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멕시코의 임신축하파티인 Baby Shower~~

몬테 왕언니 2011. 12. 4. 12:46

멕시코의 많은 파티중 하나가 Baby Shower라는 파티에요.

임신을 해서 산달이 가까와오면 임산부 엄마나 이모, 자매들이 준비를 해서 파티를 열어주고, 손님들을 초대해서 즐기는 것인데 임산부의 건강을 빌어주고 아기용품을 백화점 선물리스트에서 골라 선물해주거나 또는 돈봉투를 건네주는 행사에요.

 

아래 사진이 초대장입니다.

태어날 아기가 딸이라 이쁜 분홍색의 초대장이고, 애기 이름은 빠울리나 Paulina가 될 거래요. 초대장 하단에 보면 봉투그림이 있지요? 즉 선물대신 돈봉투를 받겠다는 표시에요.

 

초대객은 전부 여자만인 금남의 파티랍니다.

그래서 시간도 낮시간에 모인답니다. 커다란 이벤트홀에서 모였어요.

 손님들을 환영하며 맞아주는 입구 장식인데 종이로 만든 아기드레스가 너무나도 이쁩니다.

멕시코 사람들은, 특히 여자들은 정말 손재주가 좋고, 워낙 수많은 파티에 익숙한지라 다들 뭔가 만드는 재주가 뛰어나며 이렇게 서로 의논하고 품평하며 도와주는 동안 서로 친해지고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진답니다.

 

 테이블 중앙마다 장식된 분홍색 드레스 장식품은 단순하게 종이를 오리고 접어 펴서 만든 것인데도 너무 이뻐서 집에 올 때 가져왔답니다. ^^

친구, 친척들이 모여서 파티를 준비하면서 각종 소품을 만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답니다.

 빵공예로 만든 분홍 아기신이 너무나도 앙징맞고 이쁩니다.

 

 

 사람들이 다 모여 테이블을 다 채울 때까지 대략 2시간쯤 걸리더라구요...^^

그동안 서로 인사하고 수다떨면서 군것질할 거리들입니다.

대략 150명쯤 모였는데, 작은 마을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대에 3곳에서 파티가 벌어지는 바람에 그나마 하객이 나뉘어서 이정도라고 하네요. ^^ 내 눈엔 우리 동네 여자들은 다 모인 것 같은데...

떼낄라가 섞인 음료, 콜라등의 탄산음료, 물, 커피 등을 마시면서 한참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눕니다. 또한 저녁식사가 나올 때까지 팔이나 다리를 꼬는 사람에게서 입구에서 걸어준 목걸이를 빼았는 게임을 하느라 다들 상대방의 팔을 바라보거나 간간이 테이블아래의 다리를 쳐다봅니다. ^^ 서로 안 걸릴려고 두손을 테이블위에 고정하고 발도 의자다리에 걸쳐놓아 무심히 꼬지 않도록 노력하는데 생각보다 긴장되고 재미있네요. ^^ 

 

 기다리던 메리엔다 Merienda (한국말로 하면 점저? 점심도 아니고 저녁도 아닌 식사)가 나왔습니다. 양송이버섯크림 스파게티, 감자오븐구이, 닭고기를 빵안에 넣어 구운 것을 매콤한 크림소스에 곁들여 먹습니다. 아주 맛있네요. ^^

 여자들의 파티라서 그런가?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크림과 애플파이가 참으로 양이 푸짐합니다.

계피향과 사과가 어우러진 뜨거운 파이를 차가운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함께 먹으니 입에선 좋다하는데 머리속에선 또 배가 나오겠구나 걱정되더라구요~~ ^^

 오늘의 주인공인 임산부 리시 LIZZY입니다. 리시는 엘리자베스의 줄인 이름이지요.

대학졸업하고는 금새 결혼을 해서 놀래키더니 어느새 임신까지 했어요. ^^

덕분에 나랑 동갑내기인 친구가 곧 할머니가 된답니다. ^^

 

 

분홍 카네이션을 둥글게 꽂아 꽃뭉치를 만들고, 작은 하얀 국화를 촘촘히 꽂아 아기드레스의 윗부분을 꾸몄어요. 너무나도 이쁘게 섬세하게 잘 만든 솜씨에 감탄합니다.

 

리시네 친척들....리시 엄마가 금발의 흑백드레스를 입은 사람 (파란옷의 임산부 옆)이고 나머지는 이모들과 할머니~~다들 키가 커서 기본이 170cm랍니다. ^^

 

참, 우리 테이블에서는 아무도 다리나 팔을 꼬지 않아서 다들 자기 목걸이를 지켰는데, 한사람을 밀어줘서 상품을 타게 해주자고 결의해서 다들 목걸이를 임산부의 사촌에게 걸어줬고, 상품으로 핸드크림과 작은 향수를 받게 했어요. ^^

 

임신축하파티는......여자들이 엄청나게 화장하고 머리꾸미고 드레스입고 나와서는 오랫만에 만나는 또는 매일 만나는 친구들과 수다떨고 밥먹고 집에 가는 거에요.

의도는 태어날 아기에서 십시일반으로 아기용품을 마련해주는 행사이지요.

일가친척들이야 큰돈을 내겠지만 일반 손님들은 2-3만원선에서 낼테니 행사장 임대, 테이블임대, 식사와 음료, 각종 선물, 각종 장식품, 사진사등등의 비용을 제하면 그리 남는 장사는 아닌 듯...^^ 중요한 것은 축하를 받는 것과 파티를 하는 것이지 싶네요.

 

덕분에 새로운 사람들도 사귀었고 아주 오랫만에 인사를 나눈 사람도 있어서 좋았네요. ^^

임산부의 건강한 모습이 보기좋았고, 남은 두달동안 잘 지내고 순산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