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오랫만에 비가 왔어요.

몬테 왕언니 2011. 7. 2. 07:53

 어제 오늘, 비가 많이 내려서 참 서늘하고 신선합니다.

 

지난 4월부터 여행 다니느라 바빴는데, 이제 집에서 조용한 시간을 보내게 되어 밀린 일을 합니다.

우리 이쁜 강아지도 챙겨 주고, 정원도 손을 보는 중이랍니다.

우리 브루스 이야기는 다음에 할께요. ^^

 

 

토마토는 씨를 뿌려 키운 건데 10개 정도 무성하게 잘 자라면서 한동안 정원에 물주면서 토마토 따먹는 재미에 빠질만치 심심찮게 토마토를 열어줬지요.

햇볕이 워낙 따갑다보니 물을 매일 줘도 타들어가서 반쯤은 이미 거둬 버렸고 포도나무 그늘 아래에는 여전히 열매를 잘 맺고 있네요.

멕시코의 히또마떼 (Jitomate)로 토마토 퓨레를 만들어 요리에 사용하는 건데, 강열한 햇볕에 잘 익어서 그냥 먹어도 얼마나 달달한지 모른답니다.  

 

작년에는 쥐방울만한 포도송이를 딱! 한개만 열어줘서 아쉬웠는데 지난 겨울이 제법 춥더니만 올해는 포도넝쿨이 심상치않게 무성하더라구요. 

그러더니 이렇게 풍성하게 포도송이를 매달아줬어요.

몇일 전에 네송이를 따서 조카내외와 나눠 먹었는데 참 달고 즙이 많아서 슈퍼에서 파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되게 맛있더라구요.

포도송이도 참으로 실해서 한송이가 아주 듬직합니다.

오늘 들여다보고 세어보니 스무송이쯤 남아 있네요. ^^

매일 한송이씩 따 먹으면서 7월을 즐길 생각입니다. 

나보다 더 농사나 정원일에 문외한인 남편은 포도가 너무 신기한지 인터넷에서 포도주 담그는 법을 다 찾아보고는 나보고 그 포도 먹지 말고 포도주를 담그자고 꼬시네요. ㅎㅎ

 

제일 맵다는 아바네로 Habanero 고추 씨를 사다 뿌려 나온 고추가 5-6개 되는데, 나무 그늘아래 심었더니 이제서야 꽃을 피우네요.

원래 고추는 강한 햇볕을 좋아하는데, 다른 식물들이 하도 타죽길래 아예 포도나무쪽에 심었더니 늦되네요. 

재작년에 세라노Serrano 고추를 심었을 때는 열매보다는 잎이 참 무성해서 한동안 고추잎을 따다 무쳐먹는 재미도 봤는데.....

아바네로 고추는 잎이 매울까요, 안 매울까요?

궁금하네요. ^^ 

 

 

작년에 수없이 많이 맺힌 들깨를 어떻게 터는지를 몰라서 그냥 내버려뒀더니 그 수많은 씨가 다 흙으로 떨어져,  마침 뜨거운 날씨가 연이은 이른 봄부터 성급하게 싹을 올렸던 깻잎입니다.

봄 내내 매일 하루 50개씩 뽑아서 새싹잎 샐러드처럼 연한 깻잎을 연일 먹었지요.

두 달쯤 그렇게 열심히 먹어도 깻잎의 숫자가 줄어 들지를 않더니만 낮기온이 너무 덥고 조석으로 선선한 이상 기후가 2 주쯤 이어지니 꽃이 피고 열매가 맺기 시작하더라구요.

농사짓는 분의 말씀이 기온차가 14도 이상 나면 농작물은 꽃이 핀다고 하네요.

땅도 쉬어야 할 듯 싶어서 대부분의 깻잎을 거둬 버리고 그늘에 몇개 남은 깻잎의 모습입니다.

가끔 몇 이파리 뜯어다가 쌈에 곁들여 먹기에 심심잖은 존재랍니다. ^^

 

 

봄에 씨 뿌려서 가꾸기 시작한 봄동 배추가 화분으로 6개 였는데 한개가 벌레먹어 죽어서 지금은 5개에요.

돌아가며 몇잎씩 뜯어다가 쌈으로 먹기도 하고, 하루 날잡아 5화분의 큰 잎을 다 뜯어서 겉저리로 버무리면 세끼니쯤 너끈히 먹습니다.

우리집에서 봄동 이파리 먹는 사람은 나 혼자라서 화분 5개 로도 넉넉합니다.

 

 

정원은 항상 즐거움이고 재미입니다.

 

배나무에 매달린 서양배가 딱 두개 인데 키가 큰 나무이다보니 밑에서 위를 바라보니 보이는 것은 배의 궁뎅이 부분인데.... ㅎㅎ

나날이 커지고 있는 서양배의 궁뎅이를 바라보며 흐뭇한 기분입니다.

 

여행 다니느라 정원을 한동안 잊고 있다가, 다시 돌보려니 참 새삼스럽고 좋네요.

하얀꽃의 동백나무가 무슨 병에 걸렸는지 시들거리는 것이 아무래도 뽑아버리고, 화분에 심어져있는 무화과나무를 그자리에 옮겨 심을까 합니다.

큰 화분들을 정리해서 덱의 가장자리에 나란히 놓고 포도를 사다 심어볼 생각입니다.

포도가 만드는 터널과 그늘이 너무나도 멋지고 싱그러워서 덱에 마땅한 그늘이 되어 줄 것 같거든요.

 

아! 정말....

비가 오니 참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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