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마당에 아주 작은 꽃밭을 만들어놓고 야채를 심었어요.
봄부터 여름까지....옥수수랑 상추랑 파랑 토마토랑 깻잎이랑 많이 심었는데....다는 아니지만 그래도 반쯤 싹이 나와서 무척 기뻤답니다.
뭔가 키운다는 거...
기대감과 설레임과 신기함까지 있었는데, 이번 여름은 유난히도 태양이 강렬해서 거의 다 타죽었어요.
물론 농사에 대한 상식이 거의 없다보니 차일을 쳐서 반그늘을 만들어줄 생각도 못 했고, 그냥 안타깝게 바라만 보고 실망했지요.
옥수수는 제법 자라서 꽃도 피고 열매도 여러개 매달렸는데 다 영글지를 못하고는 죽었고....깻잎은 겨우 두개가 살아남았는데 메뚜기가 다 갉아먹었어요.
그렇게 여름을 보내고....태풍영향으로 몇일내내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기온도 조금 떨어졌을 무렵....
오이처럼 생긴 이파리가 나오고 덩굴을 길게 내서 야자수를 타고 올라가대요.
군데군데 마늘잎도 뾰족하니 내밀고....토마토들도 나오기 시작하고요.
너무도 기뻐서, 매일 물도 주고 들여다보기를 한달쯤...
오늘은 이쁜 호박을 하나 땄어요.
내 첫수확~~
호박이 마치 수박처럼 줄무늬가 생기고 좀 이상하지요? 미국에서 사온 씨앗이라 그래요. ^^
서울 토박이라서 농사가 뭔지도 모르고, 그저 꽃가꾸듯이 재미삼은 건데 열매가 생기다니 너무 신기하고 좋네요.
그와 더불에 호박가지엔 두번째 수확이 될 작은 호박도 튼튼하게 매달려있어요.
호박잎을 자세히 보면 꼭 수세미잎이나 오이잎처럼 생겨서 첨엔 오이가 싹이 나왔나보다 내심 참 기뻤답니다. 오이를 키워 오이지를 많이 담가먹겠다는 야심을 가지고 피클오이 씨를 한봉지 사다 뿌렸었거든요. 그런데 한개도 싹이 트지를 않았어요...ㅠ.ㅠ
앞마당에 심은 작은 석류나무 두그루도 키가 비록 내 무릎에 닿을까말까지만 여름내내 빠알간 석류꽃을 이쁘게 보여주더니 이제 방울만한 열매를 매달고 있답니다. 뒷마당의 내 키만한 앙상한 리몬 (라임) 나무도 그 작은 몸매에도 불구하고 10개쯤의 리몬을 매달고 있어요.
호박이 자라는 걸 보고 신나서 뿌려준 깻잎들도 싹이 많이 나와서 아직 뜯어먹을려면 3주쯤 더 있어야겠지만 잘 자라고 있고, 마늘은 잎이 아주 커다래져서 파대신 뜯어다가 사용한답니다.
생활속의 작은 기쁨이란 바로 이런 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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