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뱃살 빼기

몬테 왕언니 2009. 11. 5. 10:18

운동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고, 중년접어들면서 대사작용은 느려져서 자꾸 지방으로 살이 쌓이는데도 식탐은 안 줄고 오히려 요것 조것 먹고픈 건 많아져서 자꾸 먹게 되니 뱃살이 좀 곤란합니다.

 

한동안 뉴트리올로고 Nutriologo 라는 다이어트 전문의에게 다니면서 저칼로리로 잘먹는 법을 배우도록 메뉴표도 받고, 대사작용 촉진제도 받아 먹으면서 좀 주의했더니 2-3kg을 줄이긴 했지만.....

원하는 뱃살은 안 빠집니다.

운동을 해야 하는데....우리집엔 헬스방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러닝머신, 허리돌리기, 자전거, 웨이트기구, 간이사우나기등등 웬간한 헬스장 안 부럽게 다 있는데 문제는 운동기구에 20분이상 올라가 본 적이 없다는 겁니다.

차고에는 내 전용자전거와 헬맷까지 있는데 둘다 가격표조차 안뜯고 있어요....ㅡ.ㅡ

체질적으로 운동이 싫고 거부감이 나서 못하겠어요.

젊었을 때는 미용체조나 맨손체조를 그래도 일주일에 3-4번정도는 하는 편이었는데 게으름에 젖어 그나마도 귀찮고 조금 하려면 이젠 허리도 아프고 다른 부작용 생길까봐 안 합니다.

 

결론은.....뱃살 뺀다는 맛사지 코스를 등록했지요.

이틀에 한번씩 5번을 하면 옆구리의 늘어진 살은 없애준다 보장하길래 시작했고 오늘로 4번째 했습니다.  30분쯤 크림을 발라 열심히 배와 옆구리살을 문질러주고, 다시 20분쯤 다리와 팔을 주물러 줍니다.

다시 뜨거운 크림이라는 걸 바르고 랩을 씌워 15분 기다렸다 해조류 섞인 반죽을 바르고 압축밴드로 숨도 못 쉴만치 힘껏 말아 놓고는 집에가 5시간 후에 풀고 샤워하랍니다.

첫날은 정말 밴드덮힌 부위가 타는 듯한 느낌이고 숨쉬기가 어려웠는데, 마사지로 풀은 지방을 조여주는 크림이다보니 너무 차갑와 타는 느낌이라고 설명하대요.

해조류 냄새가 너무 지독해서.....마치 썪은물에서 나는 냄새같아요...^^

 

내눈엔 뱃살이 그대로인데, 맛사지사는 많이 말캉해졌고 사이즈가 줄었다고 걱정말라는데....

살이 안 빠져도 이틀에 한번씩 1시간 반쯤 서비스받는다는 그 자체가 릴렉스가 되고 기분도 좋습니다. 뭔가 나를 위한 투자라는 느낌도 좋구요.

 

오늘은 맛사지사가 신상이야기를 하는데...

15세에 임신해서 결혼후 아이 셋을 낳고 이혼해 이제 28살인데, 전남편이 애들 양육비만 겨우 주니 일을 안하면 빚이 생긴다고..., 막내가 2살인데 다운신드롬이라고 하네요.

한숨이 나오대요. 생긴 것도 이쁘고 성격도 좋고 나이도 한참인데 애가 셋이고 그중 하나는 다운신드롬이니 그 조건을 다 수용하고 결혼해 줄 짝을 찾기란 쉽지 않겠다 싶어요.

자기는 전업주부가 좋고, 가능하면 다시 살림만 하고 애들 돌보는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는데...

 

10일간 뱃살빼기 맛사지가 천페소인데 5회 시술하면 1회 무료서비스 쿠폰도 줍니다.

그럼 한번에 만6천원이니까 정말 착한 가격이지요?

신상이야기를 듣고는 좀 마음이 그래서....마침 보니까 손님도 없고....훼이셜은 얼마냐 물으니 1시간코스에 200페소래요. 2만원정도라면...별로 비싸지도 않고, 오랫만에 얼굴청소도 좀 하고, 장사도 좀 도와주자는 생각이 들어서 1시간동안 얼굴맛사지도 받았습니다.

또 쿠폰에 도장을 한개 찍어줍니다. 벌써 무료맛사지 한번을 받을 수 있게 되었네요.

 

아무리봐도 내 배는 그대로 있는 거 같아서 뱃살빼기가 별 소용이 없다는 것을 또 한번 확인하는 중이고...^^

그러면서도 가끔씩 이 코스를 받는 내가 우습기도 하지만...실제로 내가 좋아하는 것은 효과가 있음 더 좋고, 속는 셈치더라도 저렴한 가격에 서비스받는 것을 더 즐기는 겁니다.

골반바지 입고, 블라우스로 덮으면 배를 숨길 수 있으니까 됬지 뭐...^^

한국에 살았더라면 당장에 똥배아줌마로 찍혔을텐데, 멕시코에 사니까 가냘픈 동양여자의 이미지로 가려져서 아무도 내가 뱃살로 고민한다고는 상상조차 안해서 너무 좋습니다.

 

잠옷으로 잘 입는 것이 한국의 내복처럼 생긴 긴팔 웃도리와 긴바지인데 핑크색에 동물무늬가 사방연속으로 그려진 것이고 쫄쫄이로 몸에 쫙 달라붙고 웃옷이 보온용으로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스타일이라 그걸 입고 있으면 꼭 내가 소세지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배부분이 아주 도드라지게 잘 보이는...^^

그 옷을 입을 때마다 좀 덜 먹어야지 싶고 그날은 야식을 생략합니다. ^^

 

아.....무슨 약같은 게 있어서 먹고 자면 밤새 마술을 부려 아침에 날씬해져서 깨어나는 거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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