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15세 생일파티!

몬테 왕언니 2016. 4. 13. 02:05

지난 토요일에 15세 생일파티가 있어서 다녀왔습니다. 


 

올해는 유난히 파티가 많아 다 쫒아다니기가 벅찹니다. ㅎ

덕분에 오랫동안 연락이 뜸한 친구들도 다시 만나고 일가친척들도 만나는 좋은 기회가 되서 즐겁기는 합니다.


 

4시반까지 미사장소에 오라고 해서 가니 시작은 5시부터입니다.

교통체증이 심하고 멕시칸들이 좀 늦게 나타나는 성향이라 초대장에 아예 시간통보를 그렇게 하나 봅니다.

이 교회, 이쁜 곳입니다.


 

갓난쟁이때부터 정장입고 파티에 참석해 버릇해서 아이들도 꼬마신사처럼 의젓하게 행동합니다.

한국아이들은 익숙지 않아 성당미사 한시간동안 뛰어다니고 소리내고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데 대부분의 멕시코 아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성당행사에 자주 가니까 어려도 상황을 알아채고 지루해도 가만히 앉아 있는 편입니다. 


 

 

미사후에도 비디오촬영, 기념촬영이 계속 되길래 우리도 몇장 찍고는 브런치만 한 상태라 살짝 빠져나가 따꼬를 먹고 옵니다.

멕시코파티는 항상 식사가 10시쯤 나오는지라 미리 배를 채워놓을 필요가 있거든요.


 

파티장에 도착해서 발렛파킹 맡기고 입장해 지정테이블에 자리를 잡고 잠시 기다리니 오늘의 주인공이 입장, 모두 기립박수로 맞아줍니다.

사회자의 진행에 맞춰 집안의 온 남자들이 차례차례 주인공과 왈츠를 대략 1-2분씩 춥니다.

그리고는 남자파트너와 함께 본격적인 왈츠를 한 곡 추고는 퇴장을 합니다.

옷 갈아입으러 가는거에요. ㅎ 

 

 

주인공은 몇달동안 전문댄서와 함께 각종 춤연습을 하여 호흡을 맞춥니다.

두곡정도 춤을 신나게 추고 박수갈채를 받고 퇴장합니다.

또 옷을 갈아입으러 가는 거지요 ㅎ



두세곡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공연을 합니다.

어떤 행사를 할 것인가는 주인공의 희망사항과 댄서들의 상의를 통해 준비되지요.

 

 

주인공의 언니가 찬조출연해서 같이 멋진 춤공연을 해주니 사람들이 앵콜을 부르고 다시 더 공연을 합니다.

멋진 추억과 비디오를 남겼지요.

역시 저녁을 먹고 온게 잘 했다 싶어요. ㅎㅎ

다른 사람들은 배고프다고 언제 밥나오나 안절부절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ㅋ

 


치킨이 들어간 오리엔탈 샐러드..

멕시칸들에겐 쌀국수 튀겨얹고 검정깨 넣고 생강향이나 간장과 땅콩들어간 소스면 오리엔탈이미지가 완료됩니다. ㅎ

식재료가 잘 어우러지게 만든 샐러드라 맛있게 먹었어요.

 

 

베이컨을 넣은 Berro 크림스프, 요즘 이 물냉이 (watercress)가 음식점마다 인기리에 사용되는 식재료에요.



뉴욕스테이크가 메인인데... 아까 너무 많이 먹었나봅니다. 

배불러서 조금 먹고 나니 안 들어가네요.

꽉 조이는 콜셋도 입었고 똥배 덜보이라고 계속 배에 힘주고 있는지라 목까지 음식이 차있는 기분입니다. ㅎ

 

 

앗!! 다크초콜렛 케이크와 커피!!

아무리 배불러도 이건 먹어야 합니다~~

다먹고 난 뒤에 화장실가서 콜셋 풀어 음식이 아래로 내려가도록 했더니 좀 편해졌어요 ㅎㅎ


 

먹은거 다 빼려면 춤을 춰야 합니다.

열심히 흔들고 돌리고 뛰고 3시간을 하이힐 신은 상태로 춤을 즐깁니다.

온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도록 신나게!!



파티플래너가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계속 소품도 나눠주고 인형들도 나와 함께 춤을 춥니다. 

 

 

군무도 추고 가장무도회 스타일의 춤도 추고 카니발스타일도 하고 모자, 가발, 풍선, 대형 선글라스, 모형기타도 받아 치는 흉내도 내고 참으로 다양하게 즐깁니다.


 

 

밴드단이 끝나고 하얀 정장의 9인조 마리아치가 들어와 주인공에게 생일축가를 불러주고 1-2시간동안 원하는 하객들은 노래도 할 수 있고 아님 계속 춤을 춥니다.


 

포토존을 설치해 각종 소품으로 재미난 사진을 찍으며 놀도록 해주는데 이게 생각보다 웃기고 재미나요. ㅎㅎ

10초안에 소품을 골라 쓰고 카메라를 봐야해서 아이들이 게임하듯 허둥대며 소리지르고 웃어댑니다. 

기념으로 사진을 받아올 수 있어서 다들 좋아해요.


주인공이 각 테이블을 돌면서 이쁜 답례품을 나눠주며 인사를 합니다.

어떤 때는 5-8가지의 소품을 받기도 하는데...

이래서 멕시코의 경제가 돌아가나보다 싶어요.

수많은 파티가 계속 되고 경제규모에 따라 몇백만원에서 몇천만원짜리 파티가 주말마다 (목금토일) 벌어지며 초대장, 주인공을 포함해 하객들의 드레스와 양복, 구두, 꽃, 리무진대여, 비디오, 사진사, 파티플래너, 밴드단, 댄서들, 웨이터들, 연회장, 발렛파킹요원들, 온갖 파티소품, 답례품, 술, 선물 (역시 몇백페소에서 몇십만페소까지 다양... 자동차나 오토바이를 사주기도 하므로)....

소비문화의 주역입니다.


 

10시쯤 밥주고 4시간쯤 춤추고 놀고 술마시고 수다떨고 하다보면 뭔가 먹고 싶어질 때쯤 (새벽 2-3시쯤) 이렇게 칠라낄레가 나옵니다.

이래서 파티 다녀오면 살이 안 찔래야 안 찔 방법이 없습니다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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