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이다.
어젯밤의 파티로 다들 숙취를 안고 일어난다.
양고기 바르바꼬아를 먹으러 일요장으로 간다.
시티로 내려오면서 먹은 양고기는 바르바꼬아 전문점이라 항상 먹을 수 있었다.
전문점이 아닌 경우는 일요일에만 바르바꼬아를 판다.
해장국으로는 양고기 탕이 최적이다.
파티가 많은 나라라 토요일 밤새 놀고 일요일 아침엔 해장으로 바르바꼬아가 일요조찬이 된듯하다.
양고기가 너무 맛있어 따꼬를 5개나 먹고 배를 두드린다.
어제 좀 더웠다.
다들 시원한데 가잔다.
시원함은 셈뽀알라 호수 국립공원이 제격이다.
어제 저녁에 먹고 남은 고기와 숯을 싸들고 셈포알라 국립공원으로 간다.
해발이 높아 선선하다못해 추운 곳이다.
종종 오는 곳이라 미리 옷 든든히 입고 여분의 자켓도 들고 왔다.
몇번 벌벌 떨어본 경험이 있는 곳이다.
호수에서 배도 타고 연도 날리고 말도 타고 양털로 짠 특산물도 구입한다.
말들도 손님맞이한다고 한껏 치장을 했다.
갈기털도 땋고 꼬리털도 이쁘게 땋았다.
오토바이들이 잔뜩 모였다.
꼬불거리는 산길은 오토바이족들이 즐기는 코스다.
채플이 있다.
촛불을 밝힐까 하다 그만둔다.
종교에 대한 별다른 생각은 없지만 굳이 종교적 행위에 내가 참여하고 싶지는 않다.
도착해서는 사람이 없었는데 떠날 때 보니 줄이 길게 서있다.
기도하고 촛불 밝히는 사람들이 많은듯 하다.
알프스의 초원처럼 촘촘하게 풀이 덮혀 눕고 앉기에 참 좋다.
남편은 독일의 블랙 포레스트가 생각난다는데 난 알프스의 초원이 떠오른다.
앉아 들여다보면 작은 꽃들이 색색으로 종류도 다양하게 피어있다.
질경이도 지천이라 캐볼까 하다가 자연을 즐기기로만 한다.
괜한 욕심이지 사실 난 질경이를 먹어본 기억도 없다. ㅎㅎ
호수에 눈길을 두고 있는데 연인 한쌍이 마치 한국영화의 나잡아봐라~ 를 하는듯 싶다.
재미나서 셔터를 누른다.
부드러운 풀과 호수와 연인, 영화같다.
이 사진은 나중에 스토리가 생겼다.
사진의 주인공이 이 글을 봤고 그날 그시간에 같은 장소에 있었다는 것에 신기해했다.
이런 우연이...
이래서 세상은 곧은 심지로 바르게 살아야지 싶다.
사람이 많아 그릴을 노리며 한참 기다리다 아랫동서가 잽싸게 뛰어가 하나 확보한다.
우리 식구들은 기다리는 동안도 시간낭비는 안한다.
조카들은 말도 타고 흙장난도 하고 풀에 딩군다.
어른들은 맥주마시며 수다떤다.
형제들이 항상 만나는데도 항상 할말이 많고 껄껄대고 웃기 바쁘다.
음악이 빠지면 멕시칸이 아니다.
또하나 멕시칸들의 특징은 몇시간이고 서서 논다는 거다.
인간인데 꼭 말처럼 서있는다.
파티가 밤새 진행되면 밤새 서서 술마시고 춤추고 논다.
난 절대 못 그런다.
음악들으며 잔디에 누워 시원한 바람속에 책을 읽는다.
그러다 깜빡 한숨 꿀잠도 잔다.
깨어보니 숯불도 피웠고 소스도 마련되었다.
선인장 굽고 고기데우고 또르띠야 구워서 따꼬로 늦점심한다.
야외에서 먹으니 꿀맛이다.
평화로운 하루다.
해가 떨어지니 더 추워진다.
별장으로 돌아와 음악들으며 다시 맥주마신다.
시동생네 시누네 여러가족이 종일 함께 노니까 좋다.
한집에서 자고 먹고 놀고 수다떤다.
이러면서 정이 깊어간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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