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꾼, 메리다, 유까딴반도

멕시코 (3) 원시의 자연에 몸을 던져라

몬테 왕언니 2010. 1. 12. 15:39
옮겨온 글입니다. 시리즈로 연재되는 글이라 계속 옮겨 온답니다. ^^

깐꾼 Cancun과 리비에라 마야 Riviera Maya 에는 여행자를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스노클링이나 스쿠버 다이빙처럼 친숙한 해양 스포츠부터 사이클링까지 선택의 폭이 넓다.

   그중 '돌고래와 수영하기'는 액티비티 activity 의 백미로 꼽힌다. 바다에 들어가 수족관에서나 보던 돌고래를 만지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기분이 든다.
  


돌고래와 수영하기는 깐꾼 바로 앞에 떠 있는 무헤레스 Isla de Mujeres 섬에서 도전해 볼 수 있다. 스페인어로 '여자들의 섬'을 뜻하는 이곳은 항구에서 배를 타면 짙푸른 바다를 25분 정도 질주한 뒤에 다다른다.

   섬의 선착장에 도착해 돌고래가 수면 위로 뛰어올라 회전하고, 드러누워 헤엄치는 환영 쇼를 관람하면 함께 물놀이를 할 기회가 주어진다.

   사실 물속으로 들어가 돌고래를 보면 선뜻 다가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 수중이라 움직임이 불편한데다 돌고래의 몸집이 생각보다 큰 탓이다.

   그래서 '돌고래와 수영하기'의 첫 번째 단계는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다. 천천히 유영하는 돌고래의 피부에 손을 대면 비늘이 없어서 보드랍다. 다음에는 강사의 설명에 맞춰 키스, 악수, 포옹 순으로 접촉면을 넓혀 간다.

   '공중부양'은 돌고래와 수영하기의 백미다. 바다에 엎드린 채로 가만히 떠 있으면 돌고래 두 마리가 달려와 코로 발바닥을 밀기 시작한다. 서서히 속력이 붙으면 수상스키처럼 몸이 자연스레 하늘로 솟구치는데, 몇몇 사람들은 환호성을 지르기도 한다.
  

하얀 등대가 서 있는 가라폰 Garrafon 공원은 길이 8㎞, 폭 500m 내외인 무헤레스 섬 동쪽에 위치한다. 멕시코 국토의 동단임을 상징하는 등대 주변에는 작은 마야 유적이 남아 있다.

   가라폰 공원은 깐꾼보다 한결 평화로워서 야자수 아래 해먹에 누워 낮잠을 청하고,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기 좋다.

   한편 무헤레스 섬의 선착장과 가라폰 공원의 중간에 있는 거북 농장에서는 에코 투어 Eco tour 를 할 수 있다. 무헤레스 섬의 서쪽 해안은 세 종류의 거북이 알을 낳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알과 고기를 취하려는 밀렵꾼으로부터 거북을 보호하기 위해 설립된 거북 농장은 거북의 특징과 해양 생태계를 알리는 투어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리비에라 마야의 셸하 Xelha 역시 강과 바다의 접점에 형성된 거대한 라군 Laguna 에서 해수욕, 스노클링, 돌고래와 수영하기 등이 가능한 테마파크이다.

   '자연의 수족관'이라는 별칭처럼 많은 어종이 서식하는데,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서 아이를 동반한 가족에게 알맞다. 튜브에 올라타 약 50분 동안 좁은 수로를 따라가며 낯선 열대 동물과 조우하는 프로그램은 누구나 참가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 정글 위를 질주하는 쾌감
깐꾼과 리비에라 마야에서의 즐거움은 비단 바다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해안의 뒤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우거진 숲 속에 들어선 어드벤처 파크 Adventure Park 들이 많다. 이곳에는 순수한 자연에 뛰어들 수 있는 즐길 거리가 마련돼 있다.

   '셀바티카 Selvatica'와 '마야 짚 라인 Maya Zip-line'은 깐꾼과 리비에라 마야를 대표하는 어드벤처 파크다.

   방대한 여행 자료를 보유한 웹사이트 '트립어드바이저 Tripadvisor'가 2009년 멕시코 최고의 어드벤처 파크로 선정한 셀바티카의 백미는 짚 라인이다.

   안전 장비를 착용하고 나무와 나무를 연결하는 쇠줄을 따라 내려가는 짚 라인은 속도감과 하늘에서 정글을 굽어보는 짜릿함을 선사한다. 셀바티카의 짚 라인은 북미에서 가장 긴 코스로 유명한데, 12개로 나뉜 코스를 완주하려면 1시간 가까이 걸린다.

   짚 라인을 마친 뒤에는 군용 트럭을 타고 덜커덩거리는 비포장 길을 달려 종유동에 물이 고여 형성된 세노떼 Cenote 로 이동한다.

   초록 빛을 띠는 세노떼는 다이빙을 위한 최적의 장소이다. 수심이 그다지 깊지 않고, 수온이 적당해 짚 라인으로 땀에 절은 몸을 던지고픈 충동이 일어난다.

   셀바티카에는 전기 모터를 이용한 1인용 보드인 세그웨이 Segway, 모래나 자갈 길을 달릴 수 있도록 차체가 낮게 설계된 버기카 Buggy Car등 새로운 탈것도 준비돼 있다.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도 간단한 교육만 받으면 쉽게 탈 수 있다.
  

'마야 짚 라인'은 명칭처럼 어드벤처 파크와 마야 문화 체험을 결합한 곳이다. 짚 라인과 세노떼에서의 수영처럼 깐꾼과 리비에라 마야에 보편화된 프로그램보다는 마야 문화에 무게중심이 쏠려 있다.

   가이드를 따라 나무가 무성한 숲길을 10분 정도 걸으면, 영험함이 느껴지는 동굴과 세노떼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마야 사람이 영혼을 정화시키는 의식을 엄수한다. 참석자들은 향로에서 피어오르는 훈김을 눈여겨보며 기도를 드린다.

   마야 짚 라인에서는 마야 사람들이 정성껏 차린 음식을 먹으며 일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옥수수를 빈대떡처럼 구운 또르띠야 Tortilla 에 닭고기나 야채를 싸서 돌돌 말면, 그 자체로 훌륭한 멕시코 요리 Taco 가 된다. 음식의 종류는 많지 않지만, 소박하고 깔끔한 맛이 미각을 만족시킨다.
  

사진/김주형 기자(kjhpress@yna.co.kr)ㆍ글/박상현 기자(psh5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