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더운 여름날의 연속입니다.

몬테 왕언니 2011. 8. 14. 10:08

참 많이 더운 여름날의 연속입니다.

미국 텍사스주는 9개월이 넘도록 계속되는 가뭄과 불볕더위로 땅이 갈라지고 호수가 바닥을 들어내 흙먼지속에 죽은 물고기 사진이 신문에 나올 정도에요.

가뭄속에 물사용량이 늘어 1단계, 2단계로 물사용에 제한이 걸리고 있으며 너무 덥다보니 에어컨사용량이 늘어 전력수급에도 문제를 일으켜 노인분들의 사망으로도 연결되고 있고, 브라질의 가뭄과 함께 미국 제 2의 농업지역인 텍사스의 가뭄으로 곡물가격이 걷잡을 수 없이 올라갈 거라는 예상이라 걱정입니다.

멕시코도 예외는 아니어서 비록 남부및 중부지방은 비가 많이 내리고 홍수피해도 보고 되고 있지만 북부지역은 타는 듯한 가뭄에 비한방울 안내려서 걱정입니다. 특히 소노라, 시날로아등은 멕시코의 주요 곡창지역인데 지난 겨울에 한파로 망친 옥수수 농사가 이젠 불볕 가뭄으로 타들어가서 또 고민입니다.

 

저녁마다 방의 온도계는 36.5도를 표시하고, 에어컨을 켜도 잠시만 시원할 뿐 도로 끈적이는 느낌이고 온 집안에 하루종일 에어컨을 켜놓지 않는 이상 더 덥게 느껴지는지라 이래저래 전기값도 생각해서 그냥 선풍기로 버팁니다. 정원의 잔디도 자꾸 타들어가니 물을 안 줄 수가 없지만, 지난 달의 수도요금이 20만원어치나 나온지라 겁나서 마음놓고 물을 줄 수도 없습니다.

 

애들은 애들대로 더우니까 냉장고만 뒤져대고...하도 얼음과 찬 음료를 자주 마시니 얼음이 쌓일 틈이 없고

생수도 20리터짜리가 하루도 못가서 바닥이 납니다.

강아지도 더운지 이구석 저구석 퍼져 잠만 자고....가끔 얼음 한개를 주면 아주 맛있게 핥아 먹으면서 더위를 식힙니다.

 

이상기후로 전세계가 몸살을 하는 건 알고 있지만, 매일 비가 내려주길 바라면서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은 참 간절합니다. 중남부지역은 너무 비가 오고 날씨도 춥다는데, 우리 북부지역은 정말 정말 너무 덥고 타들어가니 말에요.

찬물로 샤워를 하는데도 물이 미지근하다못해 따뜻하기까지 합니다. ^^ 

담벼락과 정원의 흙사이가 손가락 한마디만치 벌어졌을만치 땅이 메말랐고, 한동안 재미나게 텃밭가꾸기하면서 뜯어먹던 푸성귀농사도 진작에 포기했답니다. 작은 꽃나무도 몇그루 죽었고, 풀죽은 정원의 모습이 안타까운데 너무 뜨거운 상태라 손을 댈 엄두가 안나서 그냥 바라만 보며 이따금씩 물을 줄 뿐입니다.

 

살기 좋은 기후의 동네로 이사가서 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일기예보를 유심히 보면서 어느 지역의 기온이 좋은지 찾기도 하지만, 멕시코에서 만든 내 고향, 내 집인데 싶어서 후다닥 보따리 싸들고 떠날 엄두가 안나네요. 물론 남편의 일터가 이동네이다보니 당연히 떠날 수가 없지만, 장기간 일없이 놀고 있는 상태이다보니 일없는 일터는 의미가 없지 않나 싶기도 하고...덕분에 많이 심란하고 더위가 더 괴롭게 느껴지는 듯도 합니다만 그렇다고 기운빼고 있지는 않는답니다. ^^

 

이열치열이라고~~

돼지목뼈를 넣고 푹푹 끓이고, 감자 커다랗게 썰어넣고, 신김치 넣어 감자탕을 만들었답니다. 먹다남은 스파게티 국수를 넣어 한 그릇씩 점심으로 포식했더니, 온몸에서 땀이 쫙 나면서 시원하네요. ^^ 이렇게 한여름 보양식을 먹었답니다. 

 

내일은 가까운 상가의 칼스주니어 버거집에 가서 소름돋게 빵빵한 에어컨 속에 앉아 추위에 떨면서 햄버거를 먹을까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