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이야기

제가 요즘 한국에 와 있답니다~~

몬테 왕언니 2013. 6. 20. 09:23

 

지난 5월말부터 한국에 왔습니다.

느린 문화의 멕시코에서 살다가 한국에 오면 한국의 빠른 스피드에 휩쓸려 매일 정신없는 스케줄에 밀려 살아가게 되네요.

 

우선 제가 아주 잘 지내고 있답니다.

좋은 친구들과 잘 놀고 일가친척들과도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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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연로하셔서 어떻게 지내시는지도 내가 직접 보고 싶었고, 언제 돌아가실지 모른다는 생각에 함께 여행하며 보내고 싶었지요.

엄마 모시고 친구가 프리마돈나로 나오는 오페라공연도 보고, 2박 3일로 산정호수에 놀러가 밤새 수다떨며 소녀들처럼 지내다가도 오고, 아버지와 내동생네 식구들이 다 함께 1박 2일로 에버랜드와 캐러비언 베이에 가서 놀기도 했답니다.

 

두분의 생신이 일주일 상관으로 붙어있어서 매년 한꺼번에 상을 차려 일가친척들을 초대해 얼굴보는 기회로 만들고 있는지라 한정식코스도 점심식사도 했답니다.

 

오랫만에 나온 딸과 함께 돌아다니고 딸덕에 생일상 찾아먹었다고 좋아하시는 모습을 보니 나도 매우 기쁜데, 걸음을 전혀 못걸으시는 아버지와 비척대며 제대로 잘 못 걷는 엄마를 부축하며 내가 여행을 한다는 것은 무리였다는 것도 깨달았습니다.

전엔 항상 남편이 옆에서 아버지를 모셨고 엄마도 걸음을 잘 걸으셔서 큰 무리가 없었는데 이젠 두분 다 걸음이 힘들어서 특히 나혼자서는 함께 외출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어요.

사실은 멕시코로 돌아갈 때 두분 모시고 함께 갈 생각도 있었는데 그역시도 무모함을 알았고...

내가 가능한한 자주 나와서 두분 얼굴뵙고 수다떨어드리는 것외엔 할 일이 없지 싶습니다.

 

친구가 밤새 녹두를 불려 갈아 제대로 만들어준 녹두빈대떡입니다.

친구네 집에 찾아가서 집구경도 하고 수다떨며 맛나게 먹었지요.

우테크가 좋은 재산이라 하던데 그리보면 난 매우 부자라는 생각을 합니다.

수십명의 친구들이 돌아가며 만나주고 먹여주고 환대해주고 작은 선물도 줍니다.

그들의 마음이 와닿아서 너무나도 즐겁고 기쁩니다.

 

 

한국말을 못하는 남편과 한국방문을 하면 난타나 워커힐의 가야금홀에서 하는 쇼정도외에는 문화생활을 할 수가 없어 매번 아쉬운 마음을 안고 돌아가곤 했는데 이번엔 혼자 한국을 방문한지라 기회되는대로 뮤지컬과 한국영화를 보고 있습니다.

 

브로드웨이 42번가의 화려함과 춤에 반했는데 이번에 몬테 크리스토를 보면서 그토록 대작을 멋지게 공연할 수 있음에 놀랬어요.

한국의 뮤지컬 수준이 매우 높음에 감탄했고 즐감했답니다.

   

 

대한민국 최대의 절인 조계사에서 공연장을 갖추고 공연을 올리고 있음을 발견했어요. 한국의 문화가 이렇구나 배웠고 어떤 공연을 할까 하는 궁금증에 TEMS를 보러갔는데 템플스테이를 스토리로 하여 힐링이란 화두로 풀어내고 스님이 직접 배우로 출연하는 약간 색다른 맛이 있었어요. 무언의 연극이라 이런건 외국인들도 문제없이 관람하겠다 싶어요.  

 

매일 점심식사와 저녁식사를 친구, 선배, 친지, 업무관계의 사람들과 수많은 장소에서 하고 있다보니 서울에서 좋다는 곳은 다 가보고 이름난 음식을 골고루 다 챙겨먹고 있어 체중이 무한정으로 불어나고 있는 것이 최대 문제입니다.

멕시코에서 가져온 옷들이 이젠 지퍼가 안 올라가서 입을 수가 없어요. ㅠ.ㅠ

식이조절을 하고 운동을 할 생각은 없고 그저 새로 옷을 사야지 하는 생각만 듭니다.

이러다가 동글동글 굴러가게 생겼어요.

 

저녁늦게 귀가하면 엄마와 밤늦게까지 수다를 떱니다.

원래 불면증이 있어서 몇시간 못자기때문에 별문제없고 엄마가 좋아하시니 그걸로 됬지 싶어요.

멕시코로 돌아갈 날도 이제 보름정도 남았네요.

꽉 찬 스케줄러를 보면서 한숨도 나오고...

멕시코가면 또 혼자 집에서만 지낼테니 그전에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한국을 즐기자는 욕심에 더 스케줄을 끼워넣고 있는 나를 보면 웃음도 나고...

마치 오늘밖에 살 날이 안 남은 사람처럼 매일을 꽉 채워사는 내모습이 이젠 익숙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