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2016년 여름휴가 여덟번째날 - 멕시코의 정원 (Jardines de Mexico)

몬테 왕언니 2016. 7. 14. 05:57

온식구가 다같이 모여 아침식사를 한다.
우르르 멕시코시티로 간다고 1박짐 챙겨서 나간다.
몇몇 남은 사람들은 놀거리를 찾는다.



난 남편과 함께 멕시코의 가든에 간다.
동서 차를 빌려 가는지라 일단 기름을 가득 넣는다.
차 빌려줬는데 기름바닥내서 돌려주는건 예의가 아니다.
별장에서 약 30km 아까뿔꼬방향으로 간다.

입구표시가 보이고 도로에서도 잘 보이게 정원을 만들어 놓았다.



입장료가 많이 비싸다.
그런데 입구에 세계에서 제일 큰 정원이라고 소개한다.



10헥타르나 된다.

테마별 정원과 공연장, 이벤트홀, 원예학교, 레스토랑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다.



입장도 하기 전부터 심상치가 않다.
와!!!!

버드나무 길과 연꽃 연못이 대단하다.




남편도 바로 페북에 올려 친구들에게 알린다.

이런 곳이 있으니 니들도 놀러와~~



모든 것이 인공적이란다.

연못도 인공이다.

규모도 압도적이다.
기후좋은 동네에 건축가가 설계하여 2014년에 오픈했다.

오너는 모렐로스 주의 주의원이란다.




공작새 수컷이 입구에서 반겨준다.
저쪽엔 암컷이 기다리고 있다. 




인공호수에 대형 이벤트홀이 멋지게 서있다.

결혼식 장소로 환상적이다.

우리 여기서 리마인딩 웨딩할까?

쓸데없는 소리하지 말란다. ㅠ




조각정원, 선인장정원, 미로정원, 이태리정원, 일본정원, 트로피칼정원, 올키디아정원등 
테마별로 너무 아름답게 꾸며놓았다.

사진을 골라 올려도 너무 많다.




야외 공연장이다.

야간공연이 열리나보다.

정원관람은 저녁 6시에 끝난다.



대나무로 틀을 잡고 캔버스 천으로 씌운 벤치는 너무 맘에 든다.

우리집 덱에도 놓고 싶다.



입구의 공작 수컷과 쌍으로 공작 암컷이 이쁘게 자리잡고 있다.



선인장 정원은 역시 멕시코를 제대로 보여준다.

아직도 사람들은 멕시코 하면 선인장과 커다란 모자를 쓴 콧수염 배뚱뚱이 멕시칸을 떠올린다. ㅎ

정작 멕시코 사는 나는 선인장 구경하러 이렇게 찾아간다.

커다란 모자 쓴 멕시칸은 9월 15일 파티때나 구경하는 존재다. ㅎ 







모렐로스주가 고향인 이 나무는 신기하게도 열매가 나무둥지에 매달린다.

꼭 크리스마스 트리에 달린 유리공같다.

약재로 쓰인다는 이 열매는 귀한 재료란다.

이름이 시리안이라고 들었다.




올키디아 정원은 온실처럼 커버가 되어 있다.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색색으로 활짝 핀 모습에 연방 감탄만 나온다.

제주도 살던 한국분이 멕시코에 자리잡아 올키디아 농원을 이 근방에서 한다.

이 정원을 보면서 그 분이 떠오른다.



이태리 정원이다.

나름 특색있게 꾸미느라 애썼고 이쁘다.




일본정원이다.

도쿄에서본 천황의 정원이랑 비슷한 분위기다.

설계자가 동양을 잘 연구했던가 여행을 많이 했던가 둘 중 하나다.

동백, 목련, 진달래, 철죽, 연꽃, 치자, 석류, 자스민 두루두루 동양냄새나는 식물이 심어져있다.

인공연못엔 색색의 코이가 헤엄친다.




동양의 선에 대해 관심이 많다.

대나무 숲을 지나면 영혼이 정화된다고 믿는다.

바람에 대숲 사각대는 소리는 참 기분좋다.



미로의 숲 입구엔 전시장도 있다.

들어가보니 이태리인이 2차대전때부터 멕시코에 정착해 살면서 창작한 작품전시를 한다.





미로의 정원엔 각종 조각품이 전시되어 있다.

구경하다가 길을 잃는다.

미로 정원이니 길을 잃어주는게 예의같다. ㅎ



보떼로도, 부스따만떼도 아닌 작가의 작품인데 느낌은 비슷하다.

마침 조각과 비슷한 느낌의 아줌마가 사진을 찍길래 웃음이 나서 나도 도촬한다.

남편이 나보고 못됐단다 ㅋㅋ



벤치도 무척 운치있다.

구석구석 세심하게 신경쓴 흔적이 무척 맘에 든다.



적당히 걷고 잘 구경하고 사진도 많이 찍고 점심먹으러 간다.
호수와 교각의 전망을 가진 테이블에서 휴식을 즐긴다.
화이트 와인과 참치요리, 고기 또르따를 먹는다.
환상적인 맛이다.
둘이 로맨틱한 시간을 보내며 즐대화를 한다.



얘들 말대로 세계 최대의 정원이란 말이 뻥이 아니다.
프랑스에서 공부하고 왔다는 쉐프도 음식맛보니 사실이다.
모든 정원에 테마와 철학을 넣어 설명하는 것도 굿이다.
결과적으로 입장료 전혀 비싼거 아니다.
조만간 이곳이 엄청난 관광지로 각광받을거다.
대충 뭐 이런 대화였다.



출구쪽에 오니 기념품점이 있다.

모던한 컨셉이 멋진 건물이다.




아까 그 작가의 마릴린 먼로 작품이다.

맘에 들어 가격을 물어보니...

헉...

마음비우고 나온다.

 

잘 놀고 나왔는데 유턴을 놓쳤다.
아까뿔꼬로 가는 고속도로라 한없이 간다. ㅠ
남편이랑 대판 말다툼한다.
내가 옆으로 빠져야 한다고 했는데 말 안 듣고 직진해 놓고는 내 잘못이란다.
귀찮아서 그래... 내 잘못이다! 했다.
다행이도 유턴이 나온다.
물론 왕복 한참 달린 후다.


친구가 옥수수사일로를 사다 달래서 이벤트장으로 간다.
갔더니 매장이 없다.

내가 산 날이 마지막이었단다.
매주 테마가 바뀌기 때문에 이젠 없단다.
허탈해서 스벅가서 아이스커피를 마시며 쉰다.
가족들에게 내일 김밥을 해주기로 약속한지라 마트에서 재료를 산다.


밤에 옷을 갈아입는데 보니...

블라우스를 뒤집어입고 종일 다녔다.

노안이 오니 세상을 대충보고 대충산다.

서로의 주름도 안보이니 계속 이쁜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