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4월의 한 월요일~~

몬테 왕언니 2012. 4. 17. 09:08

밤새 비가 많이 내렸어요.

덕분에 아침에 바람도 선선하고 정원도 물기머금어 아주 싱싱한 모습이었어요.

오랫만에 정원을 손봤답니다.

남편회사에 소속된 정원사가 정기적으로 와서 풀도 깎아주고 정리를 해주는지라 힘든 일은 없고 그저 잔손질을 해주는 것이지요.

17일정도 여행을 하고 돌아왔는데 11년이나 계속해서 우리집을 관리해주는 믿음직스러운 가정부가 있어 마음놓고 집을 비울 수가 있었답니다.

내가 없는 동안 강아지도 잘 돌봐주고 목욕시키고 털도 빗질해줘서 아주 말끔한 모습으로 나를 반기는 강아지를 보면서 새삼 가정부가 참 소중하고 고맙다는 생각을 했어요.

정원이 얼마나 풀이 무성할까 걱정했는데 마침 정원사가 다녀간 흔적이 보이고 깔끔한 정원을 보면서 아... 이렇게 알아서 와주는 정원사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감사했어요.

물론 우리 가정부가 정원사를 감독하고 문도 열어줬다는 점에 다시 한번 가정부의 존재를 느꼈구요.

 

한나절 잡풀도 뽑고, 내가 원치않는 방향으로 자라는 식물들을 잘라 자리잡아주고, 비료도 한줌씩 뿌려주고, 너무 무성히 자란 텃밭의 채소들중 늙은 것은 과감히 뽑아버리고 무나 깻잎은 반찬거리로 챙겨왔어요.

대나무가 너무 무성하게 사방으로 자랐길래 가지도 쳐주고 로즈메리도 볼륨을 줄여주고 메리골드도 너무 무성하길래 좀 뽑아냈어요. 대형비닐봉지 가득하니 담아 놓으니 곧 쓰레기수거차가 와서 싹 가져가네요.

한바탕 정원일을 해서 운동도 됬고, 정원의 정리된 모습에 만족스럽고, 쓰레기까지 치워져서 속이 시원하네요. 선선한 날씨가 너무 쾌적해서 좀 더 정원에서 보내고 싶었지만 어느새 햇살이 따가와져서 너무 까맣게 피부가 탈까봐 실내로 들어왔답니다.

 

오랫만에 내곁에서 있을 수 있어서 저도 좋은지 발에 채일정도로 바짝 붙어 맴도는 강아지를 곁에 두고 이런 저런 생각을 한가로이 합니다.

사람은 가지 않은 길을 아쉬워하고, 갖지 못한 것을 안타까와하면서 지금 내가 갖고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놓치곤 합니다. 종종 그런 내모습을 보고는 얼른 다시 현실의 좋은점을 보고 감사하자고 마음을 다잡지만 사람 마음은 간사한 것인지 항상 딴 곳을 쳐다보고 내게 없는 것을 찾네요.

 

17일간의 여행을 하면서 처음엔 신나하다가 마지막에는 여행에 지치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음식이 몸에 안맞아 체하면서 밤새 구토하고 잠을 못자며 시달리고 나니까 이제 그만 집에 갈래~~ 하는 불평이 절로 나왔어요. 그러다가 다시 생각해보니 이게 무슨 투정인가 싶더라구요.

어느 누가 이렇게 여행할 기회를 쉽게 주며, 이렇게 골고루 매끼니마다 그지역 특산물이라는 음식을 찾아 먹게 해주겠는가? 참으로 감사해야 하고 그 기회를 소중하게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즐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로 마음 비우고 즐겁게 긍정적으로 지냈답니다.

내게 주어진 소중한 기회들을 감사하는 마음없이 받아들인다면 벌받지 하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멕시코의 관광청이 선정한 가볼만한 곳들을 찾아 다니면서 그지역에서 좋다고 소문난 호텔, 아시엔다, 고성등에서 머무는 색다른 경험을 하고, 그지역에서 유명한 음식점을 찾아 골고루 먹고, 캠프화이어도 하고, 노래와 음악도 듣고, 특이한 자연경관을 찾아가 구경하고, ATV를 빌려 산행 어드벤쳐도 하고, 배를 빌려 노저어 타기도 하고, 말도 타고, 영화도 보고, 컨서트도 보고, 박물관도 구경하고, 와이너리투어에 와인시음까지 하면서 정말 눈호강, 배호강, 귀호강을 했답니다. 다시 한번 이런 기회를 갖을 수 있었음에 감사한답니다.

사진을 보면서 지난 여행의 추억을 돌아보니 그새 돌아가고 싶고 아쉽네요. ㅎㅎ

이러니 사람마음이 간사한 것이라고 하나 봅니다.

앞으로는 더욱 내곁의 사람들을 챙기고 내게 주어진 상황에 감사하고 소중하게 여기면서 살고자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제부터 사진도 정리하고 블로그에 글도 올리면서 몇일 바쁠 것 같네요. ^^

여행다녀온 곳이 많다보니 정리할 글도 참 많은데 바로 올리지 않으면 나중에는 더 안하게 되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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