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결혼식 파티에 다녀와서....

몬테 왕언니 2011. 11. 14. 01:03

결혼식 파티에 다녀왔습니다.

29세쯤 되는 동글동글하게 생긴 신랑 Lalo (Eduardo의 줄인 이름)와 20대초반으로 보이는 앳된 신부 Paty의 결혼식입니다.

멕시코는 한국처럼 비슷한 연배만이 친구가 되는 구조가 아니고 나이상관없이 친하게 지내면 다 친구입니다.

우린 신랑부모와도 친구이고 신랑은 남편의 골프친구입니다.

 

 

신부가 젋어서 그런가 많이들 개량된 모습으로 ^^ 유난히도 키가 크고 몸매가 날씬한 아가씨들이 많았고, 다들 초반부터 신나게 춤추고 에너지가 넘치게 파티분위기가 열정적이었어요. 워낙 멕시코북부지역 아가씨들이 키크고 S자 커브이고 이쁘기로 소문나 있으니 당연한 거지만 이번 파티엔 유난히 눈에 많이 보이네요. ^^

 

요즘 유행인가 빨간 드레스를 많이들 입고 왔는데, 신랑엄마도 빩간 드레스이고, 신부친구들이 단체복처럼 빨간드레스 차림이길래 나는 Bride maid들의 복장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우연의 일치더라구요. 난 선명한 핑크색 롱드레스를 입어 다행이도 빨간 드레스의 대열에 안 끼일 수 있었답니다.

 

 

한참 전에 사놓고는 등이 너무 심하게 파져 저걸 언제 입을까 하다가는 그만 잊고 말았는데 어제 결혼식에 입고 가서 선을 보였지요.

우리 나이에는 "NEVER"라는 말을 많이 쓴데요...

즉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라는 식의 표현을 많이 쓴다는데 그게 나이먹는 증거래요. 젊은 애들은 전혀 사용할 이유도, 사용도 안한대요.

암튼 나도 지금까진 한번도 그렇게 등이 거의 엉덩이 가까이까지 푹 파지고, 노브라로 드레스의 가슴의 2중천에 의지해서 드레스를 입어 본 적이 없는지라 더 나이먹어 등에까지 주름생겨 노출이 추한 경지에 이른 뒤에 못입어본 것을 후회하기 전에 꼭 한번 입자고 맘 먹고 산 드레스랍니다.

남편도 이쁘다고 하고, 몇몇 하객들이 내 드레스 이쁘다고 부러움겸 칭찬도 해줘서 기분이 매우 좋았고, 심한 등노출에도 불구하고 드레스가 안정적으로 몸에 착 붙어줘서 흔들고 뛰고 돌면서 춤을 추는데도 전혀 지장없이 편했어요.

 

 

생각해보니 이처럼 파티에 가는 생활이 얼마나 삶의 활력인지 모른답니다.

오늘이 어제같고, 어제가 오늘같은 아줌마의 일상 삶에서 샤워조차 안하고 잠옷바람으로 하루종일 게으르게 집에서 TV나 보고 밥챙겨먹는 일로 지내기 쉬운데, 이렇게 파티에 가야 하는 날은 전날부터 뭐 입을까 챙겨놓게 됩니다.

드레스와 구두가 정해지면, 얼굴에 팩도 하고, 손톱, 발톱 다듬어서 옷에 맞춰 메니큐어, 패티큐어를 하게 되고, 머리도 손질하고 화장도 합니다.

다들 차려입은 드레스의 물결속에서 그들의 모습을 관찰하고 비평하면서 동시에 내모습을 살피고 다음 파티때는 좀 더 날씬한 뱃살이 되도록 해야지...팔운동을 더 해서 윗팔살이 늘어지지 않도록 해야지 등등 반성과 각성을 하게 됩니다.

 

아는 얼굴들과 모여앉아 소식듣는 것도 즐거움이고 좋은 음악에 맞춰 부르스추면서 남편과 로맨틱한 순간을 보내고, 빠른 음악에 맞춰 땀에 흥건히 젖도록 마구 몸을 흔들어대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신납니다.

새벽까지 춤추며 놀 수 있다는 것도 일탈이지요.

멕시코의 치안문제로 파티에 초대되도 겁나서 안가거나 가더라도 저녁때 얼른 집에 오곤 했는데 요즘은 많이 조용해져서 파티도 많아지고 새벽까지 놀 수 있어서 참 좋아요.

나이를 아주 많이 먹어도 꾸준히 파티장에 참석해서 자정넘어까지 버티고 춤도 추면서 즐기기로 마음 먹습니다.

실제로 파티장에 보면 70대의 부부들도 종종 눈에 띄고 부부가 얼굴 맞대고 춤추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보인답니다.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멕시코의 임신축하파티인 Baby Shower~~  (0) 2011.12.04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그리고 연휴  (0) 2011.11.22
우리동네 아줌마들.  (0) 2011.11.12
2011년 죽음의 날  (0) 2011.11.03
10월의 마지막 주말~  (0) 2011.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