘야 열매가 안 떨어진다고 해서 붉은 실을 나무둥지에 감아줬어요.
럭키와 니뇨가 파헤쳐놓은 잔디를 올해는 꼭 복구하겠다 마음먹고 씨를 뿌리고 매일 물을 주고 있답니다.
라임나무는 사철 라임을 매달고 혼자 익어 노랗게 되어 땅에 떨어집니다.
라임가격이 비쌀 때는 동서가 라임을 따가서 좋은데... 신거 안 좋아하는 우리집은 라임쥬스같은 걸 안 만들어 항상 라임이 남아돕니다.
오른편은 귤나무인데 매년 껍질도 얇고 속이 꽉찬 달고 맛난 귤을 매달아 겨우내내 따먹는 즐거움을 준답니다.
닭이 여러 마리라도 종자가 다르면 숫탉이 다가가지를 않아 유정란은 검고 마른 오골계처럼 생긴 암탉 5마리에게서만 하루 한알씩 나옵니다.
뚱뚱한 대형 암탉은 알도 한번에 두개씩 낳는다는데 같은 종자의 숫탉이 필요하다해서 별장지기보고 입양하라 시켰습니다.
주말동안 낳은 유정란과 파파야 두개를 따서 집으로 오며 든 생각은 아무리 도심이 멋지고 편해도 이런 즐거움과 바꾸고 싶지 않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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