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오렌지향기 날리는 봄날

몬테 왕언니 2011. 3. 3. 07:23

어느새 3월이 왔어요.

낮기온은 30도가 훌쩍 넘고 조석으로는 선선한 아주 쾌적한 요즈음입니다.

사진으로 봄소식을 전하고 싶네요. ^^

아래 사진은 내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깻잎들이랍니다. ㅋㅋ 너무 많아서 좀 징그럽지요?

이미 많이 솎아냈는데도 저렇게 많아요. 좀 더 자라면 큰이파리부터 뽑아먹으면서 정리를 할 생각이에요.

깻잎 키워보고 싶은 분이 계시면 연락하세요. 화분에 담아 분양해 드릴께요~~ 부추, 파, 마늘, 무, 미나리, 실란뜨로, 열무까지 1년내내 자라고 있답니다.

 

자몽, 영어로는 great fruit, 멕시코말로는 또롱하 toronja. 오렌지나무인 줄 알고 심었는데 작년에 열매맺힌 걸 보니 속이 핑크빛인 자몽이더라구요. 생각보다 달고 맛있어서 오렌지면 어떻고 자몽이면 어떠랴 그저 맛있는 과일만 많이 달려라 했지요. ^^ 꽃이 참 이뻐요. 향도 참 달콤하구요.

 

어제밤에 날씨가 선선하니 기분이 좋길래 강아지 데리고 정원에 불을 밝히고는 나가서 커피 한 잔 하다보니 키가 껑충하니 큰 배나무가 하얗게 반사되는 거에요. 자세히 보니 배꽃이 참 이쁘게도 피었더군요. 배꽃...이화여자대학의 상징이지요. 올해는 배가 매달려서 배를 맛보겠구나 싶은 기대감도 생기고, 무엇보다 하얀꽃을 바라보면서 봄을 온몸으로 품는 기분이 되서 행복했어요. 얼마전부터 피우기 시작한 동백꽃은 붉은 동백이 온나무를 덮을만치 화려하게 피더니 거반 지는 분위기이고 하얀 동백은 생각보다 꽃이 덜 피어 애태우기만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배꽃이 활짝 많이 피니 너무 좋네요. 

 

 

우리집 마당에는 오렌지나무가 없어요. 오렌지인줄 사다 심은 것이 자몽이고...그외 금귤과 귤, 리몬이 한그루씩 있을 뿐이지요. 농장에 가면 여러그루의 오렌지가 있고 지금 다 따먹지 못한 오렌지가 수천개쯤 나를 기다리고 있을텐데...게을러서 오늘은 가야지 하다가 또 미루고 그러네요. 아래쪽 손닿는 열매는 다 따먹어서 남은 것은 큰사다리놓고 올라가 따야 하는지라 혼자 갈 엄두가 안나서 남편을 조르고 있는 중이지요.

 

그런데 옆집에 오렌지나무가 여러그루 있어요. 옆담을 끼고 오렌지나무가 우리집 쪽으로 가지를 들이고 있고 수령이 제법된 나무라 꽃도 아주 많이 피우고 열매도 많이 달리는 실한 나무가 열그루쯤 있는데 매년 봄만 되면 짙은 향수같은 달콤한 꽃향을 뿜어대서 우리집 정원이 달콤해진답니다. 바람이 불 때면 꽃향기가 정원을 통해 집안까지 실려오는데 그 향긋한 냄새는 정말 시(詩) 같아요. 꿀벌들의 윙윙대는 소리도 즐겁구요. 

꽃이 정말 많이 피었지요?

 

 

 

 

오늘 기쁜 일이 있어요. 서울의 친구가 작년 11월 10일에 우체국소포로 읽을거리와 볼거리를 20kg 박스에 담아 발송했는데 그게 안들어와서 우체국찾아가고 소포찾아 삼만리를 했답니다.

보통 우체국선박소포를 보내면 2-3달이면 들어오는데, 이번에는 연말끼고 세관거쳐 오느라고 거의 넉달이나 걸렸더라구요. 무사히 잘 들어온 것도 기쁘고, 한동안 읽을거리가 생겨서 행복하네요.

정원에 나가 앉아 커피 한잔 마시면서 책보고 바람에 실려오는 오렌지향기를 맡고 꿀벌의 윙윙거림을 듣고 가끔 눈들면 보이는 꽃을 즐기고 발밑에는 이쁜 강아지가 재롱떠는 모습을 즐기는 오전시간이 눈에 그려집니다.  보통 책은 밤에 침대에 누워서 좀 읽다가 자는 편이지만 봄날의 모든 유혹이 나를 자꾸 정원으로 불러내네요. ^^   시간있으신 분들은 놀러오셔서 같이 봄날을 즐기며 차 한잔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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