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가을날의 정원

몬테 왕언니 2010. 11. 27. 09:17

2010년도의 가을입니다. 그것도 제법 추위를 느끼게 하는 늦가을입니다.

아들녀석은 추수감사절 휴가를 맞아 집에 와 오랫만에 가족과 함께하는 분위기를 즐기고 있습니다.

큰녀석도 둘째 왔다는 소리듣고는 바로 집에 와서는 둘이 대화하기에 바쁘고 장난치고 낄낄댑니다.

두녀석 데리고 고기집가서 배불리 먹으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니 오후가 느긋하고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정원에 심은 키가 1.5m쯤 되는 키작은 귤나무에 귤이 제법 매달렸고 맛이 달아서 애들에게 따줬습니다.

벽을 타고 올라가는 동전 Moneda라는 덩쿨을 뒤에 두고 벽앞에 가냘프게 서있는데도 열매는 알차게 매달고 맛 또한 달콤하니 좋고 주황색으로 정원에 가을 느낌을 주는 귤나무가 대견합니다. 

 

 

 

 

멕시코에서 금귤 (낑깡이라고 부르곤 했지요. ^^) 을 우연히 사먹은 적이 있는데 그뒤 금귤묘목이 있길래 반가와서 얼른 구입해서 화분에 심었답니다. 작은 하얀꽃이 피면 그 진한 향기가 정원을 덮을 정도여서 한동안 꽃향기에 매료되었고, 이젠 그 열매가 색과 모양으로 매료시키네요. ^^

 

금귤을 두개 따서 잘 씼어 아이들에게 하나씩 먹였답니다. 신기한 거니까 먹어보라고...^^

아까와서 나는 안 먹고 딱 두개만 땄답니다. 두고두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난 배부르답니다. ^^

 

 

금귤과 귤. 나란히 놓고 보니까 그 크기의 차이가 확 보이네요. ^^ 귤이 껍질도 얇고 과육도 알차게 들어있어서...비록 한국의 귤만은 못하지만 그래도 제법 맛있고 속껍질도 얇은 편이랍니다.

작년에 심은 포도묘목이 올해 잎이 무성하게 올라가더니 장난처럼 작은 포도 1송이가 매달렸고, 그게 어느새 익어서 짙은 보라색으로 변하고 있네요. 내년에는 몇송이 더 달리고 크기도 커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서울 아줌마라서 그런가, 정원에서 열매맺는 나무들이 그저 신기하고 대견하고 부자가 된 기분이랍니다.  

 

대문앞에 있는 석류가 아주 빠알갛게 이쁩니다. 크기도 제법 크고 햇볕에 충분히 익어 벌어진 뒤에 따니까 제법 당도도 있답니다. 물론 새콤한 맛에 눈이 절로 감길 정도지만 몸에 좋다고 하니까 하나씩 따서 알알이 뽑아 먹으면 심심풀이 군것질도 된답니다.

석류알을 발려서 냉장고에 이틀쯤 두니 신맛이 줄어들어 먹기엔 더 부드럽더군요.

 

석류나무가 두그루가 있는데 이건 담장옆에 있는 걸로 작년에는 키도 작고 열매도 부실하더니 올해는 부쩍 크고 열매도 아주 실하게 많이 매달렸습니다.  색이 참 붉지요?

 

다 큰 아들녀석들과 같이 어딜 다니면 자랑스럽고, 정원의 과일들을 보면서 부자가 된 듯 풍성함을 느낍니다.

집안의 크리스마스 장식에 불을 꽂아 환하게 반짝거리게 해놓으면 푸근하고요.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 마음이 꽉 차고 행복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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