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4월의 마지막주말~~

몬테 왕언니 2012. 5. 1. 03:15

몬떼레이의 4월은 이미 30도가 넘는 뜨거운 날씨입니다.

조석으론 28도내외이고 새로 이사한 아파트가 고층이며 우리집 방향이 햇볕을 좀 피하는 방향인지라 밤에는 창문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긴 하지만 한낮에는 뜨거운 열풍이라 바람도 큰 도움은 안됩니다.

 

아파트로 이사하니 좋은 점이 여러가지 있어요. 정원걱정도 없고 뭐든 문제있으면 관리실에 연락만 하면 다 해결해줘서 편하고 집이 평면으로 좁다보니 청소도 별로 할것없이 쉽고 계단 오르내리지 않아도 되지요. 더 좋은 점은 작기는 하지만 에어컨달린 헬스클럽이 있고 단지내 트랙이 있어 조깅이나 달리기도 가능하고 바베큐장소가 있다는 것입니다.

 

토요일에 동서네집에서 햄버거를 준비하겠다고 연락이 와서 우리는 숯, 맥주, 청량음료를 준비해서 단지내 바베큐장소에 가서 숯불피우고 동서네가 가져온 고기와 야채를 굽고 햄버거빵도 숯불에 살짝 구워 고기, 치즈, 양파, 토마토, 아보캐도, 상추를 넣고 케찹, 마요네즈, 머스터드등을 각자 취향대로 뿌려서 먹었는데 적절하게 온도를 유지시킨 숯불로 스테이크고기로 만든 햄버거패트를 딱 알맞게 구운지라 환상적인 햄버거 맛이었습니다. 남자들은 1개반에서 2개의 햄버거를 먹었답니다. ^^

맥주도 마시고, 콜라도 마시고, 하마이카꽃을 끓여 만든 하마이카 아이스차를 마시면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속에 더위도 식히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지요.

 

대충 치운 뒤에는 가족놀이박스를 가져다가 나무토막을 쌓아놓고 아래서부터 차례로 뽑아내어 위로 쌓아올리면서도 탑을 안 무너트려야 하는 게임을 했지요.

그런데 노안이 왔고 그와 함께 손가락까지 무뎌진 우리 부부와 동서네 부부인지라 금새 무너트리고 맙니다.

 

그래서 묻고 대답하고 그 점수만치 돈으로 받아 돈만큼 몇칸씩 돌아 먼저 나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을 하기로 합니다. 각자 카드에 적힌 문제를 답안지에 적는데 한차례에 5문제를 풀어야 합니다.

질문이 사진을 보고 맞추는 것도 있고, 역사와 문화등을 알아야 답하는 것도 있고, 두그림 비교해서 다른점 찾기도 있고, 미로찾기도 있는데 문제는 역시 노안이었어요.

각자 돗보기를 끼고 들여다보다가 못해서 다시 아파트까지 올라가서 LED불이 들어오는 확대경까지 동원해서 들여다보면서 끙끙댔지요. ㅎㅎ 대학생인 조카딸이 같이 놀았는데 걔만 말짱하고 우리 넷은 눈이 벌겋게 충혈되고 나중엔 머리까지 아파서 한판 하는데도 2시간이 걸렸을 뿐더러 다시는 하고 싶지 않다고 두손을 들고 말았어요. ㅎㅎ

 

나이먹으면 오는 것이 노안인지라 어쩔수없다고 받아들이고는 있지만 할수없는 일이 많아지니까 좀 답답하긴 하네요. 그래도 게임을 하겠다고 돗보기끼고 확대경까지 들이대면서 열심히 매달린 우리의 모습을 생각하니 웃음이 나네요. 사실 게임시작 전에는 그런 문제가 있을거라는 생각을 못했고 이미 시작한 게임인지라 한판은 마쳐야겠다는 자연스러운 의지로 이루어진건데 게임 한판 하고 눈까지 충혈되고 스트레스받은 우리 의 모습이 우습더라구요. 앞으로는 그저 앉아서 애들 노는 것을 바라보고 우린 수다나 떨고 맥주나 와인을 마시는 걸로 대신해야지 싶어요. ㅎㅎ

 

일요일에는 오랫동안 못만난 친구네가서 스테이크를 숯불구이해서 먹었습니다.

고기좋기로 소문난 몬떼레이에서도 에이징까지 시켜서 파는 프리미엄 스테이크를 프로의 솜씨로 숯불구이를 해놓으니 정말 엄청난 맛이었어요. 레드와인을 곁들여, 숯불구이한 선인장, 호박, 비트, 버섯, 노란고추 등의 야채와 샐러드, 구운 토마토와 구운 고추와 양파와 마늘을 돌절구에 으깨 만든 소스, 아보캐도를 으깨만든 과까몰레 소스와 함께 먹었습니다. 직접 오븐에서 구워낸 쿠키를 아이스크림 한스쿱과 함께 먹는 디저트까지...

오랜만에 만나 반갑게 대화한 것도 즐거웠고, 너무도 맛있는 스테이크를 듬뿍 먹은 것도 즐거웠답니다.

 

주말동안 연속해서 숯불피워 고기를 먹고 약간의 알콜과 곁들여 사람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더니 다시 멕시코가 좋아집니다. ^^  선거철의 각종 추한 싸움, 레임덕의 영향과 극으로 치닫는 치안부재등 한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이어지는 뉴스덕분에 과연 언제까지 멕시코에서 살 수 있을까 하는 의문조차 들었는데 일상의 친구들과의 시간보냄으로 그런 힘든 마음도 가라앉고 다시 세상이 살만한 곳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세상사가 다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했던가요?

좋은생각과 샘터를 읽으면서 사람사는 이야기를 마음에 담고 또 내삶도 좋은 마음으로 힘내서 같이 이어가네요.

    

'사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카의 대학 졸업식 파티  (0) 2012.07.10
안녕하세요? 저 한국다녀왔답니다~~  (0) 2012.06.19
4월의 한 월요일~~  (0) 2012.04.17
한국 드라마와 부활절방학 계획~  (0) 2012.03.19
봄이야기 조금 더~~  (0) 2012.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