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5월 23일 월요일입니다.

몬테 왕언니 2016. 5. 24. 06:15

아름다운 계절 5월도 이번주만 보내면 끝나네요.

보통 5월은 한국에서 보내며 넝쿨장미꽃과 라일락을 즐겼었는데 몬테레이에서 보내려니 35도 가까운 쨍한 햇볕속에서 까맣게 타고 있습니다.


작년부터 취미겸 사이드 잡으로 짓고 있던 집을 마무리해서 부동산에 내놓는 중이라 짬날 때마다 머리수건쓰고 뺑기 닦아내는 건설현장의 일용아줌마 (난 무급 ㅎ) 버젼으로 얼굴에서 뚝뚝 땀이 비오듯 떨어지고 손톱은 자를 새가 없이 닳아지며 보내고 있어요.

월급주는 관리인은 자리만 지키지 청소를 않해 잔소리 했더니 내 앞에서만 치우는 척... 결국 내 손으로 다 하게 됩니다.

남편과 내가 팀으로 일을 하면 짧은 시간내에 많은 걸 해내는데 사람들 시키면 부지하세월에 내맘 같이 안하니 자꾸 내 성질만 나빠집니다.

어제까지 한 채의 집은 마무리해서 오늘 부동산 몇군데 미팅, 등록시켰고 나머지 한 채는 다음주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 또 땀 흘릴 생각하니 한 숨 나옵니다. 

원래 리모델링이나 디테일 마무리는 내가 전문인데 이번엔 꾀가 나서 남편에게 맡기고 개입을 안했다가 결국 막바지에 끌려들어간 거에요.

리모델링이나 건축은 참으로 매력적이고 재미난 프로젝트입니다.








바쁜 와중에도 멕시코로 주재원 온 한국엄마들이 남편은 바쁘고 아이들은 방학이라 어딘가 여행시켜주고 싶어서 패키지를 주선해 봅니다.

엄마들 4-5명과 아이들을 모아 15명정도로 전용차량으로 다니면서 내가 통역하고 가이드해 놀자는 생각에 시작했는데 멕시코는 한국과 다르게 전용차량 자체가 참으로 돈이 많이 듭니다.


저렴하게 가려니 기존 투어 조인인데 이 경우는 우리 맘대로 여기서 좀 쉬자, 여기 좋으니 더 있다가 가자, 점심시간을 좀 더 길게 하자, 여기는 볼거리가 없으니 얼른 가자 등 입맛대로 요구할 수가 없고 기존 스케줄을 따라해야 합니다. 그러나 1/3 가격이고 짧은 시간에 많은 걸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며 어울리는 잇점도 있습니다.

우린 대가족이라 보통 우리 차량 (가족용 대형버스와 밴을 갖고 있으므로)으로 다니니 오히려 난 일부러 기존 투어하러 남편과 둘이 투어버스를 타러 가는데, 가보면 우리끼리는 못 본 또다른 구경거리를 즐기는 기회가 됩니다.


패키지 개념이 한국과는 전혀 달라서 항공따로 호텔따로 식사따로 옵션따로 차량따로 투어따로.... 이걸 하나씩 견적받아 엮어내야만 가격이 나옵니다.

지난 한달동안 여기저기 견적을 의뢰해 묶어 패키지를 만들었더니 비싸서 안되고, 기존 투어 조인은 가격은 맘에 드는데 전용차량이 아니어서 안되는 상황이 되었네요.


얼마 전엔 여자들 넷이서 내가 차몰고 2박 3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자주 갔던 곳이라 여러가지 투어팩 다 무시하고 호텔예약만 하고 투어버스로 시내중심지 한바퀴돌고 나머지는 발로 다니면서 구석구석 알차게 구경했고, 비용도 공동경비 거둬서 같이 쓰고보니 먹을 거 다 먹고도 저렴했어요.

즉 내차를 썼으니 차량렌트비 안들고 내가 운전하고 가이드했으니 기사비와 가이드비 안 들어서 전체비용이 엄청 저렴해진 것이지요.


멕시코시티와 인근도시를 15명 인원이 다니려면 항공, 호텔외에 허가증가진 시티의 여행사 통해 가이드와 기사딸린 미니버스급으로 빌려야해서 저렴하게 안되더라구요.

사고나 납치등 안전을 고려해 허가된 여행사를 통하다보니 아무래도 렌트카에서 내가 밴 빌려 몰고 다니는 비용보다 확실히 비싸집니다.

이상한 싼 회사에 밴 의뢰했다가 한꺼번에 납치당하거나 전부 여자와 아이들인데 봉변당하거나 강도당하면 큰일이라 이름있는 회사에서 하다보니 가격이 더 안내려갑니다. 

내가 밴을 빌려 기사, 통역, 가이드노릇까지 무료봉사하며 여행하면 저렴하겠지만....

그러기엔 지나친 책임과 부담이라 도저히 안되겠어서 전문가에게 맡기고 통역만 하려 했더니 엄마들이 아이들 비용으로 그만치 지불하기엔 힘들겠다 싶었어요. 


아쉽지만 여행은 접었습니다.

치안도 안좋은 나라에서 말모르고 길모르고 겁나서 여행은 엄두도 못내고 아이들데리고 집에서만 방학을 보낼 생각하니 안타까와서 내가 힘들어도 가이드해 한두번 데리고 다닐 생각을 했는데 현실은 날 안 도와줍니다.


애써서 만든 그 전용 여행패키지, 쓸모없어졌다고 생각했는데 미국의 친구가 그 비용이 자기네 (전부성인들)한테는 좋은 금액이라며 친구들 모아서 가겠대서 넘겨주기로 합니다.

내 덕분에 친구네 그룹이 멕시코투어하게 되는거니 보람 느끼고 다시 기분이 좋습니다.


남편 생일이라 오랜만에 가족 전부가 모여 축하했고 선물은 지난달에 랩탑을 줬지만 둘이 여행을 가려고 준비중입니다.  쿠바를 갈까 (너무 덥다!) 코스타리카를 갈까 (거리가 만만치 않다!) 콜롬비아를 갈까 (크게 안 땡긴다!) 머리속에 도시이름을 넣고 굴리고 있어요.

한국가서 놀까도 생각중인데 너무 덥다고 하니 여름의 한국은 안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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