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사까떼까스에서 중요한 오토바이모임이 있다.
우리집에서 6시간거리다.
친구가 있는 곳이다.
해발높아 엄청 시원하다....
유네스코 유적지다.
그래서 기회닿을 때마다 오는 곳이다.
접근성이 좋지않아 거리보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우리집에서 오기는 그래도 괜찮다.
오토바이 텐덤, 뒤에 매달려 타는거다.
6시간동안 쩍벌녀 포즈로...
처음 반거리는 잘 왔는데, 후반부는 자주 쉬어야 한다.
1시간마다 쉬는데도 고관절 아프다.
무릎관절도 아프다.
어기적거리며 걷는다.
주유소에서 같은 클럽 형제들을 만난다.
반갑게 인사하고 사진찍는다.
오토바이는 위험해서 사고가 많은지라 브라더후드로 서로 챙긴다.
그들을 뒤로 두고 우린 먼저 출발한다.
달리며 느끼는 바람은 차가울 정도다.
시속 160-180을 넘나드는데 기분좋은 속도감이다.
목이 자꾸 바람에 뒤로 넘어간다.
도로의 패인 곳이나 속도방지턱을 지날때 척추로 오는 충격도 만만치 않다.
그래...
이런 짓도 근력있어야 한다.
한살이라도 젊을 때 자주 다녀야지.
오토바이를 탈 줄 모르니까 캐리키처로만 탄다 ㅎㅎ
무사히 잘 도착해 친구네 집이다.
강쥐가 4마리나 있다.
세퍼트 한쌍과 치와와 모녀.
우리 럭키의 엄빠다.
이제보니 엄마 프라우는 몸집이 작다.
럭키 사이즈가 엄빠의 중간이다.
럭키는 외모도 성격도 엄마 많이 닮았다.
아빠 당케는 덩치도 크고 성격도 차분하다.
친구네 집에 짐을 풀고 자동차로 모임에 온다.
밤에 취해 오토바이 타는건 매우 위험하므로....
우리 클럽은 마뇨소 라이더다.
3년전 이맘때 사까떼까스 마뇨소인 콜롬비안 윌리가 오토바이축제때 사고로 죽었다.
미망인 멕시칸 네나는 매년 남편기일에 전국 마뇨소클럽을 부른다.
남편 추모식과 미사를 드리기 위해서다.
전국에서 거리 상관 안하고 오토바이를 타고 모인다.
휴스턴, 웨스트텍사스에서도 온다.
3-5일 걸려 오토바이를 타고 온다.
남편이 내 마뇨소 로고를 Korea로 달아줬다.
남편은 우리동네 마뇨소 대표다.
아무나 로고를 달지 못한다.
본인이 바이커이고 멤버여야 한다.
난 대표 마누라라서 로고도 생긴거다.
남편 잘 둬 로고 생긴거라고 방점 찍는다.
고맙다고 롱디 키스 팡팡 날렸다.
다들 나랑 사진찍자 한다.
난 신나서 무조건 응해준다.
사까떼까스 중심가에는 당나귀에 메스깔을 싣고 술을 나눠주는 전통투어가 있다.
행사장에 나타나 술을 나눠준다.
당나귀 귀도 만져보고 메스깔도 마신다.
밴드단이 음악연주를 하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춤을 춘다.
멕시코는 어른 아이 누구나 음악만 있으면 장소 안가리고 춤을 춘다.
커플댄스 위주라 부부금슬도 좋아진다.
똘루까 클럽은 오토바이모양의 술잔을 만들어왔다.
술을 담아 술잔도 같이 파니 기념도 되고 클럽경비마련도 한다.
대표 와이프가 바질대고 적극적이더니 이런 행사도 준비하고 보기 좋다.
이번 모임은 추모행사라 조신한 언니 한명만 보인다.
오토바이 축제에 가면 여러 여자들이 바디페인팅만 걸치거나 섹시 차림으로 오는데...
아쉬운대로 찾아가 사진찍는다.
남자들은 서로 이런 사진을 경쟁적으로 보여주며 자랑한다.
내용은 여자가 이쁘다, 섹시하다가 아니다.
우리 마누라는 내가 이렇게 사진찍어도 뭐라 안한다.
오히려 사진을 찍어준다는 내용이다.
서로 마누라 자랑이다.
마뇨소 라이더스 총대장이 인삿말을 한다.
윌리 미망인 네나가 와줘서 고맙다고 한다.
그리곤 밤새 록음악을 연주하고 바이커 묘기공연과 누가 더 굉음을 내나 경쟁적으로 부릉부릉댄다.
미망인 네나는 여전히 오토바이를 타고 다닌다.
진정 용기있는 여자다.
내일 미사에 입을 티셔츠도 제작해 나눠준다.
반팔과 긴팔 두가지를 사이즈별로 세심하게 마련했다.
남편은 쉬지않고 마셔대더니 새벽 2시쯤 전사한다.
앉아서 잠이 든다.
다들 걱정하고 오토바이 몰고 왔냐고 나한테 묻는다.
맘껏 마시려고 차 얻어타고 왔다고 안심시킨다.
친구네 집은 만원이다.
방이 3개인데 손님을 5명이나 받았다.
나랑 남편은 집에 가자마자 바로 잠든다.
나머지는 밤새워 술마신다.
방 모자랄까 걱정은 괜한 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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